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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2, 2014

한글학교

한글학교를 시작한 건 내가 여기 오고 나서 3개월정도 지나고 나서부터였다.

그때까지도 일을 찾지 못했고 아주 매우 많이 지쳐서 뭔가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글이글 터질 때였다. 다행히 일하던 사장님이 좋게 말씀해주셔서 한글학교에 가서 인사 드리고 시작하게 됐다.

처음 우리 반에는 3자매 (현주, 현아, 현지), 쌍둥이(올란도, 제시카), 리안 요렇게였던 것 같다. 맞나?

현주, 현아, 현지는 엄청나게 낯을 가렸고 올란도, 제시카는 정말 애기애기 하던 때라 와.....진짜 애들이 이 말을 영어로 해줘도 모르니 한국어는 어떻게 가르치냐 이 생각도 들었다.

중간에 정진이도 들어오고 그때 여기 새터민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나같은 뜨내기는 이런 여기 사정이나 교육 시스템, 사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에이 레벨이 뭐며 리셉션, 세컨더리, 또 뭐였더라? (사실 아직도 잘 이해는 안간다. 그래머 스쿨이 좋은 학교라는 건 알겠음)

두 번째 학기, 그러니까 2013/14 학기 첫 날에는 애들이 확 늘었다. 작은 교실을 쓰던 학교가 이제 본당을 쓰게 되었고 우리 반에는 여덟 명인가? 올란도랑 제시카는 상애기에서 이젠 어린이로 변신해서 나타났다. 우리 반에는 까불이 윌리암도 들어오고 순딩이 자일이, 그리고 동완이, 정진이, 세 자매까지.

추석땐 송편도 만들고 종이접기도 하고. 김유식선생님이랑 서현씨도 여기를 통해서 알게 된 인연. 

사실 술먹고 노는 걸 좋아해서 금요일에 클럽도 가고 싶고 바에도 가고 싶은데 디즈버리에 아침에, 그리고 애들을 상대하려면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라 어느 새부터 금요일=일찍 자는 날이 되버렸다. 회사 사람들이랑 초반엔 금요일만 되면 싱클레어나 딘스게이트에 나갔는데 난 맨날 10시면 사라지는데다가 술도 안마셔서 다들 왜 저러냐고. 게다가 시즌 시작하고 나서는 매일 토요일 아홉시엔 Inside City를 업데이트 해야하는데 학교는 아홉시 반부터라 맨날 텍스트를 메일로 쏘던 기억도 난다. 

내가 외국에 산다고 쳐도 나는 아주 즐겁게 놀러 온 개념이기 때문에 실생활이랑은 조금 거리가 멀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나는 홀리데이였는데 매일 이곳에서 어머님들이랑 얘기하고 애들 학교 얘기를 듣다보면 여기는 이게 다르구나.. 하는 게 확 와닿는다. 한국에서 애들을 가르치는 거랑 여기서 가르치는 거랑 방식도 다르고, 주의해야 할 점도 좀 다르다. 예를 들어 여기서는 안전에 대한 조항들이 훨씬 더 강하고 또 스킨쉽에 대한 이해가 한국이랑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게 낯설고 어색했다. 또 수업시간에 애들한테 '그냥 좀 외워'라고 속으로는 한 1000번 생각하고 앞에서 1번 말하는 게 일쑤였다. 

사실 지난 2월? 이때는 거의 방전까지 갈 뻔 했다. 영화 일도 하고 있는데다가 회사의 다른 업무까지 과중이 된 상태에서 개학을 해버렸던 것. 내가 지쳐있으니 애들을 봐도 표정이 시무룩하니 애들한테도 그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무척 아쉽다.

올란도는 맨날 나한테 '선생님 처음 봤을 때 기억난다'고 한다. 나도 기억 안나는 걸 (내눈엔) 상애기인 니가 기억하니, 싶지만 그래도 애가 나를 챙겨주는 게 기특하고 고맙다. 제시랑 올리는 1년 반 동안 앞니도 갈고 애들이 말도 엄청 늘었다. 나름 나랑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와서 쫑알대는 게 정말 예쁘다. (이런 얘기를 쓰는 나 자신이 놀랍다.!)

한글학교를 다니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꼬박 세 시간동안 한국어를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고, 그리고 나도 애들을 점점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익숙해졌다. 참전 용사를 만날 흔치 않은 기회도 얻었고. 어머님들이랑 얘기하면서 어떻게 윗사람들이랑 대화해야할 지 같은 잔스킬도 배운 것 같다.

다문화가정이 큰 문제인데 여기 학교는 다문화가정이 아닌 집을 찾는 게 더 힘들었고 거기에 새터민도 곁들여 정말 흔하게 볼 수 없는 복잡한 사회 조직에서 일년간 있다보니 느낀 게 많다. 이건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써봐야지.


여튼 오늘 학교가 끝났다.
이제 더이상 토요일 아침에 43번을 타고 디즈버리 팔레틴 로드에서 내리지 않아도 된다. 애들 손도 못잡던 내가 이젠 애를 안고 업고 거기다가 애들한테 우쭈쭈도 한다. (사진에 찍힌 내 엄마미소가 나도 낯설다.)

애들이 어려서 나를 언제까지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가 됐건 한국어로 또박또박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하는 애들을 만나고 싶다.

Monday, April 14, 2014

Recent state of Marie

1. Marie lost her phone, precisely she got snatched whilst working along street. Idiot sneakily followed up her and pushed her in sudden and took her phone on her hand.

She got shocked but she said "at least he didn't smashed over my head and didn't happened some really bad thing, such as rape, robbery (it's kinda robbery though but still have ID) and even talked to police about football esp, Football Genius MOYES. 

She talked to her colleague Joyce that "as we said shortly, we did something new in this week, such as visiting police in England."
It was nadir moment in her life as it was her 4th time to get stolen her phone in Manchester, but she was quite interested in procedure of making statement. 

She was clearly memorizing many details of attacker, eg. Outfit, Face, details of shoes and accessories!

She was escorted by police to Northern Quarter, and grabbed wine with her lovely International team colleagues, enjoyed time even she was not 'ONLINE'.

She suffered during weekend since she couldn't get in her instagram, twitter, line, we-chat, and even text message was not available!

She enjoyed dinner at her colleagues flat, which is just one floor under her one. Her Japanese, Chinese, French colleague gave her warm comforting to her, who shivered slightly.
  

2.조서 쓰는 거 따라하는데 이렇게 농담처럼 말하지만 아직 좀 무섭다. 

3. 어찌저찌해서 기사가 나갔는데 와 뭐 별것도 아닌 얘기에 무슨 이렇게 악플이 많대...? 연예인들은 어떻게 사나 정말 강심장이네.

4. 거의 반년만에 오빠랑 얘기를 했다. 물론 지금 정말 눈물의 상봉도 아니고 오빠는 일본으로 떠나게 돼서 급하게 회사에서 부랴부랴 문장 뽑아 정리하고 발음기호도 아니고 정말 한국어로 하나하나 발음 달아서 보냈다. 앞으로 매일 이 시간에 문장 세 개씩 보내기로 했다. 

세월이 불쑥 지나고 나서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고 나니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물 세살, 그니까 지금 나보다도 두 살 어린(영국나이와 한국나이로 사기치고 있다...) 나이였다는 걸 생각하면 당시 어설픈 모습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한참 못보다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걸었는데도 어색함이 없는 걸 보니 그래도 세월과 추억이란게 꽤 힘이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5. 이번주에는 금요일부터 적어도 사흘은 쉴 수 있다. 지금 고민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얘기를 한 번 써볼까 하고 블로그 글을 끄적인건데 아무래도 그 일이 해결되고 나서 해야겠다.

Thursday, March 20, 2014

주절주절

1.
(언제나 그러했듯) 할 일은 미어터진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엔 '빨리 하자'였지만 지금은 '끝까지 미루자'로 변해버린 것뿐.

축구팀 일은 언제나 그러했고 영화사 일까지 '미룰 수 있으면 미루자'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캔디크러쉬를 계속 하는 내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타임범 죽여버리고 싶다 ㅋㅋㅋ

2. 

안철수 열풍이 거셌다. 원래부터 간보는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대괄호로 [[[[[[[[나]]]]]]]]]]) 별 기대도 없었는데 정말 전형적인 책상머리 앞 사업가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두 번의 대선을 거치며 느낀 거지만 100% 일치하는 정치인이란 있을 수 없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판에 내가 뭐라고...) 학점으로 치면 B+정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답인 듯 싶다. 지금 문제는 다 C- 재수강이라는 거.

3.

(미리 밝혀둠. 나도 한때 그랬다.)
내 꿈은 소중하니까, 오늘도 나는 달린다. (이글이글), 
청.춘. ! 
지친 현대인을 위한 힐링.... :)
20대의 열정, 패기, 꿈!


이런 것만 보면 소름이 돋는다.
가끔 지나친 반응을 나한테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힘들다. 
어느새부턴가 냉소적이고 비관적으로 변한 탓에 이런 반응을 보면 '어쩔',  '남 일', '그래서?' 라고 속으로 묻고 지나간다. 

그리고 하나에 미친 듯이 빠져드는 열정을 보면 내 몸을 먼저 사리게 된다. 
물론 나도 내 스스로가 그러한 적은 있지만...... 이런 열정은 셀프로 끝내시라. 나한테 강요는 ㄴㄴ다. 
 지금 나는 '치고 달리기'나 '치고 빠지기'는 내 모습이 편하고 만족스럽다.이상하게 무언가를 좋아하더라도 그 정도가 7할을 넘으려는 순간 내 스스로 끊어버리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당신의 꿈이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은 당신의 바운더리 안에서만 통용되는 개념이고 나한테는 정말 '남일'일 뿐.  댁한테는 소중한 목표겠지만 지금 나한테는 밥이고 생활이다.


4.

사실 요즘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하게 된 이유도 여기가 가장 크다.

청춘이라는 글자로 또 한 번 자기 자신을 하나에 내던지기를 강요하는 것도, 그리고 그 정점에 이르러 무너지려는 찰나에 '힐링'이란 말로 다시 한 번 지갑을 열게 하는 그 악순환이 버겁다.

그냥 아니면 말고, 뭐라도 되겠지, 싫음 그만. 가볍게. 재밌게. 무겁지 않게. 그렇게 살고 싶은데 세상은 나한테 있는 것부터 없는 것까지 모두 끌어모은 열정을 바란다.

일하면서 좋은 점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지만 여기서 거의 '대의'에 가까운 도전정신, 프런티어정신.... 그런 건 원래 없는 겁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한 거고 언젠가 이 재미가 사라진다면 또 다른 걸 할지, 나도 내가 날 잘 모르는데 그런 답변을 해달라고 바라면 말문이 턱 하고 막힌다. 

좀 더 구체적으로 다른 분야에서 예를 들자면 '음악인은 가난하게 노력만 해야함' 하면서 계속 열정을 강요받는 느낌.....?

5. 

그렇다고 해서 내가 꿈, 목표가 없는 건 아니다.
나도 내 커리어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이 과정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일이 싫지는 않다.

하지만 나=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노 땡큐다. 직업은 내가 아니다. 

6.

주절주절이란 말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 정신산만한 글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서.

Tuesday, March 18, 2014

대중교통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조상님들의 지혜는 대부분의 일상에 통하겠지만, 대중교통에 관해서는 정말 찍어봐야안다.

한국에서는 최근 민영화 바람이 거세다 . 철도 민영화 저지 파업에서부터 지하철/택시 요금 인상까지 모든 것을 다 남에게 내주려는 공유정신은 인터넷 토렌트를 넘어 공공분야까지 빛나고 있다.

내가 지금 사는 곳은 영국 맨체스터다. 마가렛 대처 이후 모든 것이 사()영화되어 모든 것이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예를 들어 출근길 한 번에 타는 버스는 1.70 파운드다. 영국의 최저 시급이 2014 3 17일 현재 6.31파운드라는 것을 감안해도 매일 3~4파운드라면 부담이 된다. 물론 정기권을 끊고 이리저리 할인을 받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서비스의 질은? 글쎄다.

야간 버스는 있지만 배차 간격을 생각한다면 그냥 없다고 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 또한 버스 노선은 사영을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도심과 비도심간의 격차가 엄청나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은 트램(전차)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만수르가 만들었다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metrolink가 맞다. 이는 Transport for Greater Manchester가 운영하고 있는 ‘Public Body’. 이 트램은 기존 버스가 가지 않았던 외곽지역을 좀 더 안정적으로 ( 12분 간격) 연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있는 서울시만이 유일하게 사영화의 바람을 역행하는 듯 하다. 최근 시행한 심야버스는 택시비 인상으로 인해 가벼워진 서민의 지갑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또한 지하철 9호선으로 민자형 기업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게 선진국 영국에서 다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 발이 될 대중교통 문제에 대해서는 찍어 먹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이제 잘 찍어야 한다’.


Sunday, March 16, 2014

신용카드

영국에 오고서는 한 7개월간은 그래도 (애증의) 우리카드를 주구장창 써재꼈다. 카드에 문제도 많이 생기고 잃어버리면서 막 이런 저런 일도 많았는데 요즘엔 한국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접속이 힘든 것도 있고,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 오히려 영국 통장에 있는 돈이 더 많아졌다. (나새끼 장하다!)

며칠 전에는 영국 Barclays에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새끼 장하다', '어디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요즘엔 카드보다 현금으로 내고 돈을 안쓰자 이 주의라 (온리 먹을 것, 푸드파이터 납셨음) 그냥 구겨 넣었다.

이제 내 삶이 어느 정도는 이곳으로 넘어온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단절이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면 또 아득하기도 하다. 그냥 여기 살고 싶다는 마음은 단 1%도 들지 않지만, 가서 고생좀 하겠다는 각오는 진즉부터 잔뜩 하고 있다.

여기서 체크도 써보고, 현금 쓰는 게 점점 더 익숙해지는 나를 보면서 신기하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가면 일주일만에 원상복귀될 거라 자신한다.

한국에 돌아갈 날이 이제 4개월? 남짓이다.

그동안 난 뭘 할 수 있을까. 정말 신용카드 하나 파서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하면서 쇼핑이나 해댈까.

Sunday, February 16, 2014

압박

오늘은 일요일이었고 나는 off였다. 
수요일 선덜랜드와의 경기가 취소되면서 자의반타의반으로 쉬게 되었지만, 뭐 on duty 상태였으니 예외로.

어제 경기가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정도전 보고 잠드는데 아 영화사, 또 할 일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쉽사리 잠은 안왔다. 그래도 일요일 밤 열한 시까지 보내면 되겠다하는 위안을 가지고 잠이 들었다.

꿈에서 계속 식은땀이 날 정도로 마감 압박에 시달렸다. 원래 태스크를 받으면 바로 해버리는 편인데 요즘은 미뤘다가 last minute를 지켜서 하는 이상한 버릇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이리저리 쫓기고 도망다녔다.

소리를 지르며 깨보니 다섯 시였다. 어제 잠든 게 아마 한 시 반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늦잠을 좀 자볼까 하던 계획은 어김없이 실패하고 나는 평소처럼  또 침대를 나섰다. '한글학교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어그적어그적 일어나는데 불현듯 난 어제 수업을 했다는 게 떠올랐다.

"아..."

정말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모르고, 눈을 떴다 감으면 벌써 하루가 끝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하는 거라고 이러고 있는 걸까 계속 이 생각이 들었다.

결국 침대에서 밍기적대면서 늦잠을 다시 청하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니 여섯 시 반.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안와서 결국 아침을 먹고 또 멍하니 앉아있었다.
해야할 일들은 명확한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열한 시까지 이것저것 보다가 오랜만에 엄마아빠랑 전화를 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했는데 영화사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한 달에 한 번? 한국 친구들이랑 문자도 확연히 줄었다.

엄마가 "우리 세 식구 지금 티비봐"라고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남동생이 기숙사에 들어가고 나는 여기 있고. 복작대던 집안이 텅 비어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그냥 서운하고 속상했다.

전화를 마치고 기분전환삼아 운동을 가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으려고 거울을 보는데 입술이 다 부르텄고 입안은 다 헐어있었다. 결국 또 주저앉아서 내가 여기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 30분간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여기 이러고 있는건지.

난 행복한걸까. 

Monday, February 10, 2014

일상

1.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가려 했으나 몸이 찌뿌드등, 결국 또 집에서 열두시까지 일하다가 '첼시'티켓을 위해 기어나갔다. 

회사에는 Sylvie밖에 없었고 오늘 분명 full, busy 할 거라고 예상한 스케줄은 텅- 텅.

우리 매니저는 이제 한 달에 몇 번씩 회식을 하자고. 이봐요.....이러지 맙시다 우리 양심이 있으면....집에서 쉬게 좀 ㅠㅠ


여하튼 샀다. 토레스도 나온댔고 테리도 다음 경기엔 나온댔고, 우리 회사 미디어팀은 "이제 망했어" 이러고 있고 ㅋㅋㅋ (오늘 표정이 정말 영혼이 털려보였다) 
확실히 페르난딩요가 있고 없고랑 경기 클래스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은 아게로만 본다 이거지.......
여기서 일하면서 제일 좋은 건 티켓 직원 할인가. FA컵 1층을 15파운드에 그리고 바르셀로나 보러 25파운드라고 하면 다들 '부럽다' 하겠지. 하지만 네, 그게 전부에요. 축구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닌데 ㅜㅜ

2. 요즘 수프 끓이기에 빠졌다. 핸드 믹서 산 지 일주일도 안돼서 감자+당근에 이어 고구마+당근, 이젠 집에 남아돌던 브로콜리+버섯, 근데 내 입맛엔 역시 브로콜리+버섯에 치즈 넣은 거. 날씨가 좀 쌀쌀하다보니까 저런 게 무지하게 땡긴다.
내일은 집에 또 굴러다니는 야채를 열심히 찾아봐야지. 아마 토마토 수프가 될 가능성이 80퍼센트가 넘는다. 


3. 출근하다가 갑자기 확 삘받아서 부츠에서 레블론 립스틱 겟. 삘을 셀프리지에서 안 받은 게 어디냐 하는 마음+입술은 하난데, 화장 요즘 거의 안하는데 왜 샀을까 하는 마음.
그래도 오드리 햅번이 영화에서 바르고 나온 전설 아닌 레전드인 립스틱이라 맨날 써보고는 싶었으니까.

그런데 써보니까 난 오드리 햅번이 아니잖아?^^ 로마의 휴일 보고 파리가서 머리자르고 운 걸 벌써 까먹었구나...


4. 오늘 퇴근하는데 하늘에 불난것처럼 예뻤다.
회사에 불이나 나버려라 하는 마음에(퇴근이 무려 두 시간 늦어짐) 찍었는데 그렇게 툴툴대던 마음이 하늘 보니까 사르르 풀렸다.
이정도 날씨만 되어준다면 (비만 안오고 해만 뜬다면) 좀 더 오래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5. 런던이건 리버풀이건 어디건 Eye에 타본 적은 없지만 사진 찍는 건 좋아한다. 특히 맨체스터는 우중충한 도시에 뭔가 쌩뚱맞게 뚝 떨어진 느낌이라 볼 때마다 기괴하면서도 저 알록달록한 색에 그냥 헤벌쭉 하고 웃고 만다. 


카메라가 색감을 못았네. 밤에 운동 마치고 나와서 물 한 병 사가지고 아이 보면서 멍때리면 기분이 좋다. 한 세 바퀴 돌아갈 때쯤이면 슬슬 추워지고 집에 오지만, 뭐 이런 사소한 재미가 사는 재미 아닌가.


Sunday, February 9, 2014

1. 어제 우리 회사 팀 동료님들은 친히 또 비기셨다. (내용 생략)


2. 동료님들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힘입어 어제 일도 일찍 끝나서 정도전 3회를 다 몰아봤다. 

이 드라마는 다 좋은데 왜 '정도전'인가. 정도전이라는 인물은 좋지만 말도 안되는 로맨스 끌기가 점수를 깎아먹은데다가 '무장'으로 재해석한 태조 이성계라는 캐릭터가 말도 안되게 멋있어서 마음 속으로는 자꾸 '이성계'로 읽힌다. 황산전투는 웬만한 픽션 판타지 영화보다 더 잘 만들었고, 정치가였던 이성계가 전투에서 아기발도를 향해 뛰어오르며 활을 쏜다는 설정은 신선했다. 다음주가 기대되는 이유 하나.


3. 검색어에 김무생 김주혁이 뜨길래 1박2일때문인가 싶어서 올란도&제시카네 집에 다녀오고 다시 찾아봤다. 서울에 쌓여있는 '켜'를 읽어내는 담당 피디의 능력도 대단했다. 정도전에 이어 주말에 또 다시 챙겨봐야 할 프로그램이 또 하나 생긴 것 같다. 


4. 나는 어릴 때 마포에 살았고, 탑동 국민학교에 입학해 영서 초등학교를 4년 다니고 다시 대학을 마포구 신수동으로 갔다. 전학을 자주 다니기도 하고 학원에 다니느라 별 추억이 없다. 초등학교 친구는 5학년때 다시 전학오면서 만난 혜진이가 전부고, 중학교때 친구는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이 친구가 결국 고등학교 친구가 되고 대학친구가 되고 그래버렸지만. '초등학교 동창'이나 '중학교 동창'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은 게 지금도 조금은 아쉽다.

오늘 방송이 끝나고 곱씹어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곳에서 나는 한 층 한 층 또 추억을 켜켜히 쌓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홍콩도 이제는 아련한 기억이고, 수원을 다시 생각하면 이젠 웃음이 난다. 성신여대 앞에서 한성대까지 이어지는 그 길을 떠올리면 추운 겨울밤, 철없던 새내기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그립고 아련한 순간이 될 거란 걸 분명히 아는데, 왜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이렇게 견디기 힘든걸까. 

올란도나 제시카도 무척 보고 싶을 것 같고, 테스코에 쌓여있는 달디 단 빵, 과자, 케이크를 생각하며 입맛 다시는 순간도 오겠지. 

또 무슨 추억이 있나? 아직은 너무 가까이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멀어지게 되면 불현듯 나타나 그리워지게 만들겠지. 

그리운 순간들이 비처럼 쏟아진다. 홍콩, 베이징, 신수동, 인계동, 경주에서 내리쬐던 햇살까지. 

Friday, February 7, 2014

신의 한 수

1. Sylvie가 우리집에 지내면서 수프를 한 번 해줬다. 수프=캠벨, 헤인즈라 처음엔 읭 이랬는데, 그날 이후로 나는 핸드 믹서를 사고 다시 또 블랜더(aka 도깨비방망이)까지 사버리고 말았다.

워낙 추위도 잘타고 리퀴드한 음식들을 좋아해서 (물론 이것만 먹는 게 아니라 여기다가 빵도 함께) 벌써 수프 큰 냄비로 두 번이나 더 해먹었다.

처음에는 감자+당근+양파+코코넛 밀크로 했는데 오늘은 집에 며칠동안 굴러다니던 고구마+당근+양파+더블크림으로 도전! 스파이스로 맨날 큐민만 넣었다가 오늘은 넛맥도 넣어봤다.




사서 먹는 수프는 짜고 혀가 아려서 맨날 물이나 우유 더 부어서 끓여먹었는데, 이렇게 해먹은 수프랑은 천양지차다. 

당근을 아마 평생 살면서 가장 많이 먹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나라 당근은 한국처럼 향이 강하지도 않고 오히려 넣으면 색도 예뻐져서 벌써 2킬로짜리 두 팩을 다 수프로 끓여버렸다.

이 나라에 살면서 '맛을 상상할 수 없는' 재료들에 도전하는 게 재밌다. 
며칠전에 해먹은 고르곤졸라 피자도 그렇고, 큐민이나 타라곤, 튜메릭같은 스파이스들을 한국이었다면 들어보지도 못했을지도. (요리프로에서 저런 게 나오면 맨날 짜증내고 아씨 뭐야, 이러고 끈 기억이 남) 지금 찾아보니까 튜메릭이 강황이라네. 아 이건 카레에서 많이 들어봤는데.

2. 평소 아침엔 일어나서 블렌더로 스무디 한 잔 갈아마시고 스트레칭하고 잠깐 일하다가 다시 빵을 먹는다. 빵은 Fig and Sparrow라는 카페&베이커리에서 파는 홀밀 사워도우나 아니면 펜넬이 들어간 호밀빵 이 두 종류로 골라먹는 중.

혼자 살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한 끼라도 '떼우고' 가면 그게 정신적으로 굉장히 크게 영향을 준다. 시간을 '떼우고' 배를 '채우고', 일상이 Living 이 아니라 surviving이 되어버릴까봐 오히려 먹는 거 하나하나에 한국에서보다 더 힘주면서 먹고 있다.

3. 내일은 매치데이라 한글학교를 다녀오면 또 일해야해서 Sylvie랑 Jonathan 불러서 피자 먹으면서 일하기로 했다.



페퍼로니+버섯 잔뜩 깔고 집에 남아 뒹구는 치즈 다 뿌리고 더블크림 살짝 뿌려서 냉장고에 집어넣어놨다. 준비하는 게 오래걸리진 않지만 분명 한글학교 다녀오면 그 짧은 시간에도 배고프다고 짜증낼 게 보여서 배부른 지금 미리 해놨다. 바질도 살짝 뿌렸는데 내일 잘 구워졌으면 좋겠다.

4.  엄마가 아프다는데 지금 내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있는 수프 한 대접 떠서 엄마 침대맡에 가져다놓고 싶다. 

Wednesday, October 9, 2013

10월 9일

다른 친구들은 무언가 됐거나 되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저 혼자만 이도 저도 아닌 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요. 아니, 어쩌면 이미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고요. (중략)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 - 김애란, <서른> 중에서

위대하진 않더라도 지루한 사람은 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어느샌가 나도 동태처럼 희멀건 눈을 하고 감정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또 그렇게 보내고 있다. 눈을 떠보니 가을이 와있었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찬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한 줄의 글도 쓰지 않았고 한 장의 책조차 읽지 않았다. 고작 인터넷 유머에 낄낄대고 RT 한 번으로 내가 그 사건을 다 아는 체하며 같잖은 잘난 척만 해댔다.

한계가 보이는 회사일, 단순 업무의 반복, 내 성장이 전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이 환경에서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매번 하는 고민이었고 앞으로도 이 고민은 끝날 것 같지 않다.

꿈이 있어요 하면서 순진하게 멍청하게 굴고 싶지는 않은데, 아직까지도 기자라는 이름만 들으면 심장이 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뭘까. 

Tuesday, October 8, 2013

영국 짜증나아아아

폰 또 분실. 아 진짜 이제 몇 번째지.

오렌지에서는 심카드 뱐경하는 것도 드럽게 오래 걸리고 게다가 폰도 그지같다.

탭을 사니까 편하긴 한데 스마트폰 한 대만 못하다. 물론 안드로이드라 다 세이브 된 건 다행이지만.

진짜로 너무너무너무 짜증나는데다가 오랜지 이 병신같은 회사, 정말 내가 여시 전화하다가 늙는다 늙어. 영국 사람들의 느려터진 거랑 비효율성 그리고 거지같은 서비스에 돈은 다 쳐드시고. 아.

한 달째 안되는 샤워기에 먹을 것도 다 거지같고 날씨도 거지같고 회사는 뭐가 또 이래?? 진짜 한국가면 영국쪽은 다신 쳐다도 안볼거다.

너무너무 싫다. 뭐든 게 짜증나고 뭐 하나 해결하려고 하면 또 다른 게 터져나오고.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가 싶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서 이러고있나.

Friday, October 4, 2013

all staff meeting

페란 소리아노, 치키, 톰 글릭
맨날 글로만 보던 사람을 직접 보니까 신기했다.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여자팀 담당이었다니, 높은 사람이었구나. 신기했다.

이 많은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이 회사가 지향하는 게 뭔지 이제 좀 감이 와서 내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이젠 좀 알 것 같았다.

소리아노가 한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우리는 언제고 질 수 있지만 정말 강한 팀이라면 그 진 상황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말이었다. 팀과 별개로 내 상황이 지금 별로라 요즘 징징대고 있었는데 이 말 한 마디에 머리가 약간 딩 했다. 지금처럼 위기일때가 가장 강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때라는 말에 나는 뭘 하고 있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디에고는 뉴욕 악센트가 정말 강했다. NYCFC랑 전화했을 때 뉴욕팀 목소리 듣고 하 눈돌아갔네. 나는 맨체스터 시'티'에 일하고 있고 저 사람들은 뉴욕 씨'리'에 일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어플리케이션이나 CITY SPIRIT같은 건 보면 너무 '빤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걸 아이데이션 하는 게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까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왜 그런거, 너무 빤해서 말로 하자니 껄끄럽고 그냥 이런 걸 왜? 이러는데 그런 걸 다시 카테고리 작업하고 그걸 다시 또 세분화하고 좀 더 GENERAL한 워딩을 뽑아내는 게 얼마나 힘든건데. 하, 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밤을 샜을까 하는 생각만 드네. 

결론적으로 말하면 CITY CORPORATION을 만들겠다는 건데 스포츠 분야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했다. 이젠 정말 자본이 없으면 스포츠도 안되겠구나.

톰 글릭의 말 중에서는 다른 건 다 필요없고 LG, 사랑해요 엘지!

SM에서 시민증 준다고 했을때 콧방귀만 뀌었는데 여기서 그런다니깐 이런 게 마케팅이구나 하면서 SM의 보는 눈에 다시 한 번 물개박수. 

그리고 노래....음 내가 마지막쪽에만 안걸렸어도그 삽질은 안했겠지만, 왜 그랬을까 나는 왜 그런걸까......곰 세 마리 부르고 소리아노한테 인사받았으니 그걸로 만족해야하나. 

여튼, 내일 또 다시 출근이다. 하, 다음주엔 정말 풀오프도 한 번 내고 주말에 쇼핑도 하고 그래야지. 클럽가서 코가 비뚤어지게 술도 마실테다. 

Monday, September 30, 2013

9월의 마지막

회사때문에 오늘은 운동을 못갔다. 물론 1/2는 핑계지만. 그냥 오늘은 빨리 집에 오고 싶었다. 사람냄새가 그리웠던 걸까. 헤디가 해준 저녁을 먹고 씻고 노닥대면서 회사에 잘생긴 스페인 인턴애 페이스북 캐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닥댈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한 편으로는 편하다. 내일 보고서를 하나 내야할 것 같지만 우선 집에서는 절대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아빠가 회사 다닌 지 30년되었다고 메일을 보내는데 울컥했다.
아빠는 그렇게 묵묵하게 짐을 지고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걸었구나. 나는 왜 이렇게 약한걸까, 나는 왜 이렇게 단단하지 못한 걸까.

뭔가 잘 하고 싶고, 더 나아가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되지 않아서 요즘 어지럽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내가 있는 곳은 어딘가, 모든 것에 확신이 하나도 없다.

호연이 줄 초콜렛을 잔뜩 사고 집에 오는데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나 갑자기 다 집어던지고 싶어졌다. 영국 생활이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이 순간, 나는 도대체 뭘 하려고 이러고 있는건가 싶어졌다. 분명 나는 한국에서도 똑같이 실증을 내고 짜증을 낼테지만. 지금 그냥 이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서글프다. 남들이 더 공부하고 뭔가 배워나가고 있을 때 나는 자꾸 뒤쳐지는 것 같고 그래서 나중엔 말라비틀어진 대추처럼 쪼그라들 것 같아서 그런 게 견디기가 힘들다.

내 한계가 빤히 보이는 이곳에서 나는 지금 어느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 걸까.  김애란 작가의 말마따라 나는 고작 내가 되고 말았지.

Thursday, September 26, 2013

레즈 더비

어제 왜 내가 미쳤다고 맥주를 먹으러 갔을까.

집에 돌아오니 업무 메일이 이건 뭐 산더미를 넘어 아주 그냥 터진다 터져, 한글학교를 관둬야하나 진지하게 생각도 해봤지만 어제 통장 잔고 보고 나는 또 조용히 입을 다뭄^^;;

이번달엔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싶었는데 아 드디어 이번달부터 저축을 시작했구나. 그래도 택시비랑 이런 거 생각하다보니 뭐 여기 사는 거나 그 집 사는 거나 비슷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시티 센터를 나갈 수 있다는 게 우선 나한테 엄청 크다.

금요일에 파티 오라는데 이것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온뭄이 부서질 것 같은데 파티가 대수냐. 빨래도 해야하고 아오 집안일은 해도 티도 안나는데 안하면 티나고. 

엄마랑 연락 못한 지가 일주일이 좀 넘은 것 같다. 주말엔 무조건 전화해야지.

일하기 싫은 건 아닌데, 한 번 푹- 쉬었으면 좋겠다.

Sunday, September 15, 2013

1주년

인천공항에서 수하물 무게 초과때문에 이리저리 다시 짐싸고 멘붕와서 질질짜다가 잉글랜드 밟자마자 폰 분실. 

그리고 이렇게 벌써 일 년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31일에 이사를 다 마치고 짐 정리도 대충 다 하고, 열흘동안 인터넷 없이 살았더니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수천, 수백번은 외쳤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인터넷에 중독되어있었는지도 새삼 깨달았다.

드디어 처음으로 눈 파란 사람이랑 살아봤다. 중국, 홍콩, 태국 사람이랑 살아봤고 스페인 사람이랑 약 한 달?

뭐 제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지금 이 커플이 나한테는 최상인 것 같다. 긍정적인 마인드, 유럽 탙이밍을 볼 수도 있고.

담요를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쇼파에 누워서 여자친구 무릎에 다리 올리고 영화보는데 정말 눈물나게 부럽다. ^^

뭔가 해야할 것 같고 움직여야 할 것 같고 한데 역시나 귀찮다. 뭐라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데 뭔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주에 야근과 야근 야근, 그리고 맥도날드와 칩스 깡와인으로 막판에 완전 컨디션이 망가진 후로 모든 게 귀찮다. 

이제 날씨는 추워졌고 다시 내가 힘들어하는 겨울이 왔다. 
빨래해야하는데 언니가 영활 보네. 그래도 저 모습이 눈물나게 부럽다 하하하

뭐라고 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버티는 데까지 버티다 가겠다. 잘 부탁해 영국!

Monday, July 15, 2013

4주 결산

번역은 1차 완료
집 적응 완료
살 더찜 (+2kg)
공부는 전혀 안함
돈 엥꼬남
샤갈 전시 @LVP w/ John
운동 세 번
노팅엄에 언니 보러
첫 월급, 정확히 2주만에 바닥
저널리스트로서 목표설정이 필요할 때

공부해야하는데 뭘 해야할 지, 오랜만에 통근하니까 진짜 집에 오면 아구구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그냥 먹고 자는데 여념이 없다. 만날 밥하고 도시락싸고 회사와서 대강 번역 때려맞히다 집에 가는 느낌. 다시 리셋하자.

Saturday, June 29, 2013

2주차

지난 주말에는 안나언니네 노팅엄에 다녀왔다. 통장 문제가 생각보다 오래가는 바람에 집 못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언니 덕에 우선 디포짓이랑 이런 것도 다 해결하고 가벼웁게 내려갔다 왔다. 언니는 여기 먼저 있었으니까 모르는 게 생기면 항상 언니한테 슝슝. 그리고 항상 힘든 일이나 속상한 일을 실시간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서 먹부림하고 술도 오랜만에 잔뜩 마셨더니 첫주에 일하면서 빠진 2킬로가 다시 고대로 쪄왔다는 게 함정이었지만.(전날도 팀 동료들이랑 맥주 3파인트 했던 것도 플러스)

떡볶이에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넣지 말고 오뎅, 양파,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설탕, 참기름 이거만 넣어야지! 이날 올란도&제시카 어머님이 김밥 싸주셔서 그거까지 가지고 슝슝. 이거 다 먹구 언니 친구 난 생일파티 갔는데 왜 내 홍콩에서 모습 보는 거 같고 짠.....했다


일요일 아침에 먹었던 프렌치 토스트가 너무 맛있어서 오랜만에 식빵 사왔다. 사오자 마자 이제는 소분해서 얼려놓고, 상해서 버릴 순 없다. 지퍼백을 샀더니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다. ㅜㅜ


지금 새로 이사온 집 테라스. 이날 그냥 날씨도 선선해서 여기서 한 오 분 앉아있는데 일끝나고 이렇게 집에 와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다시 배웠다.


프랑스에서 잘못 자른 머리는 복구가 되질 않는다...파리Aㅏ....ㅜㅜ


회사에는 스타벅스가 들어와있어서 프랍이나 그런 건 없어도 기본 메뉴는 다 가능하다.
이날 늦잠 자고 너무 힘들어서 핫쵸코 달라고 했는데 와 진짜 휩을 씹어삼켰다. 



 수요일이었나? 스태프들한테 샵 프리오프닝+드링킹 데이래서 갔는데 샴페인...하.. 그래도 한 잔 마시고 세르지오랑 또 떠들면서 왔다.

요즘 하는 일은 거진 다 번역이다. 사이트에 들어가는 모든 텍스트를 다 살펴봐야돼서 며칠 전까지 쿠키, 개인정보 이용내역 번역하다가 쿠키가 뭔지부터 시작해서 온갖 축구의 역사까지 다 배운거 같다. 스페인 선수인 줄 알고 뒤져보면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ㅜㅜ 스페인어 공부를 해야지. 아니면 유럽언어 하나는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느데 집에만 오면 요즘 피곤해서 뻗게 된다.

같이 사는 언니는 자꾸 나가자고 찡찡대고, 영국 싫다고 찡찡대고. 내가 저랬었나 반성중.



냉동고에는 얼려놓은 밥이 일곱 팩 남았다. 어제는 베이컨+파프리카+양파 넣고 볶았는데 신의 한 수는 치즈였음. 아 치즈느님이여. 이번 주 내 삶의 질을 올려준 두 가지는 치즈와 지퍼백이었다.

오늘 집에 와서 해먹은 거. 지난 주에 안나언니가 해줬을 때는 뭔가 더 건강한 맛이었는데 내가 한 건 그냥 무조건 많이, 듬뿍 넣어서 했더니 동네 니끼한 피자맛이 난다. 고구마 피자 먹고 싶을 때 자주 해먹어야지. 내일은 나쵸도 뿌려먹을까. 한 번 할때마다 계란 다섯 개가 들어가서 좀 비싸긴 해도 밖에서 사먹는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하면서, 오늘은 게다가 월급받은 날이니까. 계란 있는 거 다 넣어서 신나게 해먹었다. 

집에 와서 스트레칭 겸 운동 삼십분, 예능 두 편, 저녁먹고 샤워, 그리고 빨래 기다리면서 또 인터넷.

뭔가 해야할 것 같지만 요번주까지만 좀 쉬고.

월급날인데 돈 한 푼 안쓰고 집에 들어와서 이렇게 건전하게 지내다니. 내일은 나가서 영화라도 봐야겠다.

Saturday, June 15, 2013

안녕

드디어 이 집을 나간다. 쥐 몇 마리랑 나만 있던 이 공간.

그래도 안녕이다 이젠!

마지막까지 아주 가지가지해요 가지가지.

Monday, June 10, 2013

일상

29 Interview
30-1 London
1-2, Bristol
4-6 Isle of Wight
7 Got it

계약서 사인하기 전까지는 모를 일이지만 우선, 인터뷰 통과하고 반년짜리 일을 구했다.
내일은 집을 알아보러 나갈 계획이고, 앞으로는 더 머리가 터질 지도. 그래도 하나씩 나사빠진 삶이 다시 조여지고 움직이는 것 같아 기쁘다.

Wednesday, May 29, 2013

바쁜 일상

1. 전화 인터뷰
2. 인터뷰 (번역 테스트, 그리고 면접)
3. 폭풍 쇼핑(롱샴에서 여행용 가방, 그리고 맥에서 임패션드 지름)

내일은 다시 런던에 가야하고, 또 뭐드라..아 할일이 많으니 생각조차 안난다. 

붙고 싶다. 여기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일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아서 꼭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