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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2, 2014

한글학교

한글학교를 시작한 건 내가 여기 오고 나서 3개월정도 지나고 나서부터였다.

그때까지도 일을 찾지 못했고 아주 매우 많이 지쳐서 뭔가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이글이글 터질 때였다. 다행히 일하던 사장님이 좋게 말씀해주셔서 한글학교에 가서 인사 드리고 시작하게 됐다.

처음 우리 반에는 3자매 (현주, 현아, 현지), 쌍둥이(올란도, 제시카), 리안 요렇게였던 것 같다. 맞나?

현주, 현아, 현지는 엄청나게 낯을 가렸고 올란도, 제시카는 정말 애기애기 하던 때라 와.....진짜 애들이 이 말을 영어로 해줘도 모르니 한국어는 어떻게 가르치냐 이 생각도 들었다.

중간에 정진이도 들어오고 그때 여기 새터민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나같은 뜨내기는 이런 여기 사정이나 교육 시스템, 사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에이 레벨이 뭐며 리셉션, 세컨더리, 또 뭐였더라? (사실 아직도 잘 이해는 안간다. 그래머 스쿨이 좋은 학교라는 건 알겠음)

두 번째 학기, 그러니까 2013/14 학기 첫 날에는 애들이 확 늘었다. 작은 교실을 쓰던 학교가 이제 본당을 쓰게 되었고 우리 반에는 여덟 명인가? 올란도랑 제시카는 상애기에서 이젠 어린이로 변신해서 나타났다. 우리 반에는 까불이 윌리암도 들어오고 순딩이 자일이, 그리고 동완이, 정진이, 세 자매까지.

추석땐 송편도 만들고 종이접기도 하고. 김유식선생님이랑 서현씨도 여기를 통해서 알게 된 인연. 

사실 술먹고 노는 걸 좋아해서 금요일에 클럽도 가고 싶고 바에도 가고 싶은데 디즈버리에 아침에, 그리고 애들을 상대하려면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라 어느 새부터 금요일=일찍 자는 날이 되버렸다. 회사 사람들이랑 초반엔 금요일만 되면 싱클레어나 딘스게이트에 나갔는데 난 맨날 10시면 사라지는데다가 술도 안마셔서 다들 왜 저러냐고. 게다가 시즌 시작하고 나서는 매일 토요일 아홉시엔 Inside City를 업데이트 해야하는데 학교는 아홉시 반부터라 맨날 텍스트를 메일로 쏘던 기억도 난다. 

내가 외국에 산다고 쳐도 나는 아주 즐겁게 놀러 온 개념이기 때문에 실생활이랑은 조금 거리가 멀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나는 홀리데이였는데 매일 이곳에서 어머님들이랑 얘기하고 애들 학교 얘기를 듣다보면 여기는 이게 다르구나.. 하는 게 확 와닿는다. 한국에서 애들을 가르치는 거랑 여기서 가르치는 거랑 방식도 다르고, 주의해야 할 점도 좀 다르다. 예를 들어 여기서는 안전에 대한 조항들이 훨씬 더 강하고 또 스킨쉽에 대한 이해가 한국이랑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게 낯설고 어색했다. 또 수업시간에 애들한테 '그냥 좀 외워'라고 속으로는 한 1000번 생각하고 앞에서 1번 말하는 게 일쑤였다. 

사실 지난 2월? 이때는 거의 방전까지 갈 뻔 했다. 영화 일도 하고 있는데다가 회사의 다른 업무까지 과중이 된 상태에서 개학을 해버렸던 것. 내가 지쳐있으니 애들을 봐도 표정이 시무룩하니 애들한테도 그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무척 아쉽다.

올란도는 맨날 나한테 '선생님 처음 봤을 때 기억난다'고 한다. 나도 기억 안나는 걸 (내눈엔) 상애기인 니가 기억하니, 싶지만 그래도 애가 나를 챙겨주는 게 기특하고 고맙다. 제시랑 올리는 1년 반 동안 앞니도 갈고 애들이 말도 엄청 늘었다. 나름 나랑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와서 쫑알대는 게 정말 예쁘다. (이런 얘기를 쓰는 나 자신이 놀랍다.!)

한글학교를 다니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꼬박 세 시간동안 한국어를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고, 그리고 나도 애들을 점점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익숙해졌다. 참전 용사를 만날 흔치 않은 기회도 얻었고. 어머님들이랑 얘기하면서 어떻게 윗사람들이랑 대화해야할 지 같은 잔스킬도 배운 것 같다.

다문화가정이 큰 문제인데 여기 학교는 다문화가정이 아닌 집을 찾는 게 더 힘들었고 거기에 새터민도 곁들여 정말 흔하게 볼 수 없는 복잡한 사회 조직에서 일년간 있다보니 느낀 게 많다. 이건 나중에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써봐야지.


여튼 오늘 학교가 끝났다.
이제 더이상 토요일 아침에 43번을 타고 디즈버리 팔레틴 로드에서 내리지 않아도 된다. 애들 손도 못잡던 내가 이젠 애를 안고 업고 거기다가 애들한테 우쭈쭈도 한다. (사진에 찍힌 내 엄마미소가 나도 낯설다.)

애들이 어려서 나를 언제까지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가 됐건 한국어로 또박또박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하는 애들을 만나고 싶다.

Wednesday, July 2, 2014

꼰대

요즘 이래저래 어쩌다보니 질문을 많이 받았다.

물론 이제 1년하고 3주차가 무슨 비즈니스를 논하고 인사를 논하냐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묻는 사람들의 마음도 알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증나는 내 마음도 알아주시길...)

-옷차림은 자유롭다. 근데 이건 회사 분위기/부서 탓도 크고 사회 전반적으로 옷에 대한 제약이 좀 덜한 것일뿐. 넛츠포드 출근하는 날에는 나도 플랫 신고 오피스 룩으로 입고 가긴 한다.

-회사 토론에서 말을 더 많이 하라고는 하지만 이것도 그 회사 내부의 코딩에 따라 '말해볼 수 있으면 해봐'지 무조건 '헤이 요, 와썹'이 아니다. 

-업무시간이 자유로운 건 그만큼 일도 자유롭게 많아진다는 얘기. 만약 업무 시간을 9-5, 월-금으로 고정하면 나도 주말에 경기 안보고 놀겠지. 이건 업종차이.

-영어를 잘하니까 뽑아주세요...이건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수조건. 영국 회사에서 난 영어 잘하니까 뽑아주세요 하는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내 영어도 퍼펙트 하진 않겠지만....

-일하고 싶어요!!뽑아주세요!!
메일 보낼 때는 제발 제목에 메일 본문 내용을 대강 짐작이나 할 수 있게. 메일 주소는 이름으로. 그리고 여긴 소원댓글 다는 네이트 판이 아님..... 

-난 언론 전공이니 언론만 노리겠음 
1) 한국에서  '언론고시'라는 말이 괜히 나왔을까. 
2) 어딜 가든 미디어는 박봉
3) 무급 인턴직이 당연시되는 곳이 더 많음 (한국 외신 인턴 공고가 문제가 된 것도 이 맥락)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지원자는 박 터짐
5) 여기서 레퍼런스 없이 일하긴 힘들어서 무급이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퍼머넌트한 건 아니고 대신 짧게 한 두달 정도) 뭐라도 하라고 맨날 입에 달고 사는게 이 때문.

-그럼 너는 얼마나 잘나서 된건가?
ㄴㄴ, 내가 누누히 말하지만 나는 순전히 운빨과 타이밍. 우연히 당시 맨체스터에 있었고, 이 회사를 올 줄은 몰랐음. (내가 낸 건 이곳  저널리스트를 뽑는 리쿠르팅 컴퍼니었는데 거기서 여기로 서류를 넘김).

-하는 업무가 재밌고 신나보인다? 맨날 선수 보나?
반반, 경기 컨텐츠나 뭐 컨텐츠 짜는 건 재밌지만, 그냥 일반 잡무도 많고 하기 싫은 것도 많고. 축구팀에서 일하는데 홈페이지 T&C 테이블 짜는 내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테이블 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 내가 공차는 것도 아니고 선수들을 볼 일은 그닥. 
현지에 있어도 우라까이 봇이 되어 움파룸파 찍어내는 일도 많고. 기본적으로 난 일할 때 트랜스레이팅할때는 바이라인에 그냥 원문 그대로 찍고, 내가 쓴 것만 바꾸는데. 내 마인드 셋업이 '저널'에 좀 더 치우쳐있어서 그런지 우라까이 찍어내는 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대강의 생각들.
한국에선 드문 일이라 궁금한 건 알겠지만 가끔가다가 내가 왜 이런 것까지 답해줘야 하나 싶을 정도의 질문 (만수르가 연봉 많이 주나요?)을 받으면 ="=

일할 때는 그래도 최대한 지킬 선은 지키려고 해서 업무할 때는 개꼰대가 되려고 하는데, 요즘 내가 너무 꽉 막혔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지킬 건 지키는 게 상사도, 동료도 편하고... 일은 일이지 이게 내 전부는 아니니까. 내 생활을 지키려면 꼰대처럼 꿋꿋하게 내 바운더리를 지켜나가는 게 필요한 것 같다. 

Tuesday, March 18, 2014

What I'm doing Here?

My job is Korean Media executive in Manchester City Football Club. 

When people got told about my job, they automatically asked 
"So, do they have any plans to buy Korean player or currently have?"

I already got used to replying 
"Nope, but this club is aiming big, and launched 11 languages including Korean."

First step of this job was translating all articles into Korean with local media.

MCFC has good quality in their own sites, so we do same thing as daily basis.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News/What-the-papers-say/2014/February/What-the-media-says-about-MCFC-14-Feb


This article is combined with local contents mentioning historical part of Korea. It was not demanding to do, but it made big hit in Korea.

Before that, I also did New-year-greetings for Korean fans, according to 'Lunar' New year.
Here in UK, people uses 'Chinese' New year, so the hardest thing was to use 'Lunar New year' instead.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citytv/Features/2014/January/Korea-New-year-greetings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citytv/Features/2014/February/BTS-New-Year
(I was in the 2nd video ACCIDENTLY!)



I'm from small country, which has around 50k people, and only that people uses same language. In this company there's many languages used in continent, like Spanish, Arabic, Portuguese. 

Whilst working in here, I sometimes got frustrated since my country is small, thus number I could make was small as well. 

As half of the season passed, I found it got more opportunities from those reason.

1. One country

Obviously Korean has been used by one country (*N/S is originally one country, and unfortunately I don't think N.Korean people could have access to MCFC Korean amongst struggling from dictatorship) , so I don't need to consider politics within countries sharing same language.

For example, I've done SNS post about Independence day "There's no future for nation who forget their own history" or 1st of March "MCFC still remembers movement in 1919" which made big huge impact on Korea. (It covered main page of news)







2. Development of IT

If I need to choose one good point or strength of Korea, I do choose developement of IT. 
Majority of people uses smart phone (For god's sake SAMSUNG and LG!), so I have more channel to get in touch with them. 

For example Korean account on Twitter has 2,500 followers, however aspect of reaction from Korea is really dynamic like RT/ reply, speed of spreading contents.

I could do experiment on user behavior's on SNS and blog-sphere. Such as changing of condition including releasing time, length of contents, tone of voice on SNS, multi-media usage, and how to exploit 14o bites. 

Another good point is I got learned how to do multi tasking during working on various channel, and own web channel.

Fortunately I could have chance to have guest from Korea, watching match together in pressbox, doing video whilst having stadium tour, interviewing them.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citytv/Interviews/2014/March/KR-Interview-Joosuc-at-MCFC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citytv/Interviews/2014/March/KR-Interview-TRKim-at-MCFC


http://xn--2e0b17htvgtvj9haj53ccob62ni8d.xn--3e0b707e/citytv/Features/2014/March/KR-Behind-the-Scene







I could say I like my job, and I've learned from my job and still learning status. I never get used to tough schedule in English Premier, recently makes me bit tired. 

But as many footballer says (very cliché ) "Nothing is impossible in football", and SO DO I.

I am not sure what I will achieve in the very last day of my job, however, I do believe
the dot I made and still making in here will be connected in future. And that thread I've made in UK will connect to somewhere I cannot imagine in this time. 



Sunday, February 16, 2014

압박

오늘은 일요일이었고 나는 off였다. 
수요일 선덜랜드와의 경기가 취소되면서 자의반타의반으로 쉬게 되었지만, 뭐 on duty 상태였으니 예외로.

어제 경기가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정도전 보고 잠드는데 아 영화사, 또 할 일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쉽사리 잠은 안왔다. 그래도 일요일 밤 열한 시까지 보내면 되겠다하는 위안을 가지고 잠이 들었다.

꿈에서 계속 식은땀이 날 정도로 마감 압박에 시달렸다. 원래 태스크를 받으면 바로 해버리는 편인데 요즘은 미뤘다가 last minute를 지켜서 하는 이상한 버릇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이리저리 쫓기고 도망다녔다.

소리를 지르며 깨보니 다섯 시였다. 어제 잠든 게 아마 한 시 반 정도였던 것 같은데. 늦잠을 좀 자볼까 하던 계획은 어김없이 실패하고 나는 평소처럼  또 침대를 나섰다. '한글학교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어그적어그적 일어나는데 불현듯 난 어제 수업을 했다는 게 떠올랐다.

"아..."

정말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모르고, 눈을 떴다 감으면 벌써 하루가 끝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하는 거라고 이러고 있는 걸까 계속 이 생각이 들었다.

결국 침대에서 밍기적대면서 늦잠을 다시 청하기로 하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니 여섯 시 반.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안와서 결국 아침을 먹고 또 멍하니 앉아있었다.
해야할 일들은 명확한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열한 시까지 이것저것 보다가 오랜만에 엄마아빠랑 전화를 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했는데 영화사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한 달에 한 번? 한국 친구들이랑 문자도 확연히 줄었다.

엄마가 "우리 세 식구 지금 티비봐"라고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남동생이 기숙사에 들어가고 나는 여기 있고. 복작대던 집안이 텅 비어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그냥 서운하고 속상했다.

전화를 마치고 기분전환삼아 운동을 가기로 했다. 옷을 갈아입으려고 거울을 보는데 입술이 다 부르텄고 입안은 다 헐어있었다. 결국 또 주저앉아서 내가 여기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고 있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 30분간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여기 이러고 있는건지.

난 행복한걸까. 

Friday, February 7, 2014

신의 한 수

1. Sylvie가 우리집에 지내면서 수프를 한 번 해줬다. 수프=캠벨, 헤인즈라 처음엔 읭 이랬는데, 그날 이후로 나는 핸드 믹서를 사고 다시 또 블랜더(aka 도깨비방망이)까지 사버리고 말았다.

워낙 추위도 잘타고 리퀴드한 음식들을 좋아해서 (물론 이것만 먹는 게 아니라 여기다가 빵도 함께) 벌써 수프 큰 냄비로 두 번이나 더 해먹었다.

처음에는 감자+당근+양파+코코넛 밀크로 했는데 오늘은 집에 며칠동안 굴러다니던 고구마+당근+양파+더블크림으로 도전! 스파이스로 맨날 큐민만 넣었다가 오늘은 넛맥도 넣어봤다.




사서 먹는 수프는 짜고 혀가 아려서 맨날 물이나 우유 더 부어서 끓여먹었는데, 이렇게 해먹은 수프랑은 천양지차다. 

당근을 아마 평생 살면서 가장 많이 먹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나라 당근은 한국처럼 향이 강하지도 않고 오히려 넣으면 색도 예뻐져서 벌써 2킬로짜리 두 팩을 다 수프로 끓여버렸다.

이 나라에 살면서 '맛을 상상할 수 없는' 재료들에 도전하는 게 재밌다. 
며칠전에 해먹은 고르곤졸라 피자도 그렇고, 큐민이나 타라곤, 튜메릭같은 스파이스들을 한국이었다면 들어보지도 못했을지도. (요리프로에서 저런 게 나오면 맨날 짜증내고 아씨 뭐야, 이러고 끈 기억이 남) 지금 찾아보니까 튜메릭이 강황이라네. 아 이건 카레에서 많이 들어봤는데.

2. 평소 아침엔 일어나서 블렌더로 스무디 한 잔 갈아마시고 스트레칭하고 잠깐 일하다가 다시 빵을 먹는다. 빵은 Fig and Sparrow라는 카페&베이커리에서 파는 홀밀 사워도우나 아니면 펜넬이 들어간 호밀빵 이 두 종류로 골라먹는 중.

혼자 살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한 끼라도 '떼우고' 가면 그게 정신적으로 굉장히 크게 영향을 준다. 시간을 '떼우고' 배를 '채우고', 일상이 Living 이 아니라 surviving이 되어버릴까봐 오히려 먹는 거 하나하나에 한국에서보다 더 힘주면서 먹고 있다.

3. 내일은 매치데이라 한글학교를 다녀오면 또 일해야해서 Sylvie랑 Jonathan 불러서 피자 먹으면서 일하기로 했다.



페퍼로니+버섯 잔뜩 깔고 집에 남아 뒹구는 치즈 다 뿌리고 더블크림 살짝 뿌려서 냉장고에 집어넣어놨다. 준비하는 게 오래걸리진 않지만 분명 한글학교 다녀오면 그 짧은 시간에도 배고프다고 짜증낼 게 보여서 배부른 지금 미리 해놨다. 바질도 살짝 뿌렸는데 내일 잘 구워졌으면 좋겠다.

4.  엄마가 아프다는데 지금 내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있는 수프 한 대접 떠서 엄마 침대맡에 가져다놓고 싶다. 

Thursday, January 9, 2014

벌써 열흘

내일이면 2014년도 열흘이 지난다.
작년도 그랬고 대개 나는 구정을 기점으로 새해 다짐도 하고 뭔가 해보려고 하는 편이라 2014년도 그냥 그래, '스완지랑 경기 ㅇㅇ'이러고 말았다.

요즘 새벽에 운동을 가거나 아침에 운동을 꼭 간다. 가서도 제일 싫어하는 근력운동만 한 시간 빡세게 하고 온다. 이렇게라도 몸을 힘들게 하지 않으면 아마 또 이상한데다가 땅파고 삽질하고 징징 짜고 있을 걸 아니까. 요즘 온몸 근육이 정말 매맞은 것처럼 아프지만 다른 잡생각은 안들어서 다행이다. 오늘 스쿼트하고 윗몸일으키기 하고 웨이트를 좀 격하게 했더니 어깨가 장난이 아니다. 

새 플랫메이트 마르코는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것만 빼곤 다 괜찮다. 집에 있는 시간은 정말 열두시간이 채 안되는 것 같아서 그냥 아직까진 혼자 사는 느낌이다. 만치니 감독 얘기 듣고 웃겨 죽을뻔 했네. 나랑 공통점이라곤 '축구하는 90분에 우린 더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는 거. 한 마디로 축구 별로 안좋아한다. (내 경우는 I used to라고 하자...)

영화사 일은 이제 좀 속도가 붙는다.....가 아니다. 진짜 무지무지 바쁘다. 메일이 정말 아휴, 미친듯이 온다. 아르바이트라고 그냥 설설 할 게 아니다. 매일 30분 메일 확인은 꼭 하랬는데, 내가 컨택하는 담당자들이 미주, 아시아, 그리고 영국에 다 퍼져있다보니 그냥 24시간 메일을 붙잡게 된다. 그래도 좋은 건 여기서는 내 역할을 당당히 인정받는데다가 (Unlike MCFC)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다 본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잉투기 스크리너가 난 두 개나 있다. 사이비랑 용의자 오면 빨리 보고 싶다. 

작년처럼 뭔가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그냥 이 시간이 빨리 흘러가서 한국에 가고 싶다. 새해 들어서 엄마랑 전화도 한 번 못해봤고 블로그에 매일 글쓰기로 한 것도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할 건 많은데 자꾸 투덜대기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나 자신이 답답하다. 


Thursday, January 2, 2014

1월 1일

수현이는 파리로 갔다. 

비가 좀 내린다고 기차가 다 취소되는 바람에 거금 27파운드나 주고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다. 나도 귀국할 때는 택시를 타야겠지만. 갈 날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 마음은 맨체스터가 아니라 서울 한복판, 평촌역 앞 우리집이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 예전에는 감히 엄두도 못낸 작은 사치가 이제 일상이 됐다.

음식 하나를 먹어도 유기농을 더 찾게 되고 더이상 싼 슈퍼를 찾아 헤매지도 않고, 힘들면 가끔 택시를 타기도 한다. 옷을 살 때도 예전엔 2주를 고민했던 걸 이젠 사고 고민하는 예전의 내가 됐다.

하지만 지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과연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걸까 생각하면 그건 여전히 잘 모르겠다.

서른이 되어서도 마흔이 되어서도  잘 모를 것 같지만, 그래도 그 때즈음에는 뭔가 희미한 선이라도 보였으면 좋겠다.

친선경기 또 한다고 하니까 진짜 눈물이 난다. 진짜 네이트 판에 회사 이름만 가리고 올리면 당장 노동청 신고하라고 할 법한데. 

Saturday, November 23, 2013

24시간이 모자라

1. 
암스테르담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걷고걷고 걸었다. 

먹는 건 대충 길거리에서. 레스토랑에 간 게 딱 한 번. 공항 오고갈 때를 제외하면 버스는 단 한번도 타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살은 좀 빠져온 듯한 느낌도. 

빈센트 반 고흐, 고갱, 램브란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CoBrA라는 새로운 학파.  코펜하겐, 브뤼셀, 암스테르담의 약자라고. 느낌있는 그림이나 아티스트들이 많아서 검색하면 왜 자꾸 뱀이 또아리를 틀고 나타나는걸까. 

암스테르담에서도 사이트는 확인했고 암스테르담에서도 계속 업무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짓눌렀다. 와이파이가 콸콸콸 터지는 박물관에 들어설 때마다 업무메일을 체크했고 안나랑 인터뷰 프로세싱 확인만 했다. 이게 뭐지, 난 휴가였는데. 머리가 맑아지다가 다시 탁해지다가를 반복했던 5일. 

그래도 더 스테일 작품도 많이 보고 어느 정도 내 인생에 대한 방향은 잡은 것 같다.

2.
첫 미팅에서 느낌이 좋았는데 일도 재밌고 우선 내가 존중받는 느낌이라 좋다. 바쁘다고 하지만 채근대지 않고 내 일을 인정해주는 느낌. 내가 하는 일은 롱리스트 작성에서 숏리스트, 그리고 내 코멘트를 덧붙이는 것. 지난주에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벌써 세 편을 썼다. 그 중에 하나는 영화는 영화다. 평소같았으면 꽤 흥미로운 영화였을 것 같은데 피곤한 상태여서 그런지 그냥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나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영문 시놉시스가 영화 공홈에 엉망으로 되어있는 게 꽤 많아서 영진원 사이트에 앞으로 매일 들어가야 할 것 같다. 

3.
그리고 화요일 미팅에서 앞으로 프로베션(수습?) 끝내고 이제 퍼머넌트 정식 계약하자는 오퍼를 받았다.. 나이라는 내가 이런 소식에도 안웃어서 조금 당황한 듯 했다. 그 얘기를 듣고 그냥 나는 '음 고마워. 근데 이거 내가 작성한 기획안인데, 좀 봐줄래?'하면서 2주전에 자료 뒤져가며 만든 보고서를 제출했으니. 

감정표현이 많은 편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덤덤했을까. 나이라는 내가 그동안 다른 팀멤버들도 많이 도왔고 아이디어도 좋았고 마켓 크기에 비해 꽤 좋은 수치를 내고 있다고 칭찬해줬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편집권이나 제작권한 준다고 엄청난 기회라고, 내 안에 더 많은 걸 보여달라고 그러는데 듣는 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띵했다. 내가 뭘했던거지? 내가 뭘 더 해야하지? 그리고 내가 더 여기 살아야하는건가?

물론 그동안 업무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기분은 좋았지만 갑작스레 외국 생활이 더 길어지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무섭기도 했다. 나는 이 나라에 뼈를 묻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 그리고 내 전공은 마케팅도 아닌데 지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갑자기 회의 아닌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4. 
그러던참에 맷이 와서 마음의 안정이 좀 됐다. 오랜만에 홍콩에서처럼 하루 두 탕 영화도 보고 (영화를 보고 온 사이 집의 인덕션이 사라졌다!) 집에 와서는 맥앤치즈+맥주에 밤새 얘기도 하고.

맷은 내가 너무 지레 겁먹고 걱정하는 게 아니냐고 그랬다. 음, 내가 그랬나? 맷은 내가 '이구역의 짱미친년'이었을 때 봤으니 지금의 내가 어색할수도. 

5.
예전의 나는 겁없고 그냥 무턱대고 들이댔다면 요즘은 재고 먼저 고민하고 먼저 끙끙대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텐데. 세상의 모든 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내가 다시 움직이고 부딪히며 그 과정이 결국 다시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돌아온다는 걸 배우고 있다. 아 지금 뭐라는거지? 졸려서 머릿속에 생각하는 말이 자꾸 엉키네. 

6.
안나한테 메일을 보내서 내가 지금 사정이 이렇게 됐는데 메일로 집에서 일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원래는 안되지만 나를 잡고 싶으니까 예외적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제 wanted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 어느 정도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 더 실감난다. 

6.
학부모들은 어느 나라나 다 똑같구나.

7. 
여하튼 너무너무 바쁘고 피곤하다. 월요일 여덟시 십삼분 기차를 타며 시작한 한 주가 토요일 일곱시 사십오분에 마감. 그리고 내일 열한시면 또 다시 경기. 이 생활을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나라에 와서 남자복은 없어도 일복은 아주 터지는구나. 

도비는 양말을 받기 전까지 노예입니다. 그렇다면 내 양말은 언제쯤?

Sunday, October 13, 2013

추억

1. 멍하니 지나가던 날들이 이렇게 끝나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일요일이 되어 있었다.  거실 쇼파에 누워 밀린 예능을 보면서 과자 하나를 집어먹고, 다시 모니터에 눈을 떼지 않다가 또 과일 하나 입에 물고. 그러다 창밖을 바라보니 벌써 가을은 사라진 것 같았다. 맨체스터에 와서 한 달동안 적응하면서 이제 좀 안정찾고 그러던 때가 어제같은데 이젠 벌써 이곳에서 지낸지 일년하고도 한 달이 다 되어간다.

2.전화기에 카메라가 안돼서 이 모습을 담지 못하는 게 조금은 아쉽다.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카메라에 의존하는 사람이었나. 어느새 버튼 하나에 모든 걸 다 담았다는 듯 바라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게 된 내가 낯설었다. 

3. 무한도전에 이번주에는 이상하게 홍대 부근이 많이 나왔다. 그걸 보면서 학교다니던 생각도 많이 나고 한국 생각이 간절했다. 성은이랑 준기도 갑자기 오늘 페이스북으로 먼저 얘기하다보니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또 한 번 무너졌다. 나는 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다양한 삶의 경험, 더 넓은 세상을 보겠다던 패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냥 한낯 계약직 직장인으로 시들시들해져가는 내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4.1 준기랑 얘기하다가 대학교를 넘어 중학교, 고등학교때까지 돌아간 것 같다. 사실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준기랑 놀고 전화한 시간이 더 많았고, 대학에 와서도 한참 밥 혼자 못먹고 그럴 때 준기네 학교 근처에서 밥먹고 그런 적도 많고. 내 흑역사의 팔할을 알고 있는 친구라 그런가 오늘 더 짠했다. 원래 이렇게 서로가 오글오글대게 보고싶다, 얼굴 까먹겠네 이런 말하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개드립 막 날리는 그런 사인데 오늘따라 둘다 아주 장마철 댐 방류하듯 오글레임이 넘쳐났다. 

4.2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같은 학교 한 번 다닌 적 없고 동네도 완전 멀고, 얘 군대 제대하자마자 나는 다시 홍콩으로 날라가고 둘이 같이 학교 다닐만 하니까 난 다시 여기 오게 되고. 처음으로 20대 초반으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시 돌아가도 개풀면서 술먹을 거란 얘기에 얘는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취소했다지만. (근데 그때 내가 좀....) 

4.3 특히 2008년 2학기, 학점 바닥 달리고 과외 네 개 학원 알바, 축구장, 그리고 우승하고 여러 행사다니고 술먹고 놀던 거. 지금 똑같은 상황이 오면 그때만큼 재미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할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 

4.4 한국가면 닭발, 치맥먹기로 했는데 야밤에 갑자기 배고프네.

5.1 한국 친구들은 취업준비를 다 끝내고 이미 현장에 나서있는 친구들이 훨씬 많다. 그 고비를 함께 했더라면 더 많은 추억들을 공유할 수 있었을 텐데, 사망년이라고 불리는 삼학년도 외국에서 보내고 취업준비하는 동안 여기서 띵가띵가 노느라 또 한 번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돌아가더라도 이미 그 친구들은 직장인이 되어있을테고 난 다시 바닥에서 시작해야하니까 서로 다른 인생의 단계를 걷겠지. 그런 생각에 또 혼자가 되는 게 아닐까 무서웠다. 스트레스나 고민을 사람 만나는 걸로 푸는데 이젠 여기서도 거기서도 혼자가 되어가진 않을까하는 걱정이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었다. 이런 걱정이 또 다른 고민을 먹고 자라나 나를 먹어치워버리기 직전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 덕분에 오늘도 내 자신을 다잡는다. 

5.2 언제고 나를 기억해주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그거면 된 거 아닌가. 한국에서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예쁘고 좋은 추억들이 많다. 그 추억으로 조금만 더 버텨보자. 삼순언니, 생각보다 추억이 힘이 세네요. 

Wednesday, September 25, 2013

쉬고싶다

일 안할 때는 정말 밤새도 좋으니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9월 초부터 한글학교도 다시 시작하고 3주동안 7경기 커버를 하려니 죽겠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와중에 운동도, 요리도 해야하고 집 이사한 거 정리하고 다시 또 필요한 거 사고 그러다보면 하루가 끝난다. 요즘은 쇼핑도 귀찮고 그냥 먹을 거 사는 데만 돈을 다 쏟는 것 같다. 

회사에 핸드폰 놓고 왔다고 조나단이 자기가 가져다가 내일 주겠다고 하는데 아...나 정신 어디다 놓고 사나, 5파운드짜리 그냥 종이인 줄 알고 버리고. 

그래도 이젠 내가 뭘 하고 있는 진 좀 아는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다.

빨리 자야하는 데 일하다가 잘 타이밍을 놓쳐버렸네. 좀 더 일하다 그냥 늦게 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빨리 잘까.

이런걸 고민이라고 하고 앉아있으니 아까 계속 쳐다본 그 사람한테도 말을 못걸지 이 등신.

내일은 일좀 하자. 내 일, 회사일 말고 내 일!

Monday, July 1, 2013

월요일 아침

잠들기 전에 내일 뭐하지, 내일은 뭔가 생기겠지 하던 날들이 엊그제인데
요즘에는 빨리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잠들고 있다.

빨리 회사가고 싶다.
딱히 많은 걸 하는 건 아니지만, 가서 보고 듣고 그냥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

Saturday, June 29, 2013

2주차

지난 주말에는 안나언니네 노팅엄에 다녀왔다. 통장 문제가 생각보다 오래가는 바람에 집 못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언니 덕에 우선 디포짓이랑 이런 것도 다 해결하고 가벼웁게 내려갔다 왔다. 언니는 여기 먼저 있었으니까 모르는 게 생기면 항상 언니한테 슝슝. 그리고 항상 힘든 일이나 속상한 일을 실시간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가서 먹부림하고 술도 오랜만에 잔뜩 마셨더니 첫주에 일하면서 빠진 2킬로가 다시 고대로 쪄왔다는 게 함정이었지만.(전날도 팀 동료들이랑 맥주 3파인트 했던 것도 플러스)

떡볶이에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넣지 말고 오뎅, 양파,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설탕, 참기름 이거만 넣어야지! 이날 올란도&제시카 어머님이 김밥 싸주셔서 그거까지 가지고 슝슝. 이거 다 먹구 언니 친구 난 생일파티 갔는데 왜 내 홍콩에서 모습 보는 거 같고 짠.....했다


일요일 아침에 먹었던 프렌치 토스트가 너무 맛있어서 오랜만에 식빵 사왔다. 사오자 마자 이제는 소분해서 얼려놓고, 상해서 버릴 순 없다. 지퍼백을 샀더니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다. ㅜㅜ


지금 새로 이사온 집 테라스. 이날 그냥 날씨도 선선해서 여기서 한 오 분 앉아있는데 일끝나고 이렇게 집에 와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다시 배웠다.


프랑스에서 잘못 자른 머리는 복구가 되질 않는다...파리Aㅏ....ㅜㅜ


회사에는 스타벅스가 들어와있어서 프랍이나 그런 건 없어도 기본 메뉴는 다 가능하다.
이날 늦잠 자고 너무 힘들어서 핫쵸코 달라고 했는데 와 진짜 휩을 씹어삼켰다. 



 수요일이었나? 스태프들한테 샵 프리오프닝+드링킹 데이래서 갔는데 샴페인...하.. 그래도 한 잔 마시고 세르지오랑 또 떠들면서 왔다.

요즘 하는 일은 거진 다 번역이다. 사이트에 들어가는 모든 텍스트를 다 살펴봐야돼서 며칠 전까지 쿠키, 개인정보 이용내역 번역하다가 쿠키가 뭔지부터 시작해서 온갖 축구의 역사까지 다 배운거 같다. 스페인 선수인 줄 알고 뒤져보면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ㅜㅜ 스페인어 공부를 해야지. 아니면 유럽언어 하나는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느데 집에만 오면 요즘 피곤해서 뻗게 된다.

같이 사는 언니는 자꾸 나가자고 찡찡대고, 영국 싫다고 찡찡대고. 내가 저랬었나 반성중.



냉동고에는 얼려놓은 밥이 일곱 팩 남았다. 어제는 베이컨+파프리카+양파 넣고 볶았는데 신의 한 수는 치즈였음. 아 치즈느님이여. 이번 주 내 삶의 질을 올려준 두 가지는 치즈와 지퍼백이었다.

오늘 집에 와서 해먹은 거. 지난 주에 안나언니가 해줬을 때는 뭔가 더 건강한 맛이었는데 내가 한 건 그냥 무조건 많이, 듬뿍 넣어서 했더니 동네 니끼한 피자맛이 난다. 고구마 피자 먹고 싶을 때 자주 해먹어야지. 내일은 나쵸도 뿌려먹을까. 한 번 할때마다 계란 다섯 개가 들어가서 좀 비싸긴 해도 밖에서 사먹는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하면서, 오늘은 게다가 월급받은 날이니까. 계란 있는 거 다 넣어서 신나게 해먹었다. 

집에 와서 스트레칭 겸 운동 삼십분, 예능 두 편, 저녁먹고 샤워, 그리고 빨래 기다리면서 또 인터넷.

뭔가 해야할 것 같지만 요번주까지만 좀 쉬고.

월급날인데 돈 한 푼 안쓰고 집에 들어와서 이렇게 건전하게 지내다니. 내일은 나가서 영화라도 봐야겠다.

Wednesday, June 19, 2013

3일차

출근 3일차.

1. 첫날에는 리쿠르트 컴퍼니에서 나한테 연락을 안줘서 내가 직접 물어봤다.
"나 출근해?"

아홉시에 전화와서는 
"열시까지 출근해"

내가 힘이 있나.^^; 트램 정액 사고 구장으로 갔더니 면접때 본 러시아 아줌마 아냐, 스페인 친구(아니면 오빠, 오빠였으면 좋겠다) 세르지오, 그리고 나.

열한 개 국어라더니?
근데 맨체스터에 살고 있던 사람은 나랑 아냐밖에 없어서 먼저 올 수 있는 사람만 온다고. 나머지는 하나씩 올거라고 했다.

2. 첫날, 스타벅스 무제한에 감동먹었지만 ID 패스가 없어서 1층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찮은(?)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만 세 잔 먹었다. 점심도 못 먹고...근데 남은 샌드위치는 싸갈 수 있다고! 그래서 저녁 득ㅋ템ㅋ

3. 번역은 재미없지만 그래도 신기한 게 많다.

4. 첫날 출근하고 플랫메이트 마프랑언니는 나를 잡고 네 시간동안 떠들었다. 타지생활 외로운 건 알지만 난 출근도 해야하는데. 근데 얘기가 너무 다이나믹하고 언니가 거의 경극 수준으로 연기를 해서 그나마 졸지는 않았다.

5. 둘째날 중국인 왕 뭐시기. 이름 말해줬는데 기억도 안남. 그냥 중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나도 모르게 생긴건가. 

6. 스쿼드 번역하는 데 정말 토할뻔. 왜이렇게 이적은 많은 것이며 왜 이렇게 영어는 수사가 많은 건지 한국어에는 형용사가 많이 없어서 조금 힘들었다.

7. 바게트 샌드위치를 싸갔는데 먹고 꾸벅꾸벅 졸았다.

8. 끝나고 나오는데 로비 윌리암스 공연이 있었다. 사람이 정- 말 많았고 진짜 아 이게 영국 사람들이구나, 브릿팝이구나 하고 느낄 정도의 열기였다. 

9. 그것때문에 트램이 지연되서 나는 분명히 4시 30분 퇴근했는데 5시 퇴근한 세르지오랑 또 같이 갔네.

10. 점심시간도 내 마음대로, 출근도 자유자재. 외국 회사는 이렇구나 싶다.

11. 오늘은 채현이한테 아침에 편지를 보냈다. 런던에서 쓴건데 음, 지금에야 보내네. 일찍 나갈 수 있었는데 마프랑언니가 아침부터 또 붙잡아서 정말 아찔했다. 전 남편분이랑 재밌게 보내시지 왜 나랑 아침부터 영국 짜증난다고 하소연을 하시는건지.

12. 셋째날은 샌드위치 대신 샐러드. 현명한 선택이었다. 먹자마자 회의했는데 바게트 먹었으면 회의에서 분명히 졸았을 듯.

13. 근데 회의할때나 일할 때 신기하게 영어가 쏙쏙 다 들린다. 

14. 요즘 일상: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좀 노닥대다가 도시락을 들고 딘스게이트까지 걸어간 다음에(20분) 트램을 타고 피카딜리에 가서 다시 에티하드 캠퍼스로 가는 트램을 타고 회사에 들어간다. 탄산수를 뽑아들고 앉아서 일도 하다가 트잉여짓도 하다가 다시 또 일하다가 아냐아줌마랑 점심을 먹고 커피를 먹고 다시 오후에 일을 하다가 다섯시에 귀가.(네시반에 나오고 싶은데 다들 9:30-5:00을 선택) 집에 칼같이 돌아와서는 전날 만들어놓은 저녁을 먹고 세수하고 집앞 세인즈버리에 가서 다시 바게트랑 먹을 걸 사와서는 다음날 아침, 점심, 저녁을 만든다. 그리고 컴퓨터를 하다가 잔다. 뭔가 해야할 거 같은데 모래알처럼 시간이 부서진다. 

Wednesday, May 29, 2013

바쁜 일상

1. 전화 인터뷰
2. 인터뷰 (번역 테스트, 그리고 면접)
3. 폭풍 쇼핑(롱샴에서 여행용 가방, 그리고 맥에서 임패션드 지름)

내일은 다시 런던에 가야하고, 또 뭐드라..아 할일이 많으니 생각조차 안난다. 

붙고 싶다. 여기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그 일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아서 꼭 하고 싶다.

Wednesday, May 22, 2013

귀차니즘

여행기를 코멘트도 달고 남들처럼 훌륭한 블로그로 꾸며보고자 했으나


아르바이트만 다녀오면 힘이 빠지고 오자마자 런던, 런던-브리스톨, 런던-와이트섬을 왕복하는 죽음의 일정+서류크리가 아직 남아있다.
저렇게 올려만 놓으면 뭐 언젠가는 하나씩 달겠지.

노던쿼터에 빈티지샵 마음에 드는 데 많이 발견했다. 정말 여기서 6개월 더 살게 되면 살 원피스도 찜해놨음! 그러니까 운동을 해야지...하는데 



이런 걸 먹고 있으니 난 안될거야 아마

Friday, May 3, 2013

요리를 한다는 것

1. 이곳에 와서 매일 하루도 빼먹지 않는 것은 아침을 만들고 커피를 끓이고 점심을 만들고 커피를 끓이고 차를 끓이고 저녁을 고민하는 일이다.

2. 아침을 먹으면 점심에는 뭘 먹어야 돈이 적게 들면서 배도 부르고 살이 찌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사내 장정 둘이는 너끈히 먹어도 될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만들어 우걱우걱 삼켜댄 후 다시 이 탄수화물과 지방, 약간의 단백질들을 내보내려 헬스장에 간다. 헬스장에 간 와중에도 요리 레시피를 보고 다시 또 집에 와서 무언가를 먹고 마신다.

3. 배부른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고, 배가 가득하게 먹는 것보단 그냥 죽지 않을 정도로 커피나 한 잔 마시면 되던 삶이 요즘은 배를 채우고 또 채우고. 채울 수 없는 마음의 허전함 대신 배를 채우려는 건지.

4. 이곳에 와서 특징은 그 재료가 질릴 때까지 먹는 거다. 처음에 오트밀이 그랬고, 싸구려 소세지와 베이크드 빈, 싸구려 빵(정말 싸구려였음)과 가장 싼 재료들만 넣어 만든 샌드위치, 파프리카/양파 매실액 볶음, 프렌치토스트, 럼프스테이크, 시나몬 바나나 토스트, 가츠동, 그리고 지금의 바게트/치즈 토스트까지. 포인트는 설거지가 가장 적게 나오면서 돈도 적게 들고 고기 종류가 하나는 들어가야 한다는 것. 특가가 걸린 음식들을 주로 먹는다. 육식형 인간으로 태어나서인지 매 끼니마다 고기가 없으면 허전함을 넘어 짜증이 난다. 야채를 챙겨먹으려고 하긴 하는데 '그 돈이 있으면 고기를 더 먹고 말지' 하는 고기주의자의 본능때문인지 요즘은 야채 먹는 양을 체크해서 관리해야할 정도로 잘 먹질 않는다.

5. 한국에서 요리는 즐거움이었는데 여기서 요리는 살아가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나마 그래도 좀 덜 처절하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내가 뭘 하는 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가 뭘 먹고 싸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는 자기 위안이다.  

6. 가난한 사람일 수록 엥겔지수가 높다는 말을 뼈로, 아니 살로 실감하고 있다. 밖에 나가면 비싸고 배는 부르지 않으니 집에서 해먹고, 무언가를 하다보면 결국 하루는 지나가있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하는 과정은 즐겁다. 물론 한국 가스불과 집에 쌓여있던 팬과 재료들을 생각하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요리하는 건 글쓰는 것과 같다. 같은 재료로 같은 레시피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날 잠시 잠깐 다른 일을 해서 조금 더 졸인다던가, 배가 고파서 그냥 익혀야 할 재료를 계속 휘젓거나 양념을 무턱대고 더 넣으면 전혀 다른 맛이 난다. 글도 마찬가지다. 난 분명히 a는 b다라고 쓰려고 하다가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a는 c다를 넘어 거의 a는 f일까? 이정도의 방향으로 툭 달려가 버린다. 매일 똑같이 쓰고 똑같이 요리를 해도 그날의 그 순간은 반복될 수 없으니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 글쓰는 것과 요리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것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항상 새롭고 기대가 된다. 

8. 이제 요리도 좋지만, 글을 쓰고 싶다. 내 요리를 사람들과 나누어 먹듯, 내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Saturday, April 27, 2013

동그랑땡

주말엔 나 혼자 있으니까 한국 '가정'요리, 그러니까 김치전 불고기 이런 거 말고(물론 불고기는 우리집 단골메뉴다만)를 자주 해먹는 편이다.

며칠 전부터 동그랑땡이 너무 먹고 싶었다. 편식이 줄었지만 그래도 초딩입맛인지라 동그랑땡에 케찹찍어 먹는 걸 정말 좋아한다. 앉은 자리에서 스무 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중학교때부터 급식이 맛없다며 엄마한테 도시락을 싸달라고 징징대면 엄마는 항상 동그랑땡을 넣어줬다. 수능을 볼 때도, 재수학원에서 밥을 먹을 때도, 다시 두 번째 수능을 볼 때도 엄마는 내 도시락에 따뜻한 밥과 동그랑땡, 아몬드멸치볶음, 시금치나물을 넣어줬다. 뭔가 잘되고 싶다는 마음도 들고 빨리 뭔가 시험이든 면접이든 생겼으면 하는 바람인건지 동그랑땡이 정말 먹고 싶었다. 

보통 해외 나오면 해먹고 싶어도 못해먹는다는데 나는 생기면 바로 시작. 어제는 테스코에서 반값할인하는 돼지고기 간 것도 사오고 오랜만에 타이판에 가서 두부도 사왔다. 12월 이후로 항상 시티 센터 차이나타운만 가게 돼서 타이판 가서 오랜만에 막 사진도 찍고, 처음 왔을 때 생각도 좀 해보고 그랬다. 중국슈퍼가 좀 짜증나는 게 다 똑같은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여긴 이게 있고 저긴 저게 있어서 다 돌아다녀야 필요한 걸 다 살 수 있다. 물론 이젠 안먹고 테스코가서 스테이크 먹고 만다. 오늘은 뭔가에 홀렸는지 막걸리랑 청하를 30분간 만지작대면서 살까말까 하다 내려놨다.


코스트코가 별거 있나

블랙아이드 피스가 신기방기



라면은 진짜 종류별로 다 있다. 근데 일년에 라면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는 나한테는 별반 도움이 안된다. 

빼빼로 포장 왜때문이죠? 

먹고 싶었지만 30일까지 금주하겠다는 약속도 못지키면 진짜 한심해질 것 같아서 내려놨다.

오랜만에 그 길을 걷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이젠 모리슨도 안 가고 내가 뭘 먹을 수 있는지 뭐가 필요한 지 대충 익숙해졌는데, 익숙해지니까 딱 집에 가고 싶어졌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팠다. 그 길을 걷다보니 지난 겨울이 생각났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간 시간들이 떠올랐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가 별 감흥없던 삼겹살.

여기 와서 요리를 하게 되면서 느낀 건 기본으로 보는 레시피 블로그가 하나 있으면 엄청 편하다는 것. 면류나 양식은 잘 안먹고 (해봐야 스테이크 정도?) 한식에 반찬종류가 필요해서 보통 김진옥 아줌마껄 이용하는 편이다.

중국두부 firm한것 우리나라 두부 크기로는 한 모 반, 돼지고기 500그램(소랑 돼지 섞었던데 여기는 단위를 작게 사기가 불편해서 그냥 돼지만), 소금 1ts, 후추 한 핀치, 스프링 어니언 5개, 다진 마늘 한 스푼. (타이판에 가면 좋은 게 다진 마늘을 판다! 물론 너무 곱게 minced 된 거라 약간 다르긴 한데 이정도면 감사)

반죽은 두부 물 짜고 으깨서 나머지랑 섞으면 끝...인데 이게 쉽지가 않다. 두부가 한국두부랑 달라서 아무리 firm을 사도 firm하지가 않다.


우리집은 당근도 넣은 것 같은데 아직까지 없는 당근 찾아가며 먹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아서 패스. 

새로 보이길래 한 번 샀다. 이제 밥 비벼먹을 때도 이걸로 먹을 듯. 중국간장은 진짜 대륙 스케일로 짠데 한국 간장은 감칠맛이 강하고 일본간장은 좀 무거운 느낌.

그리고 밀가루 살짝 뭍히고 계란옷 입혀서 지진다.

근데 우리집 불은 정말 더럽게 약하고 팬은 더럽게 안좋다는 사실을 까먹고 거의 한 근에 가까운 반죽을 준비했으니. 이건 재앙의 시작.

남은 삼겹살이랑 냉동실에 있던 삼겹살까지 꺼내서 돼지 두루치기도 했다. 고추장1, 고춧가루1.5, 양파 반 개, 삼겹살 한 근 조금 안 되는 양, 얼린 마늘 큐브 하나(아마 밥숟가락으로 하나 정도?)

블로거들 신기한 게 어떻게 이 과정을 다 찍지?
다 하고 나니 큰 도시락으로 두 개, 작은 거 두 개(5개씩 들어가는 거) 그리고 내일 아침 먹을 거 5개+ 남은 계란물 지져놓은 거 하고 나니 끝.

...이 아니라 설거지 대박.
이거 하고 샤워하러 들어갔더니 뜨거운 물 run out...아 

씻고 나와서 다시 밀린 빨래를 돌려놨고 내일은 다림질도 해야한다. 셔츠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잘어울려서 한 번 빨면 거진 다섯 개? 그리고 옷을 다리지 않으면 안입어서 빨래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매일 아침 아빠가 셔츠를 빳빳하게 다려줬고 엄마가 빨래하기 전에 꾹꾹 밟아 널어서 이렇게 주름이 지는 줄도 몰랐다.

여기 와서 장조림할때도 그렇고 동그랑땡 할 때도, 오뎅볶음할때도 그렇고 엄마가 해준 반찬들을 하면서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실감하게 된다. 난 매번 왜 이렇게 반찬이 성의가 없냐며, 왜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빵을 구워주지 않을까, 왜 우리 엄마는 학교가 끝나고 나를 집에서 기다려주지 않았을까 투덜댔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장을 봐서 동그랑땡을 부쳤고 밤새 장조림 국물을 타지 않게 지켜보고, 오뎅을 먹지 않는 딸에게 오뎅볶음을 했다며 타박을 받아도 그냥 "그럼 다른 반찬 해줄게 잠깐만" 하며 다시 부엌에 들어갔다. 그것도 모르고 난 힘들게 부친 동그랑땡을 한 자리에서 다 먹어버리기도 했고 겨우내 시금치철에 시금치 나물이 빠지면 짜증을 부리기도 했고 가끔 국수나 수제비를 먹자는 엄마에게 "그럼 난 안먹어" 하며 방에 쾅 들어가버렸다.

한국에 가면 꼭 엄마한테 도시락을 싸드려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사실 난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른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요리 중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게 한 가지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빠 출근 할 때 빳빳하게 풀먹여 셔츠도 다리고, 아빠랑 같이 출근하고 싶다.

엄마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정말. 힘들고 지친다.



Friday, April 26, 2013

배우는 중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기본적인 예절과 개념, 위생관념

Wednesday, April 24, 2013

근육통

온몸이 너무 쑤셔서 파스를 뿌릴까 하다가 아로마 오일 보는 중.

아베다 블루오일 잘 안썼는데 아플때 바르니까 아 ㅠㅠ 눈물나게 행복하다.
바디샵까지 갈 힘은 없고, 그냥 집앞 오가닉 마켓에서 몇 개 사다가 부비부비 해야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침대에 누워서 자도 끙 소리가 난다. 아스피린 하나 먹어야지.

Sunday, April 21, 2013

보고싶다

엄마 아빠 보고싶다
집에 가고 싶다
멍청하게 뭐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