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29, 2013

감정노동

서비스업에서는 일할 생각도 사실 별 관심도 없었다. 고작해야 과외, 애들 가르치는 게 전부였고 대개 혼자 일하거나 혼자 글쓰거나, 아니면 내가 이끄는 그런 일들이 내가 경험한 '직업'이었다.

내가 피로감을 느끼는 건 감정노동을 갑작스레 과다하게 하면서 시작된 것 같다. 항상 웃어야하고 화가 나도 화내지 못하고 별 거지같은 말에도 하하 호호. 피곤한 미소가 항상 걸려있어야 한다.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공부를 안해서, 그냥 노력 안해서 이러는 줄 알았다. 갑이 아니었으면서도 갑을 꿈꾸면서 갑 행세를 했던 걸지도. 

이제 내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살기는 싫다.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기다리듯, 백설공주가 왕자님을 기다리듯, 나를 집어삼킬 것 같은 이 현실에서 구원받기를 바라며 한 자 한 자 또 서류를 써야겠다. 












골든타임 다음으로 빠져있는 태릉선수촌.
내 인생, 내가 주인공, 미친 개 짖자.

근데 이제 힘이 좀 빠지네.

Monday, January 28, 2013

피곤

오늘 여섯 시, 검정색, 그리고 시계가 행운의 아이템이래매?

나 다 있었거든.

근데 오늘 그 시간에 한 거라고는 키 없다고 운동하다가 스트레칭도 못하고 허겁지겁 뛰어나온 거였다.

소음좀 제발.

Saturday, January 26, 2013

The way I am

My sis's gone.

Walked around the city I hoped for, cried so badly.
And I faced this building which made me "Cry me a river" few months ago.



I cannot give up my dream job(not goal of my life though), but I also cannot give up life in UK. 

What should I do?
Getting exhausted, scared, frustrated.

I am still too young to make heavy decision of life.

Wednesday, January 23, 2013

방전

월화수 아침을 스트레이트로 일하고 오늘은 다시 열시부터 두시 반까지 일했다. 정말 이번주 월화수 소처럼 일했다. 그렇게 일하고도 100파운드를 못 벌었다는 게 참 슬프다.

내일은 런던에 간다. 여기 오고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런던에 가는 것 같다. 채현이가 오면 같이 많이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갑 사정은 채현이가 온다고 달라지지 않았다. 

간절하게 메일을 보내고 다시 페이스북을 찾아서 메세지를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감기는 더 심해져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감기덕분에 살이 빠져보기도 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저질렀는데 아무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 그런거,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정말 좋아하면 허둥지둥 좌충우돌 하면서 커나가는 그런거. 그런 걸 난 기대했는데 난 그냥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엄마는 내가 지치는 게 느껴지나보다. 아빠도 갑자기 뜬금없이 힘내라는 문자를 계속 보낸다. 솔직히 안지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더 좋은 일이 기다릴거라고 지치면 지는 거라고 하는 엄마의 카톡이랑 딸 힘내 라는 아빠의 카톡이 동시에 오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엄마랑 얘기하다가 요즘 바보처럼 자꾸 눈물이 난다. 엄마아빠한테 자랑스럽지 못한 딸이라서 속상하다.

돌아가면 창피해서 어떡하냐는 말에 남들한테 창피함을 먼저 찾기보단 내가 원하는 걸 먼저 생각하라는 말이 가슴에 쿡 박혔다. 굳이 고생하지 않더라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있을텐데. 난 도대체 또 뭘 하고 싶은 건가. 계속해서 고민만 된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이런 고민 안했겠지. 계속 페이스북이랑 메일만 확인하게 되고. 아 지금 짜증이 팍, 피곤해 죽겠는데 이것저것 하려니까 온몸에서 짜증바이러스가 밀려온다.

내가 여기를 온 게 실수였는지 행운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너무 어렵다. 정말 힘들다.

Sunday, January 20, 2013

long vacation

어제 소켓때문에 하루만에 찾아온 안정이 사라졌다.

드라이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날씨는 갑자기 추워지고 반갑지 않은 손님까지 찾아오면서 온몸은 노곤노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히터 빵빵한 방에서 자고 싶었는데 휴. 안돼겠다.

방이 너무 추워서 마루 쇼파에서 잤던게 화근이었는지 온몸이 뻐근하다. 정말 쪼그리고 잤더니 온몸이 뭉쳐서 아프다.

엄마가 한국 올래? 하고 말했는데 오기가 생겼다. 나 괜찮아, 하면서 엄마랑 얘기를 하는데 그동안 엄마가 겪었을 아픔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한국 오면 예쁜 옷 사준다는데 엄마한테 괜히 더 미안해졌다.

요즘 이상하게 피곤하다. 다이어리도 써야하고 영어공부도 좀 해야하는데.
근데 집에 안 있고 영화를 본 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정말 cheezy하고 아주 cliche로만 가득했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엔 딱. 거기다가 5th ave를 생각나게 하는 음악들이 아주아주 많았다. 물론 안나가고 집에서 있는 건 더 잘한 일.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죽을 먹고 메일을 보내고 운동을 가야지. 간절하게 써봐야겠다. 정말 간절하게.

살이 빠졌다고 하는 말에 저녁 안먹기를 조금 더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주일만에 그런 소리를 들으니 흠.

졸려서 빨리 자야지. 내일은 좋은 일만, 부디 이제 그만!

Thursday, January 17, 2013

for God's sake!

아침에(6시 17분) 팀장님이 "주현, 오늘 나올 수 있어?"
어제 분명히 내일 안가도 된다고 해서 알람까지 꺼놨는데 문자 소리에 깨버리는 내 자신이 경이롭다. 몸이 안좋아서 낮잠도 자고 결국 일도 못끝내고 쓰러지듯 잠든 상태라 일을 할 수 있을까 3초 고민했지만 나는 단돈 1파운드도 아까운 상황이니까 "일곱시 반까지 가면 돼나요?"

대충 아침을 끼워넣고(하지만 난 먹는 거에 엄청나게 공들이는 편) 나가서 일하고 모리슨에 갔더니 17파운드짜리 수세미가 없어! 야채도 없어! 결국 감기약만 하나 사들고 쫄래쫄래 다시 걸어왔다. 

집에 와서 글을 다 쓰고 나니 뭐라고라? 마감돼었다고? 장난? 17일까지래매? 내가 그 스트레스 받으면서(일은 하지 않았어도 스트레스는 동일하다) 했던 것들 어쩌라고?!

한 5초간 멘붕이 왔는데 침착하게 HR팀에 이메일. 나 제발 넣어주기만 해줘. 떨어뜨려도 억울해하지 않을게. 그냥 썼는데도 안됐다고 해줘, 못쓴거면 억울하잖아!

그러고 일을 쫄래쫄래가는데 이승철 목소리가 참 처연하다. 
서쪽 하늘에를 들으며 오늘 남은 돼지고기에 소주나 한 잔 할까 생각했다.
오늘 정말 너무 추웠고 꽁꽁 껴입었는데도 마음이 싸늘했다.

집에 오는 길에 에이 이미 끝난 거 차이나타운 가서 먹을거나 잔뜩 사다 먹고 자자, 했는데 딱 메일이, 우리 아직 마감 안끝남.(미국 회사라 출근 시간이 나 퇴근할 때였음)

너님들, 나랑 지금 밀당하나요.
다시 메일 보내서 야 근데 페이지가 안열려 했더니 친절하게 링크까지. THANK YOU SO MUCH!

차이나 타운 슈퍼마켓을 두 군데 돌아보며, 음 가격 비교. 그리고 이제 사과가 비싸지는 계절이 왔구나 슬퍼하며(모리슨 사과가 1.8에 죄다 2파운드. 앞으로는 키위 먹어야함.) 내가 좋아하는 TOFUYU랑 TOFU MUSH(이건 처음 사보는 거), 마늘, 그리고 계란!(단!백!질!)을 사가지고 집에 왔다. 쇼핑할 때마다 사는 건 빤하고, 이제 제일 싼 데 가격까지 써놓고 몇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산다. 처량맞지만 또 먹고 살자니 다 이렇게 해야하나 싶다.

급하게 부랴부랴 쓰는데 어머? 18일까지 연장? ^^; 다시 쓰는데 뭐 이미 낸 서류라니, 이게 무슨 말이오?! 또 다시 쓰는데 페이지를 보니 23일? 

울고싶었고 나중에 낼까 고민도 들었지만 지금 안내면 또 22일 밤에 엄청나게 짜증을 낼 게 분명하니까, 슝 내고 말았다.

CONFIRMING 메일을 받고, 배가 꾸륵대서 아 오늘 드디어 스트레스로 위염이 와서 저녁을 안먹겠구나 했는데 왠걸.





















위가 찢어져도 먹겠다는 나 이새끼 짱^^! 돼지두루치기는 진리, 저기에 소주 한 잔 하면 딱이겠다는 생각은 다 먹고 나서 들었음.(내일까지 나눠먹으려고 했는데....^^;)

잠은 충분히 잤으니, 운동이나 한 시간 하고 와야지 했는데 어머, 턱에 진짜 엄청나게 아픈 여드름이 났다. PMS인가요. 그리고 과식했더니 속도 안좋다. 먹고나서 후회하는 거 진짜 안좋은건데 말이야. 일곱시에는 나가서 운동을 해야지. 꼭이다 꼭.


Wednesday, January 16, 2013

먹부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인가, 도피인것인가
아침에 샌드위치를 거하게 차려먹고 아르바이트를 한 시간 하고 집에 와서 다시 토스트+밀크티를 해먹은 후 윙이 남기고 간 짜다 못해 입이 아린 도리토스를 한 봉지 다 먹었다.

아르바이트 두 시간은 오늘 지옥이었다. 특히 머리 상모돌리면서 웃다가 내가 제일 아끼는 데님셔츠에 고추장 뿌린 중국아줌마, 잊지 않겠다.

집에 와서 에세이 쓰려고 커피도 내려서 앉았는데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들었다. 결국 일어나서 침대에 가 전기장판 켜고 두 시간 정도 더 잤다. 마이 길티는 노코멘트. 감기때문에 코도 막히고 뱃속도 전쟁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난 왜 겨우 요거밖에 하지 못할까, 나는 왜 지금 이 상태밖에 되지 않는걸까. 나는 왜 왜 왜.

여기 와서 느낀 건 한인1세와 1.5세, 유학생, 2세는 다 다르다. 정말 계층이 갈린다고나 해야할까? 내 중국인 친구들은 아마 1.5세에서 2세? 이정도인데 그네들과 내 삶이 다른 것처럼.(그네라고 하니 선배님 생각나네.)

오늘 저녁에는 에세이를 다 쓰고 고기파티를 해야지! 했는데 먹부림을 한 후 잠들어선가 속이 미친듯이 울렁댄다. 내일은 기필코 고기를 먹고 말겠다. 지금은 전기장판을 내려놓고 일어나 커필르 내리기에도 힘겨운 몸뚱아리. 

마치 이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동앗줄인것 마냥, 매달리고, 매달리고, 매달리고. 
그래서 이 세계를 벗어난다면 나는 신데렐라처럼 행복해지는 걸까. 

things to do

1. essay
2. another essay
3. different essay
4. send them all

엉엉

Monday, January 14, 2013

스테이크

원래 소고기를 잘 안먹는다.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제일 좋아했는데 어제 갑자기 불현듯 소고기가 막 머릿속에서 맴돌면서 운동하고 있는데 너무 생각이 났다.

낮에도 고탄수화물 막 이래서 저녁에는 그래, 고기만 먹자 하고 테스코에서 돼지안심 한 팩, 소고기 두 팩(두꺼운걸로) 사왔다.
















시즈닝이고 뭐고 집에 타임? 이게 있길래 그거 뿌려도 보고 후추는 미친듯이 뿌리고(나는 피냄새가 너무 싫다) 소금은 살짝, 그리고 굽고 카라멜라이즈한 양파에 파프리카브로콜리 고추장볶음

우왕ㅋ굳ㅋ



어디드라, 거기 모리슨에서 사온 떨이 샐러드, 동생이랑 샀던 라임 잘라서 즙 뿌리고 비벼먹으니 나름 맛있더라. 레몬도 진작 그렇게 먹을걸 상해서 버렸네 아까워.




오늘은 아침 일곱시부터 아홉시, 그리고 열시반부터 네시까지(네시 반?) 일하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하고 너무 추워서 집에 와서 빵이랑 오트밀을 더 먹고(난 탄수화물 중독인 듯) 다시 나가서 박스나르고 하루종일 왔다갔다 했더니 진이 속 빠져버렸다. 손목이 후덜덜할 정도로 너무 힘들어서 운동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20p짜리 라커도 돈 냈지만 오늘은 그정도는 포기할 정도로 몸이 힘들었다. 

일하는 데서 커리+샐러드+밥+치킨 두 쪽 해서 저녁을 먹었는데 왠지 고기가 또 먹고 싶어져서 또 구웠다. 야채를 다 다듬을 기운이 없어서 양파랑 마늘만 볶음. 양파랑 마늘은 여기 와서 거의 매일 먹다시피 한다. 김치를 안먹으니 이런 거라도 있어야지 안그러면 죽을 거 같다. 나중에 접시 닦을 기운 없을 걸 아니까 팬 하나, 접시 하나만 써서 끝. 음료는 내 사랑 라바짜 . 커피를 마시면서 고기를 구우니 내가 무슨 이탈리아에 와있는 느낌(느낌만)




5분만에 굽고 또 5분만에 해치웠다. 생각보다 간단하기도 하고 오히려 이상한 빵먹는 것보단 이게 더 나을 것 같다.  올리는 도중에 마셰코 '박준우'님이 트위터 보내주심 *3* 

진짜로 한국에서는 소고기 잘 안먹었는데, 여기서는 왜 이렇게 맛있지. 이건 역시 광우병의 맛인가.

지금 멍하다. 서류 쓰는 게 하도 밀리고 기다리는 것도 너무 지쳐서인가.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먹고 먹고 먹고. 이제  기다리는 거 하나 내야할 거 두 개. 목요일에 낸거니까 딱 목요일까지만 또 기다리면 되는건데. 안됀건가. 이젠 탈락하는 게 더 익숙해진 것 같아 슬프다.

Friday, January 11, 2013

바쁨

여기 시험기간이라 다른 파트타이머들이 빠지는 바람에 졸지에 아침+오후까지 일하게 됐다. 뭐 나야 잉여잉여니까 돈 벌면 좋은 거지만.

하루종일 뭔가 혼이 나간 느낌이다. 화요일부터 시작했는데 금요일에 오니까 와 영혼이 빠져나갔다. 내일은 한글 학교에도 가야하는데, 오늘 공부는 하나도 못했는데, 어제는 너무 힘들어서 폭식하고 뻗어버렸다. 보통은 커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요즘은 커피를 마셔도 멍하다. 사실 커피를 끓일 기운 조차 없다. 

나는 몸이 피곤하면 화장실에 못간다. 거의 그랬다. 고등학교때도 그렇고 대학에 와서도. 여기 와서는 그런 적 없었는데 요즘 내가 나를 조금 푸쉬했던 게 이렇게 빡 몰려오나 싶다. 여기서는 엄청 편하게 딩가딩가였는데, 서류가 잘 안돼고 또 쓰고 또 잘 안돼고.

기자일이라는 게 나한테 안맞는건가? 내가 자질이 없나? 한국에서도 여기서도 나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건가? 혼란스럽다.

페이스북 어플을 폰에서 지우고, 컴퓨터로만 잠깐씩 하는데 좋은 것 같다. 


색도 분위기도 정말 좋아하는 뭉크의 그림.
누군가가 나를 저렇게 포근하게 감싸줬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한 요즘이다.
주말에 서류 더 쓰고 또 기다리고 기다려야겠지.

다음주에는 집안이 저것처럼 시퍼렇게 텅 비겠다. 추워진다는데 걱정이다. 

Wednesday, January 9, 2013

Gran Torino

마음졸이던 결과를 받았다. 결국 안녕,

운동을 끝내고 노곤노곤한 몸으로 오트밀을 먹고 사과를 오독오독 씹다 쌉쌀한 커피를 마시면서 Jamie Cullum의 Gran Torino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

이 영화를 봤을 때 회사였던 것 같다. 보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펑펑 울었다. 저런 고집이 내게 과연 있을까. 공화당 보수주의자 할아버지의 꼿꼿한 가시가 물러터진 나를 날카롭게 찔러댔던 기억이 난다.

오늘 갑자기 이 음악이 생각난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마지막 주머니에 손을 넣던 저 할아버지의 지독함이 나한테도 있는 걸까? 그럼 그 독을 나는 무엇을 위해 품고 있는건가? 내 삶의 driver가 뭘까, 난 뭘 하고 싶은걸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하는데 답이 보이지 않는다. 아빠가 갑자기 뜬금없이 밥은 먹었냐며 카톡을 보내온다. 기죽지마, 하는데 눈물이 났다. 

결국 이것도 나를 다 단련하는 과정인건가. 신이 있는지 정말 묻고 싶다.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간절하게 묻고 싶다.

Monday, January 7, 2013

사실,

나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
이곳에서 좀 더 많은 사건과 일들을 보고 글을 쓰고 싶고, 더 큰 무대에서 일하고 싶다.

이곳에 있는 게 싫은 게 아니라 지금 무능력한 내 자신이 혐오스럽고 싫었던 걸지도.

이곳에 더 있고 싶다. 조금 더 빨리 변하려고 노력했다면 달라졌을까.
하지만 지금이나마 시작한 게 어디냐는 생각도 들고.
다시 마음이 조급해진다.

Saturday, January 5, 2013

John

어제는 멍때리고 먹고 놀고 오늘은 Sheffield 가서 John을 만났다.

A Road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끊이지 않던 음악, 구불구불한 길, 편두통에 감기 몸살기운까지 겹쳐서 내리자마자 토할 뻔 했다.

John을 만나서 점심을 먹고 대학교 구경도 하고, 책이랑 프린트로 빽빽한 John의 책상을 보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변함없이 열심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예전 홍콩 생활도 생각났다. 

We are growing up, or grown. Everything changed.
아무 것도 예전과 같은 것은 없었다. 내 불안함과 불안정한 생활만 제외한다면 모든 사람은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나한테 이제 괜찮냐고 묻는 말에 갑자기 눈물이 나올 뻔 했지만, 꿋꿋이 잘 참았다. 2011년 5월 23일 새벽에 울던 그 때만으로도 충분했다. 맥주 한 잔, 그리고 아쉬운 헤어짐. 그래 이젠 우리는 더이상 South Tower에서 만나 술을 마시지도 못하고 같이 수업을 들을 수도 없다. 더이상 밥을 같이 먹자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그냥 모든 게 그때와 같지 않다.















집에 와서 결국 또 미련하게 다시 집어넣어봤다. 서류는 다 접수됐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결국 다 떨어진거잖아. 요즘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지 살도 찌고 두통에 피부 트러블까지. 악순환인 것 같다. 다운되지 않으려고, 힐링캠프에서 나오는 배우들처럼 내가 프림죽만 먹고 한 달간 살아야하는 그런 처지도 아니잖아, 하면서 나를 위로하지만 그 사람들은 꿈이라도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또 울고 싶어진다.

서류 기다리는 건 여섯 개. 아니라면 미련없이 가자.

I have been escaping reality, but I will be sucked into accepting reality at some point which means going back Seoul. And it's coming up soon. 

Thursday, January 3, 2013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동생은 오늘 아침 열한 시 코치를 타고 런던으로 내려갔다. 엉덩이가 짓무르는 여섯 시간을 보냈을 걸 생각하면 올 초 내 생각이 나면서 그냥 웃음이 난다. 와있는 일주일 동안 내 불안함과 막연함때문에 잘해주지 못한 게 자꾸 걸린다.

동생은 책을 세 권 들고 왔다.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기형도 시집, 그리고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애란 책은 다시 들려보냈다.) 우선 동생이랑 나랑은 취향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게 여기서 드러난다. 나는 김훈'선생님'의 주어와 서술어가 가득한 문장을 좋아하고 동생은 조금 나보다는 섬세한 문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김연수의 글은 (김연수씨는 어색하고 요즘 대개 쓰는 ㅁㅁㅁ작가 라는 말은 뭔가 이상하다. 아니 왜 직업이 호칭이 돼나. 내 친구가 의사되면 ㅁㅁㅁ의사 라고 불러야 하나?) 대책없이 해피엔딩 이후로 처음이었다. 산문집은 좋았는데 소설은 그 호흡이나 주제가 나랑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중간에 몇 번 내려놨었다. 난 김연수의 친구 김중혁이 더 좋고 젊은 작가중에서 최고는 천명관'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여튼, 동생이 떠나기전 며칠 밤부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에디 하민이건, 피노체트건, 우리 박선배건. 이명박선배라고 불평불만만 했지 실제로 내가 뭘 그렇게 잃었고 뭘 그렇게 투쟁했었나. 하다못해 내가 촛불이라도 들었거나 당비라도 내는 당원이길 했나. 그냥 나는 모든 것이 짜증스러웠고 구차해보였고 우스워보여서 깔봤지.

그리고 그 어떤 것이 둘러싸고 있더라도 거기에 나를 내맡기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감정적이다. 조그만 것에도 잘 휘둘리면서 정작 큰 일은 잘 알아보지 못하는 편이다. 감상에 빠지다보면 다른 것은 바라보지 못해 결국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된다. 올 연말도 그랬고 방금까지도 사실 그랬다. 지금도 별반 다른 건 없다만.

그냥 무던하게, 지금 이렇게 나와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기회일지 모른다. 물론 국제전화요금때문에 통장에 압류가 들어왔고 수중에는 단돈 5파운드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방인으로 살면서 다른 사회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저널리스트로서는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섬세한 시선의 이방인으로 살고 싶다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는데 지금 나는 그 자리에 서있는 거다.

추억은 결국 다르게 적힌다는 걸 안다. 홍콩에서 있으면서 매일밤 울며 지옥같다고 괴로워했던 시간이 지금 돌아보니 내 인생의 花樣年華라고 기억되는 것처럼. 지금의 일들도 나중에는 인생의 brightest side가 되어 기억되겠지. 

(+) 책은 역시 gym에서 읽어야 제일 잘 읽힌다. 집에 오니까 단 한 글자도 더 읽히지가 않아!

Wednesday, January 2, 2013

2nd

1. back in GYM!

2. TIME FLIES...

3. but when can I get the freaking frustrated results?

4. The Hobbit wasn't bad, but not so good as I expected for. I am quite sure I will wait another series though. hahahah, 

Tuesday, January 1, 2013

Life of PI

새해 첫날, 어제 먹은 라면이 과했는지 아침은 커피 세 잔, 그리고 (비싼) 사과로 떼우고
이리저리 뒹굴대다가 YAMCHA.



샤오롱빠오, 새우 덤플링, 그리고 챠슈빠오!
여기에 솔티에그콘지랑 이채현이 먹고싶다고 난리난리친 포크챠오미엔

배터지게 먹고 20파운드. 음 내 1주일 식비지만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열심히 흡입.
챠슈빠오랑 샤오롱빠오가 제일 맛있다. 콘지는 먹으면 배도 부르고 왠지 엄마가 끓여준 닭죽맛이 살짝 나서 조금 위로가 됀다.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랄까....(닭알수프이겠지만)

다 먹고 LIFE OF PI 보러 갔는데 ANG LEE는 천재인듯.
커피를 마셔서 중간에 화장실 가느라 3분정도 빠졌는데 스토리는 이미 다 아니까 뭐.
사실 스토리 자체가 흥미있는 건 아니지만, 그 영상, 특히 태평양 한 가운데 밤바다 모습은 무섭게 아름다웠다. 막 그 속에 빨려들어갈 상상을 하니까 아찔하면서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느낌?

마지막에 그게 당신의 엄마였고, 그게 요리사였고.....이 대사에서 어떤 게 아름답겠나, 이 얘기까지.

말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삶, 그리고 삶의 원동력. Richard Parker, 난 지금 그런 'something'이 필요하다.



저녁에는 뭐 사다 먹을까 하다가 결국 매운 거 먹고 싶어서 깻잎+버섯양파파프리카볶음+김에 쌀밥
매운 거 먹으니까 풀린다. 지금 조금 위장이 쓰리긴 하지만 느글느글한 매쉬드포테이토보단 이게 훨씬 맛있다.

내일부터는 다시 gym 시작! 아침 새벽에 가서 땀 흠뻑 흘리고 올 생각하니까 벌써 두근두근.

다음주까지 아무 것도 안생기면, 한국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정말 간절하게, 여기 더 있고 싶다. 
서울행이 아니라 런던행이 됐으면. 정말,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