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11, 2013

찌뿌드드

온몸이 찌뿌드드
해가 점점 길어지고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멍하다

Sunday, February 10, 2013

2013

몇 년 전부터 신정 말고 음력으로 새해를 보내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유럽갈 때도 일부러 그렇게 맞췄고 대부분 그렇게 정하고 나니까 남들 시끌벅쩍하게 새로운 거 시작할 때는 조용히, 그리고 조용히 지낼 때 혼자 더 조용히 지내게 되버렸다.

올해는 아직 잘 모르겠다. 신정, 구정까지 가족이랑 떨어져서 지내게 된 건 처음이었고, 아마 이게 마지막이 되길 바라는 중이지만.

슬럼프가 온 건 알고 있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 모든 게 다 아무런 가치없는 것들이 되버린 것 같다. 내가 참 초라하고 빛바래지는 것 같고, 버려진 장난감,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같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다. 스물 넷 다섯 여섯, 나이도 참 이제 복잡하다. 

서류 낸 거 하나, 낼 거 수두룩, 그리고 또 뭐가 있지?
다음주에는 일도 3일만 하는데 하 그럼 이제 또 생활비는 어쩌나.

그래도 이상하게,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아니 돌아가면 편해질 건 아는데,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될까.

그냥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어디론가 이끌고 있는 중인걸까?
무섭고 무섭고 무섭다.

난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언제부터 이렇게 겁도 많고 노력을 피하게 되버린 걸까. 
더 무서운 건 이 슬럼프가 얼마나 오래 갈 지, 아니 이렇게 살다 그냥 끝나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잘한다 잘한다 말이 아니라 그냥 아주 자그마한 결과라도 하나 얻을 수 있다면, 그러면 조금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해피 뉴이어, 뱀의 꼬리라도 되보고 싶은 한 해. 재밌게, 신나게,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힘겨움만 내게 다가오기를.


Saturday, February 9, 2013

한글학교

오늘 한글학교에서 드디어 첫 수업은 아니지만 내가 처음으로 반을 맡은 날.

유럽 한인 글짓기대회라 수업은 안했지만, 애들 글 쓰는 거 보고 가슴이 철렁한 게 몇 개 있었다.


1. 한국인은 우수한 민족 as 이스라엘.

이건 여기 계신 재영사학자분들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지만, 애들 입에서 "신에게 선택받은 이스라엘처럼 한국 사람들도 똑똑해요!" 라는 말을 듣는데 가슴이 얼마나 철렁하던지. 오래 계신 분일수록 한국인에 대한 아이덴티티로 먹고 산다는 기분이 강했는데 그걸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아니죠. 이스라엘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관점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신에게 선택받았다고 자기네가 말하는 걸 우리 애들한테 가르칠 필요가 있나요?

2.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 북한은 나쁜 나라.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 맞고 북한은 나쁜 짓 하는 건 맞는데, 북한 사람이 뿔단 악마는 아니란다 얘들아^^;
박 선배랑 선배님 부친을 민주주의의 영도자라고 여기기까지 하는 걸 보고 왐마....지쟈스.......정치적으로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틀렸다 하고 싶진 않지만 민주주의랑 이 둘을 연결시켜서 가르치고 다시 이걸 위대한 한국, 코리아 더 그레이트로 가르치는 건 아니죠.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휩쓴 것도 맞고 조수미, 정경화 위대한 거 맞고 삼성이 잘나가는 거 맞는데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아시아를 싸잡아 미개하고 북한은 악마로 표현해서 써놓은 글을 보고서 좀 많이 무서워졌다.



페이도 생각이랑 다르고(사실 페이 얘기도 제대로 안한 내가 바보) 토요일 아침마다 '교회'에서 수업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우선 소처럼 일해야지.

소처럼 일해야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현실.
서로인 스테이크는 사랑입니다 ♡
오늘은 떨이하는 팍초이에 남은 브로콜리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먹었다.
타임이고 뭐고 한국 사람 입맛에는 구운 마늘, 양파, 고추장이 갑인듯!




Wednesday, February 6, 2013

앞머리

앞머리가 있으면 어려보여서가 아니라 인상이 순해보여서(원래 인상이 매우 쎔, 아주 쎔, 존나 쎔) 여기 와서 고민끝에 2년 기른 거 2시간 튜토리얼 뒤져서 2분만에 자르고 나서 대 만족했는데, 어제 대 재앙.

그냥 똑같이 잘랐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뭐죠? 
갑자기 중딩스러워졌다. 아니 "난 중딩같아보이는 동안임"이라고 주장하는 20대 후반의 머리모양. 촌스러워졌다.

그래도 다행인건 난 머리가 엄청나게 빨리 자란다. 야한 생각 많이 해서 그런가. 하긴 이렇게 무미건조한 인생에서 생각이라도 야해야지, 안그러면 퍽퍽해서 어떻게 사나.


이런 머리를 하고 싶었는데, 이런 셔츠를 입으려고 내가 



이렇게 셔츠를 다 다려놨는데(자취생한테는 엄청난 일!) 내 머리는 7080에 패션도 7080.
울고싶다^^;; 머리 언제 길지.


오늘 아침에 프렌치 토스트 엄청 먹고 싶었는데(사실 피넛버터가 끌렸던 걸지도) 윙이 해줬던 홍콩식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다. 




프렌치토스트, 피넛버터, 허니, 
내일 아침에 먹고 만다.

근데 나 방금 닭 삶은 거랑 칩에 마요네즈 잔뜩 뿌린 거 한 대접이랑 토마토랑 또 뭐 먹었지.
낮에는 초콜렛도 먹고 넛 먹고 빵도 먹고, 아 아 아 PMS인건가. 근데 지금도 오트밀 한 대접에 피넛버터 살짝 얹어서 먹고 싶다. ㅠ.ㅠ



Monday, February 4, 2013

공황상태

요즘 나름 기운내려고 하는데 그냥 모든 게 또 피곤한 상태.
추위에 지독하게 젬병이라 일년의 1/4는 버리는 느낌이다. 영국은 여름도 춥다는데 나 어쩌지.ㅋㅋㅋ

틸 앞에서 갑자기 숨이 헉하고 막히면서 아무것도 안보이면서 뿌옇게 시야가 변할 때가 종종 있다.
여기가 어딘지 내가 누군지 생각도 안나고 그 손님 얼굴을 보긴 하는데 내 몸이 안움직여서 영국애가 나를 또라이처럼 볼 때도 많다.

일해야하는데, 글써야하는데, 그냥 자고싶기만 하다.

윙네 부모님 오시면 그냥 기분이 그렇다. 좋은 분이고 다 좋지만, 나도 엄마아빠한테 애교떨고 싶고 엄마 무릎에 누워서 낄낄대고 싶다. 아빠가 발라주는 생선살만 낼름 먹고 싶다. 

마작소리때문에 뇌세포가 다 터지는 느낌. 

Sunday, February 3, 2013

찾았다!

지갑은 didsbury kitchen에 있었다.

이런 등신아를 외치면서 반성의 의미+운동 대신으로 걸어갔다.
한 시간이면 걷는데 앞으로 한글학교 갈 때 걸어가야겠다. 그럼 하루 4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다.

중간에 화장실가려고 들렀던 맥도날드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정말 환한 얼굴로 노래를 흥얼대다가 나를 보며 미소지으시면서
"you are so beautiful, have a nice day" 
라고 해주셨다.

이렇게 오늘 또 한 번 내 영혼이 구원받은 것 같다.

벅스턴 다녀와서 유비언니 자기소개서 수정해주는데 그것도 글쓰는 거라고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

살자, 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글쓰자.

물욕

어제 한글학교를 갔다.
첫날 갈 때는 버스 타는 것도 어리버리해서 버스 타고 40분 걸렸는데 어제는 20분이면 도착. 교회문은 닫혀있고 시간은 40분이나 남고, 전날 술먹고 과식해서 아침은 굶자 했지만 그래도 배고파서 그냥 좀 싸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어제 저녁에 cornerhouse 멤버쉽도 하고 런닝머신 위에서 한참을 울고 나니 기분이 좋아져서 내가 좋아하는 폼 그득그득한 카푸치노에 양 엄청 많은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주문. 내 시급은 6파운드가 안돼지만 6.9파운드짜리 아침을 먹으니 엄청 죄스러운 기분이었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나를 위해 양보. 술먹고 두 시간 자고 일하러 나온 나한테 주는 선물!




음식도 엄청 맛있었고(사실 맛있어봐야 저건 요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커피 폼이 그득그득한게 어제 내가 주문했던 코너하우스의 커피랑은 차원이 달랐다. 근데 여기는 왜 코코를 뿌리지? 카푸치노는 시나몬 아닌가요?^^

여튼 어제 애들 가르치는 데 갔는데 거의 다 하프 코리안, 우리 보스의 따님은 엄청나게 활발. 내가 힘들어하는 타입의 애라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시급도 쎄고, 레퍼런스도 받을 수 있고, 우선은 뭔가 새로운 게 필요했던 참에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들이랑 웨더스푼에서 점심을 먹고(윽 고칼로리) 디즈버리의 부내를 느끼며 집에 왔다가 힘들어 죽겠지만 한 시간이라도 뛰자 하는 마음으로 운동을 갔다. 사실 집에서 자고 싶었는데 어제 카린이 새벽에 전화하고 나서 얼굴보면 짜증날 거 같아서 그냥 도망나온 느낌? 

그리고 운동 다녀오니 여섯시 반, 샤워를 마치고 윙이랑 다들 집에 가고 나니 일곱시. 저녁은 남은 밥에 고추장 쓱쓱. 저녁 안먹기로 했는데 아침점심을 다 잉글리시로 먹으니 속이 느글느글. 으웩. 

그리고 비극의 시작은 여기.
지갑이 없다.ㅋㅋ

카페에서 카운터에서 돈 낼 때 어 현금이 없네 하고 본 게 마지막, 난 분명히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에 없다. 한글학교나 카페에서 흘렸던 거 같다. 카페에 전화하니 영업은 5시까지. 헝.^^; 다행히 영수증이 있어서(데빗카드도 주머니에 있다) 돈 쓰는 건 걱정없는데, 한국 신용카드랑 어제 만든 멤버쉽, 멤버쉽영화권............나란 새끼 병맛 인증^^;; 가족사진에 시안 티켓, 그리고 맥도날드랑 네로에서 쿠폰 다 찍은 것도.........아......ㅠㅠ

근데 신기하게도 아무렇지 않았다. 이미 4달동안 20파운드 2장, 폰 두 대를 잃어먹고 다단계까지 끌려갔다 오고 나니 뭐 이건 무서운 게 없어. 한국에서 다시 신용카드 재발급해서 ems로 부탁 굽신하고, 사진이야 뭐 다시 인화하면 되고. 멤버쉽은 재발급 되겠지? (제발!)


그리고 왠지 모르게 교회에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음. 운세에 나는 이번달에 지갑이나 물건 잃어먹고 취업할 거라는데, 잃어버렸으니 취업만 남았다 하는 이런 근거없는 만족스러움이랄까. 아효, 이런 등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