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20, 2018

Year End 2018

올해의 키워드

건강
물리치료 받고 화상치료 받고 그것도 모자라 링거 맞고 별 짓을 다 했다.
3년만에 몸무게가 많이 불었다. 관리를 못하는 거다.
PT를 시작한 것과 별개로 식이 없이는 살이 더 찐다는 만고불변의 교훈을 얻었다.
하프도 뛰고 하반기에는 풀 뛰려고 했는데 하반기에는 숨만 쉬고 걷기에도 힘든 저질체력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이사
안녕 안양, 안녕 서울.
내 삶의 뿌리가 살짝 흔들리는 것 같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중앙공원 대신 불광천을 뛰고 있고, 지하철 대신 따릉이를 타고 합정역에 간다.
빈브라더스에 한창 매일같이 출석을 찍기도 했고, 신촌을 매일같이 지나다닌다.
축구 한창 보러다닐 때 상암 아파트들 보면서 "여기 살고 싶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 구는 아니지만 맞은편에서 잘 살고 있다.
이제 메세나를 지날 때마다 똑같이 빌고 있다.
메세나가 안되면 딜라이트 스퀘어라도 걸려라!

대학원
네 개 써서 네 개 붙었다. 어디 갈 지는 아직 고민중. 노딜 브렉시트가 다가오는 이 와중에 과연 그 나라에 가는 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인것인가......

히피펌
한 두 번 했나?
근데 하반기에 건강이 안좋아지면서 머리도 갑자기 훅 나가더라. 내년에 몸 좀 회복하면 다시 해야지.

사회생활
퇴사할 마음을 먹고 회사 사람들이랑 페이스북 친추를 다 했다. (결과적으로 아직은 안 했다.)
조금 더 일찍 친해졌으면 더 재밌게 일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
아빠는 이제 주말마다 부천에 가지 않는다. 할머니 때보다는 덤덤했고, 할머니 때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보내드렸다. 장례 마치고 이상하게 한 3주정도 할머니가 자꾸 꿈에 나와서 튀각이랑 케챱밥을 해서는 옥상 소풍가자고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먼 훗날 우리
- 중국의 기적이다. 성공과 사랑이라는 키워드 앞에서 '내가 돈이 없어서 떠난거잖아'라고 생각하는 남자와 '그게 아니라 그냥 그때의 니 모습이 싫었어'라는 여자 얘기는 global phenomena

만비키 가족
- 두 번 봤는데 처음엔 별로더니 오묘하게 자꾸 생각하게 된다. 지금 생각하는 사회와 제도의 붕괴- 여기에서 과연 어떤 답이 정답인지 나도 모른다. 처음에 싫었던 이유는 그걸 너무 기괴한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해서였는데, 담도 쌓고 브렉시트도 저모양 저꼴이 되는 시점에 이게 뭐가 그렇게 기괴한가 싶음.

쓰리빌보드
-지연된 정의에 대한 개인의 복수.부모의 분노도, 그리고 그 경찰의 허탈함도 이해가 가는 영화였다.

더 스퀘어
-탈조선 헬조선이 공감가지 않는게 나가는 순간 나는 인종차별까지 받게 될텐데?
숨막히던 나선형의 계단, 그리고 광장에서 느껴지는 숨막히는 공황
올해 제일 인상깊었던 영화
이런 얘기를 학술적으로 한국 케이스와 엮어서 논문 주제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언시 때려치고 책을 거의 안 읽었다.
인상깊은 책도 딱히 안 보였다.
논문 쓰고 싶어서 예술/문화계열 HK연구교수들이 쓴 책들 하나씩 읽는 중




외국 기업 면접 네 번, 신문에 나오는 글로벌 IT 기업 및 프로세스 느린 기업 힘듦
1년 사이에 지원 못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데 과연...?
fixer 일 상반기에 꽤 함, 광주도 다녀오고 사드도 보러가고. 2월달에는 탈북자만 만나고 다님.
PR 회사 통역, 이후로 블록체인에 회의적
번역일 수없이
본 회사 일 열심히
어시스턴트 일 시작하면서 투잡
컨트리뷰터로 영화 기고도 시작-부국제에서 인터뷰 함








여행도 작년보다 덜 간 편이고, 사실 기억에 남는 게 많이 없고 약간은 쉬어가거나 회복하는 한 해라서 쓸 게 적다.
상반기에는 정말 지루하고 힘들었고, 멘탈도 많이 흔들렸다. 하반기는 그나마 좀 여유가 생겨서 이것저것 해볼 여력이 났다. 그래서 뭔가 한 것들은 다 하반기다.

상반기에 일본 두 번, 홍콩 한 번, 싱가포르는 상반기 하반기 한 번씩.
해외를 안 나간 건 아닌데 3Q 이후에는 거의 일+지원서 준비하느라 건조하게 살았다.

내년 이때는 또 다른 도시에서 쌍욕을 하면서 이런 나라는 망해야돼, 이러고 있을 내가 보이지만.

아마 올해가 방황의 끝이 아닐까. 삶의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는 게 딱 올해였던 것 같다.

내년에 새로 시작할 내 모습은 어떨까. 내년의 내가 기대된다.

Monday, December 17, 2018

Mournday

1
월요일만 되면 계획을 세운다.

이전에는 다이어리/플래너를 분리해서 썼는데, 구글 캘린더를 쓰면서 스케줄은 그 쪽에 쓰고 주간 계획은 월요일 날짜 다이어리에 몰아쓰기 시작했다. 가방에 저널 하나가 줄어드니 왠지 미니멀리스트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것 같고 그렇다.


이번주 계획은 딱히 없다.
연말이기도 하고, 뭔가 계획들이 다 어그러져서 해야할 일들이 많이 사라졌다. 책이나 읽을까? 하다가도 피곤해서 덮어버리게 되고, 그렇게 쌓인 책이 벌써 수십 권이다.

이번주에 무조건 해야 할 일은 A 학교에 메일 보내기 (디포짓 연장좀....^^) B 학교에 메일 보내기 (너도 디포짓 연장좀....^^) C 학교에 메일 보내기 (디포짓 연장 좀.....^^;;)


오늘은 엄마랑 강연회를 가고 수요일에는 세컨드랑 영화를 본다. 화요일, 목요일에는 요가를 가고 금요일에는 집에서 같이 걸을까 남은 2회를 보면서 낄낄대며 자야지.



2
주말에 영화를 몇 편 봤는데 다 끝까지 보지 못했다.
잠을 제대로 못자고 근력 운동을 너무 격하게 했더니 견갑골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다.
(물론 이렇게 해봐야 별거 아니라는 걸 안다. 나는 운동 한 시간의 칼로리를 단 10분만에 nullify 할 수 있는 초콜릿을 방금 두 통 먹었다.)



3
영국을 갈 생각을 하면 좋다가도 갑자기 아득해진다.
나는 분명하게 내가 '행복할 이유'와 '불행할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좋아하는 전시를 맘껏 볼 수 있고, 좋아하는 공연장을 갈 수 있다. 칩스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을 드디어 만날 수 있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나를 불행하게 할 거다.

이를테면, 피부염 (아직도 영국에서 아토피 긁던 흉이 남아있다) 불면증 추위 위생관념 무례한 인종차별 향수병 평소에 먹지 않던 한식에 대한 애달픔 영국 시스템의 '효율성' 공부에 대한 빡침 영어의 한계 공고한 차이니즈 소사이어티의 벽 돈 걱정 체력 거지같은 집과 먼지 불편한 침대 큼큼한 곰팡이 냄새.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건데 (앞으로 더 쓸 수 있음)

공부를 해야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과 간극이 커서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에라스무스는 결국 안 썼고, 정말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잠깐 휴식이 필요한 건지 (쉬는데 1년치 연봉+a는 너무 크다) 모르겠다.

논문을 써본 적이 없어서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이 생각도 들고. 자꾸 몸이 아프니까 거기서 또 혼자 아프면 어쩌지? 이 생각도 들고.

생각이 많아지니 행동은 느려진다.



4
퇴근하게 전화좀 받아주세요....









Friday, December 14, 2018

석사 업데이트


지원한 학교 4개에서 모두 오퍼가 왔다.

좋으면서도 또 너무 이렇게 다 나와버리니까 이거 사실 사짜 아닌가 싶은 마음.


결정은 진작 했지만, 그래도 살펴볼 게 많으니 마음이 초조하다.

이번주 내에 우선 하나는 리젝하고 나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지.

Tuesday, December 11, 2018

감기

술병이 지나가니 감기가 왔다.
오랜만에 감기가 이렇게 심하게 와서 며칠간 앓아누웠고, 지금도 앓고 있다.

머리는 띵하고 모든 게 다 귀찮다.
매일 아침마다 빨리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잠 자는 시간만큼 아까운 게 없는데 지금은 몸과 정신이 별도로 움직이느 ㄴ것 같다.

몸이 안 좋으니 기분도 좋지 않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금방 피곤하고 집중이 되지 않아서 결국 또 꾸벅꾸벅 잠든다.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먹지 않아도 될 것들을 '당이 떨어진다'고 집어먹고 몸이 무겁다.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자꾸 이렇게 몸이 안 따라주니 속상하기도 하다.
그동안 내가 몸을 막 쓴거에 비하면 이정도 앓이는 별 게 아닐 수 있지만,
벌써부터 이렇게 조금씩 고장나는 게 보이니까 화가 난다.
아직 난 하고 싶은 게 엄청 많은데.


몸이 괜찮아지면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이제는 건강도 좀 더 챙겨야지.

Wednesday, December 5, 2018

석사 업데이트 05/12/2018

1
어제 Goldsmiths 사이트 접속이 안돼서 메일보고 난리쳤는데
오늘 다시 해보니 된다

들어가니 오퍼가 와 있다
생각보다 빠르네?




2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조금 더 찾아보고



3
수능 결과가 나왔나보다
신문 1면이 다 불수능 만점자 얘기다

불수능이라고 하는데도 만점자가 5명이라는 거 보면 이게 불수능인가? 싶다
수능에 만점이 나오는 게 기이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기본 2-3명은 깔고 가니까
누구에게는 쉽고 누구에게는 어렵고 이게 말이 되나?

사교육 받고 뭐 했다고 치는데, 우리때는 안했나?


4
수능 얘기로 다시 돌아와서
그때도 과에 대해서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는 alma mater에 대해 그렇게 불만도 없고 그렇게 또 좋은 것 같지도 않고
딱 중간의 입장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게 내가 하고 싶은 영역에 좀 더 깊은 공부를 해보지 못했고
점수와 대강 고등학교때 했던 공부랑 연결지어서 과를 선택했던 게 있어서
(물론 그게 나에게 준 기회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조심스럽다


A라는 학교는 나의 지리적 정체성을 학문이랑 결합시킬 수 있고,
지금까지 해온 걸 더 디벨롭할 수 있다
하지만 비싸고 내가 선택한 과가 학교의 중심은 아니다

B라는 학교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예술에 대해 좀 더 배울 수 있다
학비도 내가 낸 학교 중에서 제일 저렴하고 내가 하려는 분야에서는 영국 탑이다.
하지만 자의식 과잉을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런던 중심과 넓은 캠퍼스
하 고민이다

그 와중에 나는 언제 돈을 더 벌 것인가

Monday, December 3, 2018

반성

1
술이란 무엇인가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열심히 술을 퍼마셨다.
부드럽게 잘 말아넣은 소맥과 소주를 먹고 마치 '처음처럼' 또 먹고 그렇게 먹고
양갈비까지 꾹꾹 눌러 먹었다.

따지자면 정말 그렇게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술을 안 마시다가 갑자기 마시니 집에 와서 정말 훅 갔다.

오후 12시 36분까지 정확히 일곱 번 토해냈고 (꿀물이랑 헛개수 마신 것까지)
회사에는 얼굴이 창백한 채 앉아있다.

그리고 내 사랑스러운 아이폰은 지금 ktx를 타고 서울로 달려오고 있다. ^^
어제 폰을 잘 챙긴다고 해놓고 정작 충전기만 가방에 곱게 넣어서 집에 왔다.
왜 살까....

죄없는 내 친구는 내 알람 (5 am) 세 번에 하루가 길어졌다고 한다.
알람의 쓸모란 무엇인가.



2
공차기란 무엇인가

나는 왜 그깟 공차기를 보러 피같은 일요일 두 시간씩이나 달려 수원을 간 것인가
그리고 이 팀은 축구를 하려고 하는건가 축구가 원래 그런건가.
정말 수비가 지금 내 위장마냥 엉망진창 개박살이던데.
팀에 문제가 많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저렇게까지 '문제있음'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을텐데

마지막 경기라는데 음...
나는 쎄오에 대해 그렇게 특별한 감정이 없어서 (이상하게 그렇다)



3
다시 술이란 무엇인가
이 모임은 왜 항상 일요일 저녁에 만나서 술을 마시나.
축구가 끝나면 곱게 집에 가서 잠이나 잘 것을.

월요일은 왜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