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폰이 이 지경이 되니 정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술이고 클럽이고 뭐고 닥치고 돈 모아 G2가 지금 내 인생의 최대의 목표가 되버렸다.
2.
요즘 정말 정신이 없었다. 맨날 전날 닥쳐야 그 일을 하고 뭐 하나 끝내면 또 다른 일이 오고. 눈뜨면 월요일인데 다시 정신 차려보면 일요일 저녁인 생활이 한 3주간 지속된 것 같다. 회사에서 표정은 사라지고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면서 다이어리는 몇 장째 텅텅 비어있다.
공과금내는 것부터 집세, 이곳저곳 돈 보낼 걸 다 보내니 벌써 월급 반이 훙 사라졌네. 남들한테 시티 일한다고 하면 '돈 많이 벌겠네'가 제일 먼저 나오는데 음 내가 정말 웃고 말지요.
야근이 끝나고 돌아오면 집안 구석구석이 너저분하고 고장난데도 많아서 사소한 데서 짜증이 난다. 이 집이 내 집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사건건 문제가 생기고, 이걸 왜 내가 해결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발끝부터 차오른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집 키를 잃어버리지를 않나, 화장실 수리한다고 해놓고 욕조는 엉망으로 만들어놓질 않나.
지금 제일 문제는 나랑 같이 사는 사람들. 내 성격이 모난 건 맞지만 또 이렇게 짜증을 낼 줄이야. 아니면 내가 머리카락 강박증이 있는 게 분명하다. 여자 셋이 살다보니 바닥에 정말 머리카락이 한 뭉텅이로 굴러다니는데 나만 이게 보이는건가? 왜 내 머리카락도 아닌 게 내 방으로 와당탕 굴러와서 새벽에 움찔하게 하는거지.
여하튼 지금은 최대한 참고 웃으려고 하고 있지만 그 짜증이 엄한 회사 동료한테 터져서 그게 문제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도 회사 동료긴 하지만.) 세르지오 미안, 내가 요즘 좀 예민해.
3.
다시 회사 얘기로 돌아오면 할 말은 많고 머리는 아파온다.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잔인하구나 싶을 정도로. 누군가가 없을 때 뒤에서 비수를 꽂고 앞에서는 웃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지만 인권, 권리를 주장하던 그 입에서 그런 식으로 말이 나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어제 경기 120분동안이 거의 120시간이나 되는 것 마냥 견디기 힘들었다. 전날 술자리에 괜히 갔나 싶고, 사람에 지친 상태?
경기가 계속 많아지면서 일정도 왔다갔다하다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프리즈도 결국 포기하게 됐고 회사가 끝나면 정말 녹초가 돼서 집에 와 텔레비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운동이 뭔가요, 요즘 다시 몸무게는 최고점을 찍으려 달려가고 있는 중.
4.
그러던 와중에 이번 오퍼는 뜬금없이 찾아온 기회라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이 나라에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이걸 해야하나 싶다. 지금도 이렇게 바쁜데 또 일을 늘릴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다 해낼 깜냥이 될까 싶다. 풀타임은 아니라지만 영화에 관련된거면 따로 내 시간 내서 영화를 봐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깐.
워킹홀리데이 수기도 쓴다쓴다 해놓고 겨우 마감 직전에야 대충 때려넣은데다가 한글학교 준비는 손댈 엄두도 못내고 있다. 애들이 점점 느는 게 보여서 더 많이 가르쳐줘야 할 때인데 지금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 회사 일은 말도 말아야지. 내가 뭘 주도적으로 할 그런 상황이 아니다. 야근만 안하면 감사.
그래도 '영화'라는 두 글자, 아니 영어였으니 MOVIE라는 다섯 글자에 다시 마음이 뛰었다. 부산에서 밤새서 영화제 줄을 서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 아카이브를 다 뒤져서 하나하나 다 영화를 보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라는 말의 어폐를 지금 몸서리치게 깨닫고 있지만 그래도 영화라면 한 번 다시 해보고 싶다.
5.
할로윈이고 뭐고 지금 할 일이 태산인데 술이 넘어가나. 두통약을 오늘만 해도 다섯 알은 먹은 것 같은데 머리가 아직도 깨질 것 같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폰이 이 지경이 되니 정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술이고 클럽이고 뭐고 닥치고 돈 모아 G2가 지금 내 인생의 최대의 목표가 되버렸다.
2.
요즘 정말 정신이 없었다. 맨날 전날 닥쳐야 그 일을 하고 뭐 하나 끝내면 또 다른 일이 오고. 눈뜨면 월요일인데 다시 정신 차려보면 일요일 저녁인 생활이 한 3주간 지속된 것 같다. 회사에서 표정은 사라지고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계속되면서 다이어리는 몇 장째 텅텅 비어있다.
공과금내는 것부터 집세, 이곳저곳 돈 보낼 걸 다 보내니 벌써 월급 반이 훙 사라졌네. 남들한테 시티 일한다고 하면 '돈 많이 벌겠네'가 제일 먼저 나오는데 음 내가 정말 웃고 말지요.
야근이 끝나고 돌아오면 집안 구석구석이 너저분하고 고장난데도 많아서 사소한 데서 짜증이 난다. 이 집이 내 집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사건건 문제가 생기고, 이걸 왜 내가 해결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발끝부터 차오른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집 키를 잃어버리지를 않나, 화장실 수리한다고 해놓고 욕조는 엉망으로 만들어놓질 않나.
지금 제일 문제는 나랑 같이 사는 사람들. 내 성격이 모난 건 맞지만 또 이렇게 짜증을 낼 줄이야. 아니면 내가 머리카락 강박증이 있는 게 분명하다. 여자 셋이 살다보니 바닥에 정말 머리카락이 한 뭉텅이로 굴러다니는데 나만 이게 보이는건가? 왜 내 머리카락도 아닌 게 내 방으로 와당탕 굴러와서 새벽에 움찔하게 하는거지.
여하튼 지금은 최대한 참고 웃으려고 하고 있지만 그 짜증이 엄한 회사 동료한테 터져서 그게 문제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도 회사 동료긴 하지만.) 세르지오 미안, 내가 요즘 좀 예민해.
3.
다시 회사 얘기로 돌아오면 할 말은 많고 머리는 아파온다.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잔인하구나 싶을 정도로. 누군가가 없을 때 뒤에서 비수를 꽂고 앞에서는 웃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지만 인권, 권리를 주장하던 그 입에서 그런 식으로 말이 나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어제 경기 120분동안이 거의 120시간이나 되는 것 마냥 견디기 힘들었다. 전날 술자리에 괜히 갔나 싶고, 사람에 지친 상태?
경기가 계속 많아지면서 일정도 왔다갔다하다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프리즈도 결국 포기하게 됐고 회사가 끝나면 정말 녹초가 돼서 집에 와 텔레비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운동이 뭔가요, 요즘 다시 몸무게는 최고점을 찍으려 달려가고 있는 중.
4.
그러던 와중에 이번 오퍼는 뜬금없이 찾아온 기회라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이 나라에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이걸 해야하나 싶다. 지금도 이렇게 바쁜데 또 일을 늘릴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다 해낼 깜냥이 될까 싶다. 풀타임은 아니라지만 영화에 관련된거면 따로 내 시간 내서 영화를 봐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깐.
워킹홀리데이 수기도 쓴다쓴다 해놓고 겨우 마감 직전에야 대충 때려넣은데다가 한글학교 준비는 손댈 엄두도 못내고 있다. 애들이 점점 느는 게 보여서 더 많이 가르쳐줘야 할 때인데 지금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 회사 일은 말도 말아야지. 내가 뭘 주도적으로 할 그런 상황이 아니다. 야근만 안하면 감사.
그래도 '영화'라는 두 글자, 아니 영어였으니 MOVIE라는 다섯 글자에 다시 마음이 뛰었다. 부산에서 밤새서 영화제 줄을 서기도 하고 학교 도서관 아카이브를 다 뒤져서 하나하나 다 영화를 보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라는 말의 어폐를 지금 몸서리치게 깨닫고 있지만 그래도 영화라면 한 번 다시 해보고 싶다.
5.
할로윈이고 뭐고 지금 할 일이 태산인데 술이 넘어가나. 두통약을 오늘만 해도 다섯 알은 먹은 것 같은데 머리가 아직도 깨질 것 같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