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30, 2015

11월 30일

이제 올 한해도 52분만 지나면 한 달만을 남겨놓게 된다.

여름에 걱정하던 "가을에 바빴으나 겨울엔 다시 추워지는" 상황이 거의 92% 확정인 지금, 남은 31.2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뭔가를 쥐어짜는 중이다.

그간의 상황을  짧게 요약하면 8월에 갑자기 뜬금없이 면접을 보고(떨어진 줄 알았는데 이틀 전에 붙은 걸 알았다...) 바로 10시간 후에 싱가폴 출장을 갔다. 9월에는 자소서-시험-자소서-시험의 반복이었다. 10월의 꽃, 부산출장때는 영화도 좀 보고 회사 사람들도 만나고...클라이언트랑도 이제 두 번째 인사도 했으나 정작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와 배우는 구경도 못하고 (이건 어째 매년 반복) 돌아오자마자 다시 시험을 보고 며칠간 실무평가, 그리고 최종면접도 보고 그 결과로 멘탈을 아주 잘게 빻았다. "ㅋㅋㅋㅠ"으로 요약되려나.

그때 만난 사람들이랑은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고 그때 마음고생을 하면서 정말 처음으로 '밥도 안넘어가고 잠도 안오고, 술도 못마실 정도로' 멘탈이 바스라지는 꽤 괜찮은 경험도 했다. 사실 되게 의욕적으로 뭔가에 눈에 불켜고 으쌰으쌰하게 덤비는 타입은 아니라 이번에도 덤덤하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그래도 속으론 꽤 속상했는지 아직도 그 회사 건물을 보면 기분이 묘하다.

덕분에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제일 치열하게 고민한 한 달이었던 것도 같다. 사실 자소서를 쓰면서 대충 '요식행위'처럼 그냥 그 회사에 맞는 말을 쓰려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자소서의 나와 진짜 내가 분리되는 그런 상황까지 겪어봤다. 나는 엄청 재밌게 살고 싶은 사람인데 되도 않는 가오를 잡고, 뭔가 거창한 그림을 그리려고 객기를 부렸더니 나중에는 그 밑바닥이 다 보이는 그런.....?

인생이 재미없어진 순간은 내가 대충대충 힘을 빼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위태롭게 하루를 전쟁처럼 살더라도 치열하게 재밌던(이라고 하지만 눈물콧물 다 쏙 빼놓을 정도로 힘들던도 포함) 그 때가 많이 그립다. 

Monday, July 27, 2015

중국어

중국문화과 나오고 홍콩에도 두 학기 있었고 주변에 중국어 하는 사람이랑도 살고 그랬는데 왜 나는 중국어를 이렇게 못할까..

1. 시험에 필요한 발음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음...(친구는 다 홍콩, 캔토, 아니면 타이와니즈)
2. 친구들이랑은 영어로 말함.
3. 시험에 열정적이지 않았음.
4. 결론적으로 내가 바보..


아 진짜 6급은 번역해놓으면 이게 무슨 개소리야 싶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얘기를 써놔서 재미 없다. 차라리 예전에 시티에서 일할 때 중국 기사 읽고 공부하는 게 훨씬 나았다.
(그래서 그런지 축구 용어는 꽤 익숙하다.)

토익이나 토플은 그래도 말이라도 되는 텍스트인데, 정말 HSK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예시문을 들어놔서 읽다가 성질이 난다. 예를 들면 어떤 할아버지가 동네에서 떠드는 애들때문에 짜증이 나서 첫날 걔네한테 5콰이를 준다. 너희를 보고 엄청나게 힘이 난다, 젊어진 것 같아!^^ 이러면서. 그리고 둘째날은 2콰이, 셋째날은 2마오였나? 주니까 애들이 '우리가 이정도밖에 안되는 줄 알아요? 떠드는 게 얼마나 힘든데!' 하면서 화내고 사라짐.
여기서 문제,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1. 인내심이 큰 사람 2. 지혜로운 사람 3. 젊어지고 싶어지는 사람 4. 시끄러운 걸 좋아하는 사람.

정답은 2번!

이 무슨 개소리냐.....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하루종일 풀고 있으려니 머리가 지끈댄다.

그리고 친구들은 (네이티브) 왜 이런 걸 풀고 있냐고........ 그걸 나도 알았으면 좋겠다. 얘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헛웃음. 저녁 내내 문제 풀었는데 단어가 머리에 안남아! 아!아!아!!!!!!!!!

요즘 공부는 하는데 이게 뭘 위한 공부인지 1도 모르는 상황이라. 좀 예민하다.
빨리 뭔가 손에 잡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래알처럼 잡으려고 해도 미끄러지는 기분.

Wednesday, July 22, 2015

덜 빛나는 정리

며칠전에 알라딘에서 산 책 중에서 가장 빨리 읽고 가장 빨리 알라딘 중고 서점으로 넘어갈 책.

이 책이 의미없다는 게 아니라 정말 실용서답게 필요한 문구 몇 가지만 정리하고 나니 이 책의 논지대로 버릴 지 남길 지를 선택한 결과다.

이 책은 정리의 목적을 이상적 생활이라고 한다.
나도 꽤나 물건을 쟁이고 (화장품) 쌓아놓고 (옷) 쑤셔넣는(서류들) 스타일인데 최근 몇 년에 두 번 정도 크게 이사를 했더니 어느 정도 이 습관은 줄었고 삶은 조금 더 단순해졌다. 안 보는 책은 무조건 알라딘으로 직행이고 안 입는 옷은 운동가기 전에 한 번 입어보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빨라서 리사이클 박스에 넣어버린다. (사실 아직도 홍콩에서 보낸 짐도 안 푼 게 조금 있고 영국 가기 전에 쌓아놓은 무더기들이 나를 노려보지만, 이것도 어느 샌가는 다 버리겠지...)

어제 마음먹고  정리를 했다.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부터 안 입는 옷, 신발, 포럼 자료, 통장 사본같은 게 끊임없이 나왔다. 끊임없이 읽고 찢고 담고 버리고 다시 서랍을 열면 또 같은 작업의 반복. 그래도 여기는 좀 빨리 진행된 편이다. 옷이나 화장품, 책 이런 건 버리기 쉬운데 내 얼굴이나 다른 사람의 얼굴이 들어간 사진은 좀 버리기도 찝찝하고 처리도 애매하다. 특히 ('Long time ago, I was '개덕후' 임을 인정하고, ) 정말 전국 축구장에서 찍은 사진들과 이런 것들...은 버리기가 찝찝하다. 그때의 추억으로 갖고 있기에는 이미 차고 넘치고, 그리고 추억은 머릿속에서 'fantasized'되었을 때만 아름답지 사진같은 '자료'로 확인하면 그 미화된 기억마저 사라지게 된다.

책에서 본 대로 기억 안나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 (진짜 곰곰히 생각하고 한 10분 후 다시 봐도 이름이 절대 기억 안나는)은 미안하지만 잘게 찢어서 버렸다. 그리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여러 개 찍은 사진 중에서는 하나만 남겼다. 동아리에서 찍은 사진, 베이징 수학여행에서는 무슨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은 건지 찢는데 손이 얼얼할 정도.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축구.
찍스, 스냅스와 인스탁스 필름에 쏟아 부은 돈을 생각하면 아마 DSLR 한 대 값은 나오지 않았을까.....열심히 찢고 찢어도 사진은 계속 나오고. 인스탁스에 폴라로이드에....아마 영국 가기 전에도 한 번 이렇게 버렸는데 또 나오는 걸 보면 왜 이랬을까라는 후회보단 그때는 참 재밌게 살았구나 하는 부러움이 든다. 아마 뭔가를 또 이렇게 좋아하긴 어렵겠지. (But never say NEVER)

기성용이랑 찍은 (아무리 내가 지우고 지워도 이제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오는) 그 사진은 왜 이렇게 많이 굴러다니는거지.

앞으로는 모으는 건 통장에 찍힐 숫자들 뿐이겠지. (모여라 제발...) 생각하니 나이가 든 것 같기도 하고 벌써부터 삶의 재미가 50%는 감소한 것 같은 기분이다.

Friday, July 17, 2015

독서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서는 모든 게 이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하려고 보니 책을 읽는 성향이 대강 잡혔다.

1. 여자 작가의 글을 읽지 않는다.
2. 수사여구가 긴 글을 읽지 않는다.
3. 최근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글은 읽지 않는다.
4. 원서의 경우 죽어라 원서를 읽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5. 실용서를 읽지 않는다.

이 중 크게 작용하는 문제점은 3번과 4번인데 특히 토마 피케티의 '자본론'은 영국에서 사와서 아직 1/3도 못읽었지만 절대 원서로 읽겠다는 다짐하에 여전히 낑낑대고 있다. 3번의 경우, 일찍 읽었어도 좋았을 책을 묵은지처럼 묵혀서 신선한 내용을 아주 새롭지 않게 읽는 경우.. 그래서 이번에는 좀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1. 경영의 모험- 존 브룩스
2.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다니엘 튜더
3.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 곤도 마리에
4. 중국인 이야기1 - 김명호

알라딘에서는 처음 사보는 건데 이게 은근 중독성있다. 섹션별 사은품을 뭐받을까 하나 더 채우게 되고 (메쉬백이 갖고 싶어서 1, 3을 채웠다) 금액 사은품을 받으려고 계산기를 두드리지를 않나. (사실 중국인 이야기는 읽은 적 있어서 살까말까 하다가. 배트맨 북엔드...^^!) 다니엘 튜더의 책은 3, 4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건데 사실 특파원에 대한 환타지가 깨진 지도 좀 됐고, 너무 언론에 많이 나와서 이게 새로운 내용은 있을까 하면서 넣었다 뺐다를 했는데 이 책을 사야 북엔드를 준다.... 알라딘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리고 나한테 '새롭다'라는 건 '대충 들어본 적 있고 신문 기사에서 몇 번 읽어본 적은 있으나 10분 이상 대화를 나누면 밑천 나오는' 내용이라는 걸 최근에 깊게 깨달아서 "이건 잘 아는 것 같은데" 하는 내용도 다 샀다.

알라딘이 이런 건 좋은데 확실히 배송은 교보보다 느린 것 같다. 그래픽 노블 중에서 <중국인 이야기>를 사려고 했는데 알라딘에서는 물류 창고에서 오는지 꽤 걸렸고 교보는 바로 직배송이 되는 것 같았다.


당분간은 내 안에 이야기를 쌓는데 노력하려고 한다. 공부든 지금 하는 일이든 (든인가 던인가? 헷갈리네) 내 밑천이 없으니 요즘 뭘 해도 임시방편으로 땜질해놓은 기분이다.  

Tuesday, June 16, 2015

할머니

파리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할머니가 가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할머니는 정말 아기처럼 작아져 있었다.

영국에 가기 전에도 그랬고 이번에 잠깐 파리를 다녀올 때도 그랬고 항상 할머니는 어디 가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랬지만.

아현동에서 할머니 손에 자라면서 사랑도 많이 받았고 추억도 많다. 이를테면 내 입맛 (생선을 먹지 않음, 케찹을 좋아함)은 그때부터였다.어릴 때 물사마귀대문에 할머니 손잡고 병원에 가던 기억, 완두콩밥에 케찹을 뿌려 옥상으로 소풍갔던 기억. 아현동 집 옥상 한 귀퉁이에 텃밭들.

후회도 많고 허무하게 지나간 일들이 많아서 기분이 무겁다. 공원길에서 꼭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그 시험도 너무나 허무하게 망쳤고, 생활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냥 이렇게 끝인걸까 무섭다. 

Friday, May 22, 2015

May23

살면서 아마 이만큼 다시 울 날이 올까.

정말 너무 좋아했던 사람들을 '다시 못보겠지' 하고 펑펑 울었는데..


지금 감정이 너무 요동친다.
이럴 때가 아닌데.

Friday, May 8, 2015

여행

이렇게 몰아쳐 가는 여행도 이젠 못해먹겠다..

날씨라도 좀 좋으면 더 바랄 건 없을텐데.

애증의 파리. 이번에는 부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