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상륙작전 스코어가 생각보다 괜찮다. 625 향수라고 하기엔 관객 스코어가 2030이 압도적이다. 날씨가 더워서 가성비 제일 높은 휴가로 영화관이 딱일 수도 있다. 이걸 놓고 뭐 할배들 동원했다느니 하는 소셜미디어 글 보면 좀 피곤하다.
그냥 돈 만원 주고 시간 떼우기에 제일 좋은 게 영화말고 어딨나.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그렇게 예술영화를 찾았다고 '개봉되서는 안될 영화'느니 뭐 이런 말 하는지.
사실 극장이라는 시장에서 처벌받아야할 건 유료시사회같은 꼼수 피우는 영화지, 영화에서 (도덕률의 법칙 아래에서) 무슨 내용을 만들건 그건 감독 마음이다.
나도 리암 니슨이 한국 영화 나온 게 신기해서 극장에서 다시 볼 예정. (물론 조조로.)
2.
영화를 보면서 싫어하는 말은 '이건 꼭 봐야 하는 영화', '꼭 잘돼야 하는 영화'다. 이런 영화는 결국 영화를 '정치수단'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에 논란된 영화들을 보면 결국 PC함에 갖혀서 영화는 선동이 되고 다큐가 되고 그렇게 아무것도 안남는 영화가 허다했다. 최근 나라가 하수상해서 그런 영화가 몰아쳤는데, 사실 매우 많이 불편했다. 시나리오도 별로, 앵글도 별로, 하지만 우리는 착한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으니 꼭 봐주세요 이런 느낌이라.
나는 영화를 보러 돈을 내고 들어가고, 그 영화가 끝나고 나서 정치적 이슈에 대해 논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건 뭐, 정치적으로 동의한다면 꼭 보러가야 함 식으로 주입된 영화라 오히려 반감이 빡.
3.
영화는 본질적으로 예술이다. A라는 주장을 A라고만 영화에서 말한다면 그냥 그건 영상 기록물밖에 안된다. 그것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은유를 쓰던가, 아니면 영상적으로 남는 거라도 하나 남겨놓던가.
"우리는 이렇습니다" 하고 우어어 소리만 질러대는 영화를 보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폭력적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된다.
정치 영화라도 사람들을 선동하려면 잘 만들어야 된다.
의지의 승리를 독일 여행가서 처음 봤는데, 솔직히 이거 보고 베를린 보니까 나도 모르게 뭔가 오오 하는 게 생겼다. 이런게 진짜 무서운 거고 이런 게 제일 위험하다.
근데 뭣도 아닌 액션 영화 하나에 이건 '관제영화'다 이런 수준으로 떠드는 건 좀 창피하다. 그렇게 말하는 쪽에서 만드는 영화는 거의 PC함에 갖혀서 주장만 담은 선전물인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
4.
마이클 무어도 사실 안좋아하지만, 그래도 그 영화가 나올 때마다 꼭 챙겨보는 건 적어도 영화 문법에는 맞는 영화를 만들어서다.
무조건 사실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거기에 기승전결도 넣고, 감독이 워낙 관종이라 이번에는 또 무슨 얘기를 떠드려나 궁금한 것도 사실.
영화는 무시하고 감독만 남는 몇 '고발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당신은 마이클 무어가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5.
지금 글이 엄청 날서있는데, 일하다가 일이 안되거나 일하다가 파일을 날려먹었거나, 일하다가 빡이 쳤거나 하면 그렇다.
사람은 왜 일을 하고 사는건가. (오늘의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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