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9, 2015

2015 내맘대로 어워드

다니엘 튜더 -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시험때 열심히 인용했던 복지 수치. 이 책을 읽을 때 즈음부터 다시 공채 공부를 시작했다. 책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올해 이거 말고 읽은 책이 기억이 안난다........

줌바
힘들 때마다 술이 먹고 싶을 때마다 클럽에 가고 싶을 때마다 집에서 음악 틀어놓고 춤추다 동네 문화센터에 줌바 클래스에 나가기 시작했다. 아줌마들 사이에 껴 흐느적대며 움직이다보면 무념무상 무아의 경지로. 살이 빠지냐고 묻는다면 다이어트는 식이라고 답하겠다.

파리
3년 연속 파리를 갈 줄이야.
여전히 바게트는 맛있고 파리의 초여름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제 뮤지엄 안에서도 사진 찍을 수 있어서 힘들 때마다 오르셰 안에서 찍은 영상을 찾아본다. 파리가 좋은 게 영국은 말도 통하고 그래서 그런지 정말 '외국'이라는 느낌이 안드는데, 파리는 어느 정도 알아들으면서 또 어느 정도 못알아 들어서 아 내가 다른 나라에 와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외국에 나갈 때 말을 전혀 못하게 되면 괜한 걱정도 들고 그 언어를 듣는 게 또 소음공해로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ie. 스페인, 포르투갈) 한 30%정도는 알아듣거나 단어를 봤을 때 뜻을 대강 알아먹을 수 있거나 아니면 그거랑 관계없이 이젠 혼자서 빠릿하게 잘 찾아가거나 (ie. 홍콩, 리버풀- 스카우스는 다른 언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곳이 좋다. 파리는 그냥 열외. 그냥 걷기만 해도 좋다... 집시에 겁먹고 이번에도 결국 몽마르뜨는 못가봤다. 파리에 또 다시 갈 이유가 생겼다.

Adele
올해는 거의 음악을 안듣고 살았는데, 새벽에 유투브로 듣는 코크니, 그리고 이어지는 Hello, it's me.. 갑자기 닫아뒀던 영국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I'm in California Dream.

소이라떼
입맛이 바뀐건지 단 걸 잘 안먹게 된다. 스타벅스 라떼가 어느새부턴가 약간 싱거운 맛이 들어서 숏사이즈로 제일 비율을 진하게 먹는데 (개인취향이지만 샷을 추가하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원두 강배전이 아니라 단순히 양을 늘린다고 진한 게 아니다.. 그러면 폼이나 밀크의 부드러움이 사라져서 이렇게 마시면 카페인 드링크를 사서 마시는 기분) 뭔가 허전한 느낌이 아쉬워서 소이밀크로 바꿔 먹어봤다. 의외로 배도 부르고 스타벅스에서'만' 마실 수 있다는 느낌이 좋아서 애용하는 중. 스터디를 스타벅스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일주일에 서너 번은 꼬박 마신다.

Annie's Coffee
우리 동네에 있는 카페. 라떼 폼을 실키하게 잘 뽑는다. 원두가 신맛도 없고 살짝 초콜레티한 맛이 나서 자주 마신다. 베이커리도 없고 빙수가 없어서 더 좋아한다. (애기가 우는 걸 피하려면 이 둘을 피하면 거의 성공하는 편.) 여기서 올 여름 버티면서 공부하고 가을에 원서쓰고, 일하고, 세 번의 탈락문자를 받았다.

생대추
대추는 생강차 끓일 때 정도만 먹었는데 올해 엄마가 어디선가 생대추를 한 박스 주문해오셨다. 9월부터 시험 시즌, 가장 예민할 때 밤늦게 집에 들어와서 몇 개씩 까먹었다. 씹으면서 하루간 내 '병신같았던' 뻘짓에 머리를 쥐어뜯고 나는 왜 이럴까 다시 한 번 벽보고 반성하기도 하고.

무화과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예쁜 과일. 파리에서 무화과향 베이스 향수도 사와서 뿌리는데, 이 향수가 다 끝나갈 때 즈음에는 새 무화과를 먹을 수 있을까. 그때까지 나는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작년에 무화과를 먹을 때는 올해는 뭐라도 될 줄 알았는데.

스카프
옷 입을 때 절때 빼먹지 않는 아이템을 꼽으라면 스카프. 목이 약한 편이라 15분 이상 말하면 잠기거나 아니면 갈라지거나 둘 중 하나라 면접때 꽤 고생해서 그때부터 스카프를 더더욱 애용하게 됐다. 스누드처럼 두툼한 건 어깨가 아파서 쁘띠 사이즈 행커치프를 제일 많이 착용한다. 페이즐리 패턴이 많아서 좋은데.. 꿈이 있다면 언젠가는 에르메스?

나이키
원래 캔버스종류를 더 많이 신어서 작년까지는 여행갈 때도 컨버스나 반스 신고 하루종일 걸어다녔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이키에서 내려올 수가 없다. 다시 컨버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98%정도지만 편안한 게 우선이 되어 버려서 아직도 마음에 품고만 있다.

이상하게 기억남는 영화는 없다. 영화에도 강약중강약이 필요한데 올해 영화 본 리스트를 보면 다 강강강강강강이 된 느낌.

할머니, 보고싶어요. 

Monday, December 28, 2015

바닷마을 다이어리 (2015)

시험장이 아니더라도 이름을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라타니 고진이라던가 (가타라니 고진), 윤상호 감독(연상호 감독)처럼 '어 이 사람 이름 내가 항상 틀리게 기억했지'하면서 결국엔 또 틀린 이름을 말하곤 한다. 


제일 난감한 건 이름을 섞어 말하는 건데 아다치 미노루(아다치 미츠루+후루야 미노루)같은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일본 이름을 실수하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 특히 성이랑 이름이랑 구별하는 법이 아직도 헷갈린다.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어떤 게 이름이고 성인지 아직도 모른다.)
어쨌거나 외국인이니 그냥 영어로 검색해서 영어 표기로 읽는 게 가장 마음이 놓인다.


고에레다 히로카즈 감독도 실수 리스트에 드는 사람 중 중 하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유명한 작품은 챙겨본 편인데도 이름이 헷갈린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랑 "야 영화보러가자..그 감독"하면서도 나는 이름을 한 번에 말하지 못해 또 한 번 구글을 찾았다. 
"그래 그 고레에다 히로카즈!"하면서.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제목 그대로 바닷마을에 사는 네 자매의 이야기다. 
'아주 간결하고 재미없게 한 줄로 요약하면' 오래전 연을 끊었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복동생을 가마쿠라 집으로 데려오며 함께 사는 이야기 정도다. 
큰 언니는 유부남과 연애중이고 둘째는 이상한 남자 끈끈이라도 붙었는지 낭비중이고, 셋째는 비중이 적지만 4차원 캐릭터?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친구랑 언뜻보면  :'내딸 금사월'과 이게 다름이 무엇이냐"라면서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주인공들의 악다구니 쓰지 않는 '우악스럽지 않음'이 포인트였다. 
우리 아빠가 바람펴서 낳은 여동생에게 씽긋 웃어주는 첫째 언니와 쿨하게 연애상담해주는 둘째언니, 엄마처럼 내가 운동하는 데 와서 응원해주는 셋째 언니와 여기서 또이또이하게 잘 따라주는 착한 동생.

한여름에도 땀흘릴 것 같지 않은 뽀송한 네 자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외모지상주의적 평가일테고.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호흡에 과잉되지 않은 감정선, 오히려 너무 눌러서 가식적으로 꾸민 듯한 그 움직임들이 이 영화를 막장으로 치닫지 않게 한다.


첫째 사치와 막내 스즈가 동네 산에 올라가 소리지르는 장면에서는 저렇게 "예쁘게" 소리지를 수 있다니 하면서 감탄했다. 
삼순이에서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주차장씬'(희진이가 가방의 물건을 에쁘게 내던지며 엉엉 아이처럼 우는)이 슬픈 이유는 적절히 예쁘게 슬퍼서였다. 
진짜 내가 우는 것처럼 콧물 질질 흘리고 얼굴 시뻘개져서 울었다면 극에 빠져들다가도 '너무 현실적이라' 오히려 그 감정에 질려버리고 마는데, 이 영화는 예쁘게 만들어서 전혀 공감가지 않을 감정들에 빠져들게 했다. 
어느 정도까지만 슬퍼하는 모습에서 내 상상을 보태니 더 슬퍼지고 "저런 미친"이 될 수 있던 자매들의 행동이 "그래, 살다보면 저럴 수도 있지"하고 끄덕이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내년의 목표는 가식적일지라도 우악스럽지 않게 사는 것이 돼버렸다. 
넘치는 감정을 무던하게 누르기 위해서는 위악일지라도 예의로 포장한 삶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게 기쁨이든 절망이든 뭐가 됐든 버티기 위해서는 무던하게, 아무리 힘든 일도 "씽긋", 아무리 기쁜 일도 "씽긋". 

Friday, December 18, 2015

A Copy of My Mind (2015)

2013년 전까지는 인도네시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아침마다 마시던 만델링 커피, 교환학생때 만난 인도네시아 친구들 몇 정도가 전부였다.

시티에서 일하게 됐을 때 인도네시아가 있는 걸 보고 '아니 만수르가 돈이 넘치나, 저 작은 나라까지..'라고 생각했는데 리스트에 있는 나라 중에서 한국이 두 번째로 작았다. (제일 작은 '나라'는 홍콩... Cantonese 혹은 Traditional Chinese 담당자.) 지금은 CNN 인도네시아 지국장이 되신 Yusuf랑 이야기하다 배운거지만, 인도네시아는 엄청 크다. 페이스북 사용자도 어디 조사를 보니까 미국 다음에 2위라고 하고 Bahasa Indonesia 사용 인구가 한글 사용인구보다 많다는 얘기도 있다. 이 언어는 보면 영어랑 네덜란드어가 묘하게 섞인? 알파벳으로 써있고 말레이시아어랑도 비슷해보인다. (말레이 Nik은 인도네시아어를 이해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썰은 여기까지 하고.. 이렇게 인구수가 많다보니 자국 영화산업도 의외로 발달할 법 하다. 조코 안워 감독은 인도네시아에서 엄청나게 뜨는 감독이라고. (부산에서 관계자한테 들었다...)

영화는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혼란기에 사리라는 마사지샵(이상한 마사지샵이 아니라 진짜 관리실)에서 일하는 여자가 불법 비디오 복제 자막을 만드는 알렉을 만나면서 시작됀다. 자막이 구리다며, 영어는 할 줄 아냐고 묻는 사리의 말에 알렉은 제대로 답변을 안하는데, 이전 씬에서 알렉이 구글 번역기로 자막을 돌리는 모습이 나왔다.

사리는 괴수영화를 좋아하고 꿈은 홈씨어터를 갖는 것. 현실은 싸구려 마사지샵에서 일하지만, 큰 화면에서 영화를 보겠다는 마음을 안고 큰 마사지샵으로 옮기려 한다. 알렉은 이에 반해 ID도 없고, 휴대 전화도 없고... 중국으로 치면 헤이즈인데 첫 씬에서 사리한테 수작거는 게 꽤 매력있다. BBC 드라마 신밧드의 주인공이랑 닮았다.

문제는 사리가 돈을 더 벌기 위해 교도소에 갇힌 정치범(로비스트?)에게 출장 마사지 서비스를 하면서 '정식 DVD'를 하나 훔치면서 시작한다. 불법복제만 보던 가난한 사리한테 에르메스 버킨과 고야드를 이야기하는 수감자(이름 까먹었다..)의 방에 있는 '정발 DVD'는 명품백보다 더 매혹적이었다. 눈치를 보면서 가져온 DVD가 알고보니 위험한 물건이었고, 갑자기 영화는 로맨스에서 사회문제로 바뀌는데.. 문제는 이렇게 바뀌는 지점부터 영화가 지루해졌다. 영화의 힘이 이런 위협에도 덤덤하게 두 남녀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는데 오히려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여자 주인공이 친 사고를 남자가 다 마무리짓는 상황으로 진행되면서 여자는 결국 '영화'만 좋아하는 예쁘고 철없는? 이런 느낌으로 끝나버린다. 인도네시아가 무슬림인지, 불교인지 알지 못한다면 사리의 집과 알렉의 집이 의미하는 차이도 안와닿고.

감독이 HBO쪽에서 드라마 한 적 있어서 그런가 촬영 색감은 화려하면서도 안촌스럽다. 알렉의 집은 고양이를 부탁해 포스터 느낌이 났고, 여자의 집은 차분하면서도 녹색빛이 돌아서 암울한 느낌이 잘 전달된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그냥 보여주기보단 둘 사이의 이야기로 은유적으로 보여주거나 영화?로 처리했다면 어땠을까. 투표장 장면도 누가 누군지 모르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여자는 왜 저기 가있는건가 계속 머릿속에 ???만.

영화를 다 보고 여주 인스타를 가봤는데, 사리는 없고 화려한 여배우가 '우리는 꿈을 가져야해'라고 말하고 있어서 씁쓸했다.

언제까지 꿈만 가지고 영화처럼 살 수 있을까.

Wednesday, December 2, 2015

망원동


인스타도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유명한 곳을 찾아가는 데는 묘한 반감이 있었다.

우선 왜 내가 저 사람들(AKA 인스타 팔이피플 or 인스타 유명인)을 따라해야야 하는 것이며, 그 묘한 '힙스터놀이'에 굳이 나까지 낄 필요 없다라는 생각에서였다.

작년에 한국에 돌아와서 이모네집을 갔는데 맨날 가던 집 옆의 서점이 '힙한' 동네 서점의 성지가 되어있고, 몇 번 시켜먹던 중국집은 이제 줄서서 먹어서 배달도 잘 안해주는 '숨은 맛집'이 되어있는 걸 보고 기함을 한 기억이 난다.
(대*서점, 영*루)

그래서 엥간하면 유명한 집들은 안찾아가고 지나가다 내 기준에 맞는 곳 있으면 들어가서 먹는 편이다. 맛에 대해 엄청나게 까다로운 건 아닌데 일관성없는 기준이 몇 있고, 여기만 넘으면 다 맛있게 잘 먹는다. (빙수를 팔면 시끄럽고 애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어서 안가고, 원두를 가볍게 로스팅하거나 산미가 강하면 잘 안간다. 밖에서 한식은 잘 안먹고, 생선류도 잘 안먹고, '한국식' 뉴욕 브런치같은 음식은 잘 안먹는다.)

 오늘 내 기준을 다 내려놓고 망원동에 갔다. 거의 한국의 포틀랜디아? 힙한 사람들이 동네에서 치이고,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산다는 바로 그 동네다. 신문에서 맨날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하면서 홍대, 상수의 대안으로 망원, 합정을 얘기하는 것만 봤었는데 말이다.
(근데 홍대, 상수 한 물 두 물 아니 열 물 간 지가 몇 년째고, 그렇게 얘기가 나오더라도 대안없이 가게 되는 게 상수다.)

 

 


1. joo5il
요즘 트렌드는 집밥같은 식당밥인듯 하다. 심야식당처럼 그날 쉐프가 정한 메뉴 혹은 아주 간단하면서 소박한 메뉴를 차려놓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 라따뚜이나 굴라쉬, 스튜같이 뜨끈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주는 요리가 대세인 것 같기도 하고.

주5일식당은 주5일만 한다.
상수에서 머리를 자르고 그냥 집에 갈까 하다가 유행에 따르는 삶을 살아보자 하면서 무작정 망원으로 와서 찾아갔다. 2번 출구에서 한 1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데 간판이 없고 유리창으로만 봐야해서 잘 살펴야 한다.

음식 메뉴는 간단했고, 맥주는 다 일본 맥주였던 것 같다. 아사히, 기린, 삿포로 다 안좋아해서 패스. 인스타에서 주구장창 봐왔던 버터커리를 먹을까 하다가 쇠고기 가지덮밥이 더 칼로리가 낮을 거라는 부질없는 희망으로 쇠고기 가지덮밥을 시켰다.

찬도 간단하고 밥 양도 적당하고 (사실 매워서 좀 남김) 가격도 적당에서 살짝 오버(10,000원) 정도라 그냥 혼자 조용히 먹으면서 분위기 내고 싶을 땐 좋을 것 같다.
스튜나 버터커리처럼 유럽식이지만 알고보면 일본식인 경양식을 먹기에는 좋을 곳 같다. 수프에 바게트나 버터롤 같은 간단한 런치도 있었으면.

가게 안은 깔끔하고 그림 몇 점, 일본어가 적힌 포스터 몇 장, 동네 카페 명함, 말린 꽃정도로 간결하다.

막 '우와 진짜 맛있어, 여기 줄서서 먹어야함" 이정도는 아닌데 그냥 이런 동네에 이런 가게도 있구나 체험하기엔 좋은 곳.






















2. smallcoffee

주오일식당 맞은편에 있다.
진짜 말그대로 진짜 작다. 테이블 큰거 하나, 작은 거 두 개 정도?
투샷을 쓴다고 하는데 스모키한 원두만 먹다보니 나한테는 좀 싱겁다.
바리스타의 투혼이 담긴 커피, 막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작은 머그에 호록호록 커피 마시기 좋은 곳이다. 바리스타가 라떼아트를 하거나 앤트러사이트처럼 원두자랑을 하는 곳은 아니고, 조그만 동네 카페에  The National- I need my girl같은 걸 들을 수 있는 곳이라는데 의의를 두면 된다. (스포티파이로 음악 돌린 것 같다.)

거기서 파는 훈고링고브레드가 맛있대서 이것도 먹어볼까 하다가 오늘 엥겔지수랑 탄수화물 섭취를 생각하면서 참았다.




 


3. 망원동
TV에서 인디밴드들이 사는 '우리동네'로 소개돼서 나는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어도 되게 익숙한 동네다. 커피 마시고 나오던 시간이 저녁 준비할 즈음이라 그런지 낮에는 한적했던 시장이 북적댔고, 사람들은 찬거리를 샀다.

같은 마포구라 그런지 옛날 할머니집이 생각났고 장보는 할머니들 보면서 우리 할머니도 생각났다. 아현동 집이라고 하기엔 동네가 너무 좋아보이지만. (할머니집은 연탄불도 땠고, 올라가다보면 미키마우쓰를 자주 봤다... 물론 데드미키마우쓰도 본 기억이 난다)



서촌, 상수, 연남동이랑 비교하면 그래도 아직은 원주민들이 살만한 동네인 것 같다. 들어오는 가게가 빵집이나 식당(레스토랑이 아니라)이라 동네 사람들도 오고갈만하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힙한'동네에서 살려면 비범하게 평범해야할 것 같다. 마치 두꺼운 내추럴 메이크업처럼....절대 편하지 않아...ㄴㄴ

인사동 옆에 익선동이랑 동대문쪽 창신동도 이런 분위기로 변해간다던데. 시간 남고 비 안오는 날 다시 한 번 힙하게 놀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