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15, 2014

1월 15일

1. 요즘 가장 기다리는 영화는 The Wolf of Wall Street, Inside Llewyn Davis. Martin Scolsese 감독도 좋아하고 Coen brothers가 음악 영화를 만든다니까 어떨지 (상상은 대충 가고 나는 또 역시 내 취향은 아니네 할걸 알지만) 기대된다. 근데 한국에 둘 다 개봉했다며? 이거 뭐야.....

2. 요즘 본 한국 영화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잉투기랑 사이비. 둘 다 큰 작품은 아니지만 내 손으로 뽑은 첫 스크리너가 이렇게 좋아서 더 기뻤고, 사이비는 돼지의 왕보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구나 (그러니 나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접자) 하고 감동했다. 

3. 영화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하면 오히려 못쓰겠다. 그냥 툭 까놓고 영화를 얘기하는 순간 너무 좋아서 내 느낌을 다 말하고 싶은데 주어진 창구는 그 중에 두세 개만 뽑아내라고 한다. 어떤 것 하나 빼먹지 않고 '나 이거 봤어요' 하고 하나도 빼지 않으려고 (aka 주제없이 산만한 교수님이 싫어하는 글쓰기) 끙끙대다보니 글이 만날 산으로 간다.

4. 영화를 좋아하고 지금도 관련된 일을 잠깐 하고 있지만 한국가서도 이 일을 진짜 '업'을 삼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더 많이 알 수록 더 실망하게 될까봐,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영화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질까봐 조금 무섭기도 하다. 영화에 관한 글을 읽어봐도 내가 과연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eg. 정성일 (이제는) 감독님), 내가 정말 단 1%의 재능이라도 있을까 하는 고민은 끊이질 않는다.

5. 변호인은 커녕 설국열차도 보지 못했지만 이번달 말에는 'Gone with the wind' 재상영도 볼 수 있고, 이창동 감독님 영화 두 편, 그리고 김기덕 감독님 풀 세트 스크리너를 받게 된다. '밥벌이'에 대한 고민은 항상 되지만 그래도 이곳에 있는 순간 만큼은 정말 순수하게 (=세상물정, 업계 사정 다 싸그리 밀어버린) cine kid로 있다 가고 싶다. 그리고 아직 내 펜대는 꺾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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