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4, 2014

겨울

1. 맨체스터에서 맞는 두 번째 겨울이다.

작년 이맘때는 한국 가겠다고 진짜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간 기분이었고 하루하루가 뼈가 스미도록 추웠던 것 같은데 올해는 추위를 느낄 새도 없이 정말 '드릅게' 바쁘다.


새해에는 좀 다시 규칙적으로 생활하겠다고 헬스 등록하고 일은 두 개, 아니 이제 한글학교까지 세 개구나. 월요일 아침 일곱시 땡- 하고 시작해서 토요일 밤 열두시까지 MCFC-영화사-한글학교까지 달리면 벌써 한 주가 지난다. 집에 오고 나면 저녁먹고 그냥 인터넷 좀 하다가 뻗으면 하루가 끝. 나도 모르게 불도 못끄고 스르르 잠드는 게 한두번이 아니다. 개츠비도 다시 읽겠다고 사왔는데 지금 아직도 그 유명한 대사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 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요기를 못넘기고 있다.

2. 그제는 팀장님이랑 팀장님 가족이랑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TGIF에 갔는데 한국보다 양이 많은 것 같다. 한국은 식전빵까지 무한대로 흡입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했던 게 내가 그 때 딱 프레셔 페어에 나갔다가 그 간판을 보고 그렇게 연락을 했던거, 그리고 그게 이렇게 이어지고 이어져 지금까지 오게 된 거. 참 사람일은 알 수가 없다.

3. 어제 우리 매니저님 나이라가 갑자기 아침 아홉시까지 와달라고 했다. (새벽 한시정도에?) 메일 확인한 게 여덟시 반, 그때 막 일어난 참이라 열시까지 가겠다고 하고 부랴부랴 나갔는데 캐링턴을 가야한다고..

화장은 커녕 머리도 안감고 그냥 막 파이어버드에 청바지 입고 나갔는데 (동네 백수차림) 요정님이 오셨다. 그동안 추워서 영상팀이랑 축구하고 뛰어서 얼굴엔 개기름 번들번들하기까지. 

아무리 봐도 나보다 어리다고 상상하기 힘든 요베티치나 실제로 보면 더 고릴라상인 밀너, 그리고 '마이카'가 왔는데 흠. 
그냥 난 경기장에서만 보는 걸로.....요베티치도 사진이 낫....다.......실물은 두 번짼데 참, 사진이 잘받는 얼굴인 것 같다. 

캐링턴에서 선수들 기다리는데 옛날에 기흥에서 오빠 기다리던 생각이 났다. 이 오빠 잘 되고 있는거겠지.

4. 요즘 한 주가 지나는 걸 가장 실감나게 하는 건 '정!도!전!'
이제 내일 이 시간이면 미친개 정도전 또 한 번 보고가겠다. 

5. 침대에 누운지 10분만에 또 눈이 감긴다. 감길땐 자야지. 뭔가 좀 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정신이 없다. 후딱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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