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19, 2018

근황

1.
블로그는 거의 버려뒀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올해 2q정도에 글자 보기 싫어서 네이버나 다른 쪽 연결도 다 끊어버렸다. 
책은 거의 읽지 않았고, 신문도 오늘의 운세를 위주로 그 앞뒤 페이지, 좋아하는 칼럼만 읽는다. (서울신문은 금요일에 3일치 오늘의 운세를 올려줘서 열심히 보고 있다. )

다이어리는 여전히 쓰고 있지만, 대부분 할 일이나 한 일, 돈 쓴 거, 아니면 그 순간의 분노를 담은  엿가락만 담겨있어서 조금 시간을 보낸 후 정리를 하는 과정이 나한테 필요하다.


2.
2잡 아니 3잡을 하면서 힘은 들고 (빠지는 게 맞겠지만) 살이 붙어서 몸이 안 좋다. 
출퇴근이 이렇게 몸에 해롭다는 걸 왜 몰랐을까. 
그리고 그걸 알면서도 나는 왜 한다고 나대는 것이며, 
지금도 왜 나서서 또 프리 일을 하겠다고 (무보수의!) 나서는 걸까.

역시 머리가 나쁘면 (aka 생각이 없으면) 몸이 힘들다.

5킬로그램, 올해 가기 전에 원상복구 할 수 있을까. 

트레이닝 시작하고 나서 근육은 더 붙었는데, 전체적으로 슬렌더를 원했던 내 바람과는 다르게 똥똥 딴딴해지는 기분이다. 가장 말랐던 허벅지에도 드디어 근육이 붙으면서 스키니를 입었을 때 핏이 다르다. 나는 그냥 마른 게 좋은데.....


3.
오늘은 Personal Statement를 다 썼다. 
내 삶과 동기를 이 650자에 욱여넣었다. 

경력이나 학력, 뭐 이런 건 대강 쓰겠는데 제일 힘들었던 건 왜 이 학교를 선택했냐, 앞으로 커리어 플랜은 뭐냐.

쓰면서 블로그나 구글 검색하보면 사람들은 다 거창한 이유 하나정도는 있던데 왜 나는 그게 없을까. 

사실 그냥 "런던에서 런던 프라이드 마시면서 띵까띵까 놀면서 풀밭에 누워 한량처럼 1년 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일은 저도 모릅니다"가 가장 적합한 라인이겠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나한테 친절하게 답해주던 교수님들일지라도, 혹은 인터내셔널을 ATM으로 보는 대학들일지라도 분명히 깔 게 보여서.

고치고 다듬어 내 삶과 아이디어의 확장, 그리고 다양성을 기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잘 꾸며댔다. 미래에 대해서는 콘텐츠 스타트업을 하겠다고...(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미래, 공유, FLUID, 콘텐츠와 뉴미디어인데...)

이러고 안 가면 어쩌지 싶다만, 에라 모르겠다. 
지금 하는 일도 이거 때문에 하는 건데. 조금만 더 버텨봐야지.


4.
유럽쪽 학교는 아예 커리를 또 다르게 틀다보니 Personal Statement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쪽으로 가게 된다면, 정말 (펀딩 안나오고 앞으로 비전도 없어보이는 학문의) 스콜라로 나가야 할 게 명백한데 왜 또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겠다고 나는......팔자에도 없는 영어 작문을 두들기면서 고통받는걸까.

이거야 말로 정신병, 도라이, 새디스트......


5.
오늘은 무조건 저녁에 운동을 갈 거다.
가서 근육운동 해야지. 
그러면 근육통 오겠지. 

역시 새디스트........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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