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31, 2018

비교

1
어떻게 해서 또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잠을 잘 못잔다. 
뭔가 무너지는 느낌? 나는 그대로 있는데 그게 오히려 뒤쳐지는 느낌이라 힘들다.

밤새 뒤척이다가 속이 답답해지다가 그러다가 아침을 맞는다.

비교하는 버릇은 천성인건지 고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2
석사 지원

1) PS 완료
2) CV 완료
3) 추천서 - 추가로 더 받을까 말까 고민중

뭐 영국 석사 아무나 다 붙는다 이런 글도 있는데, 또 찾아보니 리젝 받은 사람은 왜 이렇게 많냐. 갑자기 대학교때 왜 그렇게 쳐 논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

학점이 딱 0.1만 높았어도 안정적인데, 간당간당한 상황이라 불안하다.

보통 세 네 개 쓴다고 하던데, 고민이다. 딱 세 개로 마음먹은 상황에서 추가로 하나를 더 써야 하나?

석사를 하고 와서도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이 생각을 하면 갑자기 머릿속이 무한우주 블랙홀이 되버리면서 아득하다. 

학부때 논문 안 써본 게 아쉬워서 석사하러 간다, 고 하지만 내가 공부를 그렇게 좋아했었나?
공부를 한다고 내 삶이 크게 변할까
이 공부가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그' 공부일까


아이고 머리아프다


3
영화를 보는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과연 나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정말 잘 만든 영화는 물론 좋은 이야기를 전하겠지만, 그런 영화는 손에 꼽는 편이고

지끈지끈할 정도로 엉망진창인 영화들을 한바탕 보다가 나오면, 하루가 끝난다



4
내 상황이 힘드니까 지금 뭐 남 얘기가 안들리네
겨울에 휴가도 그냥 캔슬할 것 같다

Thursday, October 25, 2018

일상 (25/10/2018)

1
지난 주말에는 내내 집에 없었다.

서현씨 결혼식에서는 오랜만에 맨체스터 한인학교에서 같이 보냈던 선생님들을 만났다.
나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2.
대학 동기들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올 초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싫어서 카톡 단톡방도 다 나오고 그랬는데, 몇 달만에 만나도 어색함이 없는 걸 보니 시간이 꽤 쌓이긴 했나보다.

먹고 놀고 쉬고, 그러다보니 주말이 갔다.


3.
이번주는 여유롭다.
에세이 4장은 우선 1차 드래프트는 마친 상태.
CV도 써야 하고 다시 퇴고도 해야 하는데 왜 속도가 붙지 않을까.


4.
수요일에는 홍콩에서 온 미니를 만났다.
처음 봤을 때가 2010년. 이제 홍콩 친구들이랑도 좀 있으면 10년 지기다.
2046이 오면 거기서 Reunion이라도 해보자고 할까.


5.
주말에는 영화를 보고 영화 글을 쓰고, 지원서를 마무리할 것이다. 
이렇게 쓰는 이유는 요새 너무 게을러져서.

마음은 편한데 정말 아무 것도 안한다.

나는 천성이 약간 우울한 기질이 있어서, 우울할 때 나를 쪼면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편.
마음이 안정되거나 행복하거나 뭐 그러면 속도가 붙질 않는다.

물론 회사에서 짜증나는 일도 있고 지금 여러 일을 한 번에 하려니 스트레스도 받는데, 내 마음의 평화를 깨지 않는 일상적인 수준이라?

그렇다고 우울해져야 하는 건 아닌데 참. 이게 복잡하다.


6.
블로그도 꾸준히 해야지. 

Friday, October 19, 2018

근황

1.
블로그는 거의 버려뒀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올해 2q정도에 글자 보기 싫어서 네이버나 다른 쪽 연결도 다 끊어버렸다. 
책은 거의 읽지 않았고, 신문도 오늘의 운세를 위주로 그 앞뒤 페이지, 좋아하는 칼럼만 읽는다. (서울신문은 금요일에 3일치 오늘의 운세를 올려줘서 열심히 보고 있다. )

다이어리는 여전히 쓰고 있지만, 대부분 할 일이나 한 일, 돈 쓴 거, 아니면 그 순간의 분노를 담은  엿가락만 담겨있어서 조금 시간을 보낸 후 정리를 하는 과정이 나한테 필요하다.


2.
2잡 아니 3잡을 하면서 힘은 들고 (빠지는 게 맞겠지만) 살이 붙어서 몸이 안 좋다. 
출퇴근이 이렇게 몸에 해롭다는 걸 왜 몰랐을까. 
그리고 그걸 알면서도 나는 왜 한다고 나대는 것이며, 
지금도 왜 나서서 또 프리 일을 하겠다고 (무보수의!) 나서는 걸까.

역시 머리가 나쁘면 (aka 생각이 없으면) 몸이 힘들다.

5킬로그램, 올해 가기 전에 원상복구 할 수 있을까. 

트레이닝 시작하고 나서 근육은 더 붙었는데, 전체적으로 슬렌더를 원했던 내 바람과는 다르게 똥똥 딴딴해지는 기분이다. 가장 말랐던 허벅지에도 드디어 근육이 붙으면서 스키니를 입었을 때 핏이 다르다. 나는 그냥 마른 게 좋은데.....


3.
오늘은 Personal Statement를 다 썼다. 
내 삶과 동기를 이 650자에 욱여넣었다. 

경력이나 학력, 뭐 이런 건 대강 쓰겠는데 제일 힘들었던 건 왜 이 학교를 선택했냐, 앞으로 커리어 플랜은 뭐냐.

쓰면서 블로그나 구글 검색하보면 사람들은 다 거창한 이유 하나정도는 있던데 왜 나는 그게 없을까. 

사실 그냥 "런던에서 런던 프라이드 마시면서 띵까띵까 놀면서 풀밭에 누워 한량처럼 1년 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일은 저도 모릅니다"가 가장 적합한 라인이겠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나한테 친절하게 답해주던 교수님들일지라도, 혹은 인터내셔널을 ATM으로 보는 대학들일지라도 분명히 깔 게 보여서.

고치고 다듬어 내 삶과 아이디어의 확장, 그리고 다양성을 기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잘 꾸며댔다. 미래에 대해서는 콘텐츠 스타트업을 하겠다고...(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미래, 공유, FLUID, 콘텐츠와 뉴미디어인데...)

이러고 안 가면 어쩌지 싶다만, 에라 모르겠다. 
지금 하는 일도 이거 때문에 하는 건데. 조금만 더 버텨봐야지.


4.
유럽쪽 학교는 아예 커리를 또 다르게 틀다보니 Personal Statement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쪽으로 가게 된다면, 정말 (펀딩 안나오고 앞으로 비전도 없어보이는 학문의) 스콜라로 나가야 할 게 명백한데 왜 또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겠다고 나는......팔자에도 없는 영어 작문을 두들기면서 고통받는걸까.

이거야 말로 정신병, 도라이, 새디스트......


5.
오늘은 무조건 저녁에 운동을 갈 거다.
가서 근육운동 해야지. 
그러면 근육통 오겠지. 

역시 새디스트........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