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8, 2016

새해 다짐

매년 새해가 오면 새해 다짐을 한다. 신정이 아니라 구정에 맞춰서 조금 여유를 주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 시작한다고 하면 마음 속이 후끈거리는 건 똑같다.

물론 결심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운동하기, 영어 공부하기, 중국어 더 열심히 하기. 뭐 이정도? 집에 쌓여있는 책들을 다 읽고 올해는 새롭게 더 '나은' 사람이 되자고 항상 다짐을 하고 그 다짐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는 뭐 어떻게 해서 뭐가 되어보자 이런 건 이제 접어두고 하고 싶은 게 뭔지, 정말 어떻게 살 지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해야할 것 같다.

이쪽 일도 이제 2년이 됐고 (Jeez!) 회사에서는 자꾸 (바라지 않는 책임이 따르는) 승진을 해보지 않을래 하고 있어서 일도 어느 정도 이제 마음을 잡아야 할 시기다. 준비하던 공부는 올해까지만 해보자고 했으니 여기에 어떻게 더 매진할 지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한 해를 되새기면 남는 게 있었다.
2008년부터 하나하나 짚어보면 축구(2008), 술(2009), 홍콩 (2010), 홍콩과 귀국(2011), 영국(2012), 취업(2013), 귀국 (2014)처럼 뭔가 하나도 딱 정의할 수 있었는데 2015년에는 그게 없다. 완전 정착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롭게 시작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한 중간 상태로 1년을 달리고 나니 손에 쥐는 것 하나 없이 허무함만 남는다.

성격이 성취지향적이고 재밌는 지옥에 살고싶다고 말할 만큼 사서 고생하는 타입인데, 그렇게 고생한 것도 없고 accomplishment라고 부를 게 전혀 없는 한 해 였다.
이 나이에 나 영어점수 땄어 Yes!이걸 성과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공부를 더이상 한 해의 지표로 삼자니 삶이 너무 메말라지는 느낌이다.

영화를 더 열심히 보자고 마음을 먹기도 했는데, 지난해에 내 취향에 들어온 영화가 거의 없었다. 한국 영화 개봉작은 거의 안빠지고 봤는데, 양적 증가에 비해 나한테 질적으로 큰 영향을 준 영화를 보지 못해 아쉽다.

구정때까지 시간은 좀 있으니 다짐이나 해보고 싶은 것은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다. 올해부터는 안경을 더 자주 써야 할 것 같은데 이건 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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