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27, 2014

덧없음.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건 중학교때부터였다.

나름 공부를 한답시고 두시, 세시까지 잠들지 않았고 이것저것 돌리다보니 이상한 방송이 나와서 놀라 불켜고 노래부르면서 잠이 들었다. 그게 고스였다.

타부, 체리필터, 피터팬 컴플렉스.. 좋은 음악도 많이 들었고 그만큼 내 잠은 짧아졌다.

세상을 다 안 것 같은 질풍노도같은 중2시절을 거칠 때,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았을 때 마왕만이 내 편이었던 적이 있었다.

처음으로 미 대사관 앞 시위에 참여했을 때 광화문에서 그를 봤고, 그 후로도 주욱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은 주지 못했지만 의심은 거둬줬다. 내 행동에 비겁하지 않도록 전파로 나를 지탱해줬다.

점점 내 편이 생기고 내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고스와는 멀어졌고 그의 음악을 더이상 진부하다며 듣지 않게 됐다.

그래도 혼자였던 시간 속에서 전파에서 전해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얻었던 적이 있었다.


마음이 헛헛하다. 모든 게 다 덧없는 그런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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