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12, 2014

나사 조이기

요즘 정말 바쁘게 지냈다.

노트북을 잃어버리면서 멘탈 붕괴도 한 번 왔고 출장을 두 번 다녀오고 보고서 쓰고, 학교다니고 인턴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한 달이 후딱 지나갔다.

아직 해야할 일은 산더미인데 도저히 의욕이 안생긴다. 물론 내가 일을 해야 행복한 워킹홀릭인건 맞지만 요즘은 랩탑을 열고 화면을 노려보기만 하다가 잠든다. 지갑의 돈을 그냥 줄줄 흘리고 다니기도 하고 랩탑에 옷에, 노트에, 일한 파일에...그냥 날려먹은 게 한 두 개가 아니라 목숨부지하는 걸 감사히 여겨야하나 싶을 정도. 

올 때는 이것저것 계획도 많고 했는데 지금은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느낌이다. 차라리 놀기라도 옴팡지게 놀면 후회라도 없는데 우물쭈물대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있어서 더 기분이 안좋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주 만나고는 있지만....사실 내가 남 애기를 잘 안듣는 편이다. 관심있는 일이 아니면 누가 뭘 했건, 시험을 보건 뭘 하건 정말 기억에 안남는다. 사람을 만나 두 시간동안 얘기를 해도 그 후에 뭘 했는지 기억조차 안날 때도 있다. 이게 그 사람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는 그냥 내가 아니면 다 관심이 없다. 그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냥,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생각하고 있는 일 아니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했던 말 또 하고 또 물어보는 불상사가 자주 벌어지고 있어서 걱정도 되고, 이러다가 정말 인간관계 다 망치겠다 싶어 아차차 할 때도 많다. 

뭐가 문제인걸까 싶다만 그 문제를 찾기 전에 우선 밥벌어 먹고 살 걱정이 먼저. 그러니까 일을 하자. (이렇게 노트북만 노려본 지가 네 시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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