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3일 E22버스를 타고 홍콩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3년 3개월? 물론 다시 사는 게 아니라 3박 4일의 짧은 출장이었지만 말이다.
나는 내가 홍콩을 하나도 잊지 않고 있는 줄 알았다. 모든 게 다 생생했고 어제처럼 기억이 난다고 생각을 했는데 슬프게도 전혀 그렇지 않았다.
MTR역에서는 헤메기 일쑤였고, 카오룽 시티에서는 어떻게 갈 지 몰라 결국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탔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홍콩의 열기가 짜증으로 느껴졌고, 사람 많은 몽콕에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전까진 재밌고 좋았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낯설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슬펐다.
호텔을 카오룽이나 좀 잘 아는 데로 잡을까 하다 난데없이 코스웨이 베이로 잡은 것도 사실 그때문이었다.
어젯밤 네드 켈리를 찾지 못해 침사추이를 뱅뱅 도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내가 거기서 보낸 시간이 얼만데!) 하는 생각에 슬퍼졌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친구들은 이제 그 자리에 없다.
슬프지만 시간은 지나고 있고 나는 더이상 홍콩에 없다. 내 기억속의 홍콩은 already history, 그리고 내 친구들도, 나도, 홍콩도 다 계속 변하고 있다. 받아들여야겠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