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21, 2014

休요일

1. 아침에 일어났는데 엄마가 "피난다" 이래서 보니 코에 피가 줄줄.

몇 주 전 인천에 내릴때만 해도 '헉'소리나게 습했던 날씨는 이제 바스락거릴 정도로 건조해졌다.

며칠이면 다시 홍콩에 다녀와야 해서 정신이 없다. 일도 잘 못하는 주제에 사람들까지 만나겠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느라 정작 내 할일이 많이 밀렸다.

2. 랩탑이 거의 간당간당하게 생명줄을 잡고 있어서 오늘은 엄마랑 점심을 나가서 먹고 마트에서 부랴부랴 랩탑을 샀다. (정말 랩탑을 무슨 노트 집듯 집어들곤 이거주세요...? 라니. 컴퓨터를 잘 몰라 그냥 가벼운 걸로 집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간 평촌역은 여전히 술집이 가득했고 여전히 조용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계속 아려와서 피자를 먹은 건데 파스타가 매웠다. 집에서 구운 고르곤졸라 피자, 그리고 파이브가이즈가 그리운 나날들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뭐먹고 싶어" 하면 당당하게 "Fish and Chips", "sticky toffee Chocolate pudding"이라고 말하는데, 그땐 왜 이렇게 이 두 개가 싫었을까. (물론 Chips는 언제나 환영)

아직까지 맛있는 버거는 찾지 못했는데 신촌에 꽤 괜찮은 펍이 많다. 피맥에 빠져서 요즘 열심히 먹고 마시고 살찌우고 있다. (Aㅏㅏㅏㅏㅏ)

3. 한국에 오면 한국 영화를 죽어라 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하는 일이 영화보는 건데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어 아직은 극장 문턱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곧 개봉할 해외작품도 다 보고 왔다. 부산에서는 아마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볼 것 같다.

4. 퇴사할 때는 이제 한 달은 쉬어야지 했는데 지금 오자마자 인터뷰보고 오자마자 다시 서류쓰고 일하고 싶어서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홍콩이 이상하게 설레지 않는다. 정말 가고 싶었고 내가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는데, 왜지?

마음을 편하게 놓으려다가도 다시 내 자신을 쥐어짜게 된다. 하하 웃으며 티비를 보다 잠들어 나도 모르게 악몽에 식은땀을 흘리며 깨기도 한다. 뭐가 문제인 걸까.

1 comment:

  1. 3번 보니까 생각났는데 나 메가박스 영화관람권? 암튼 이거 가지고 있음ㅋㅋ극장 문턱을 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연락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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