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아하는 건 별로 없는 주제에 싫어하는 건 엄청나게 많다.
최근 가장 싫어하는 건 햇빛 아래 앉아있기.
안그래도 온몸이 건조해서 찢어질 것 같은데 햇빛까지 쐐면 몸의 껍질을 다 벗겨내는 것 같다. 게다가 밖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러면 온몸의 수분이 쭉쭉 빨려나가서 다음날 진짜 침대에 내 허물이 보인다.
근데 우리 팀은 왜 다들 햇빛만 보면 진짜 미친 강아지...(지금 난 좀 짜증이 나있는 상태임)처럼 못나가서 안달인건지. 오늘 벌겋게 벗겨진 내 목덜미를 보고나서야 (이건 그래도 양호한 상태) 내가 왜 햇빛만 보면 그 진상을 떨었는 지 좀 이해하더라.
그런데도 오늘 저녁 먹을때 테라스 자리 찾아야한다고 아오....진짜 빡치다 못해 그냥 집에 갈 뻔.
햇빛 쏘이는 것도 질색하고, 공원이나 자연 보는 것도 안좋아한다. 바닷가도 그닥. 나는 에어컨 퐁퐁 나오는 갤러리에서 놀다가 커피 홀짝이며 책보는 게 가장 완벽한 휴가인 사람이다. 물론 나는 자연을 가야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존중해드립니다. 내가 존중하는 만큼 내 취향에 누가 뭐라고 하면 그 즉시 짜증이 빡.
나는 도시가 좋고 도시에서 사람들 많은 것 보는 것도 좋고 도시안의 큰 고층 건물 안에 있을 때 가장 편하고 행복하다. 초록색은 그린티아이스크림이면 족하고 내가 야채/과일 챙겨먹고 내 방의 꽃 한 송이면 충분하다. 괜시리 자연으로 돌아가겠다고 숲 갔다가 풀독 오르고 바닷가가면 진물 나고. 그냥 내가 편하고 좋은 게 휴가고 불금 아닌가. 인터넷으로 유투브 영상 돌려보고 친구랑 페북 채팅하는 게 소소한 행복인데 이걸 뭐 의미없다고 하면 댁들 의미는 얼마나 의리의리하시길래.
내일은 당장 알로에 사다가 발라야겠다. 그리고 극장 안에 콕 박혀서 또 영화나 진탕 봐야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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