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7/2014
@ Corner House
The Grand Budapest Hotel
Director: Wes Anderson
Starring: Ralph Fiennes, Tony Revolori, Mathieu Amalric, Adrien Brody
1.
학교에서 배운 대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영화적 '상상력'과 영화의 '미장센'이 정말 극대화된 영화다.
가상의 '주브로브카 공화국'에 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제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사실이 혼합되면서 마치 라틴 환상 문학의 유럽판을 보는 듯 하다. 더 재밌는 건 이 영화의 배경은 유럽이지만 영국식과 미국식 영어를 찰지게 구사하는 주인공들.(이 영화에서 반은 미국, 반은 아주 미세한 영국발음이다)
그러면서 애티튜드나 커스텀은 전형적인 유럽.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도 보이고 또 눈이 내리는 겨울은 여기가 동유럽인가 하는 착각도 들게 한다. 사실 초반에 이게 진짜 있는 나라인가 하고 한 10분을 헤맸다.
2.
영화에서 랄프 파인즈는 정말 미친 또라이같다. 속사포처럼 막 쏟아내는 말을 따라가기에도 벅찼는데 치밀하게 계산된 몸짓 하나하나, 그리고 향수 '오 드 파니쉬(정확히 못들었음..)'를 뿌리는 장면에서 박장대소하고 웃었다. 같은 관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다 못해 '오 가쉬...'이러기까지. (이날 관객들이 조금 다이나믹해서 극적인 장면이 나오면 박수치면서 일어나는 진풍경도 있었다.)
3.
전체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베이비 핑크가 많이 쓰였다. 아가사가 만드는 케이크에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도 쓰인 건 모두 베이비 핑크. 당시 유럽과 전쟁이라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 공간의 '모호성'을 설명하는 데 더 적절한 색이 아니었나 싶다.
또 케이크에 쓰인 민트 & 베이비 핑크가 탈옥을 위한 탈출구가 되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이미지의 결합을 낳는다. 친절한 금자씨에서금자가 복수를 위해 화려하게 장식된 총을 집었던 것처럼.
물론 주드로가 나오는 현대 (1985년)에는 퇴락한 호텔을 보여주기 위해 플라밍고 핑크(이런 색이 있는 지 모르겠는데 맥 립스틱엔 있다)로 변했고 민트도 한 톤 더 어두워져서 초반 케이크카 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 색에 바닐라를 두 스푼 더 섞은 거라면 현대에 쓰인 민트는 정말 푸른색이 더 돋보이는 터코이즈 민트에 가까웠다.
4.
사실 하나를 더 고백하면, 이날 보려고 했던 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였다. 표도 분명 그걸 예매했는데 (3관, 18:00) 관을 잘못 들어가 2관에서 18:10에 하는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시작하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랄프 파인즈고 아무리 봐도 호아킨 피닉스는 안나와!!! ㅋㅋㅋ
마음도 몸도 좀 지친 상태라 오히려 이런 정신없는 영화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Her를 예매한건데. 오히려 적절한 러닝타임 (100분)에 계속해서 화려하게 지나가는 장면 연출 하나하나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틸다 스윈튼 여사의 캐리어들이 예뻐서 찾아보니 프라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역시 이 영화의 결론은 돈이 최고다. 돈많으면 마담 D처럼 저렇게 살 수 있다! ㅋㅋㅋ
@ Corner House
The Grand Budapest Hotel
Director: Wes Anderson
Starring: Ralph Fiennes, Tony Revolori, Mathieu Amalric, Adrien Brody
1.
학교에서 배운 대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영화적 '상상력'과 영화의 '미장센'이 정말 극대화된 영화다.
가상의 '주브로브카 공화국'에 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제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사실이 혼합되면서 마치 라틴 환상 문학의 유럽판을 보는 듯 하다. 더 재밌는 건 이 영화의 배경은 유럽이지만 영국식과 미국식 영어를 찰지게 구사하는 주인공들.(이 영화에서 반은 미국, 반은 아주 미세한 영국발음이다)
그러면서 애티튜드나 커스텀은 전형적인 유럽.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도 보이고 또 눈이 내리는 겨울은 여기가 동유럽인가 하는 착각도 들게 한다. 사실 초반에 이게 진짜 있는 나라인가 하고 한 10분을 헤맸다.
2.
영화에서 랄프 파인즈는 정말 미친 또라이같다. 속사포처럼 막 쏟아내는 말을 따라가기에도 벅찼는데 치밀하게 계산된 몸짓 하나하나, 그리고 향수 '오 드 파니쉬(정확히 못들었음..)'를 뿌리는 장면에서 박장대소하고 웃었다. 같은 관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다 못해 '오 가쉬...'이러기까지. (이날 관객들이 조금 다이나믹해서 극적인 장면이 나오면 박수치면서 일어나는 진풍경도 있었다.)
3.
전체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베이비 핑크가 많이 쓰였다. 아가사가 만드는 케이크에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도 쓰인 건 모두 베이비 핑크. 당시 유럽과 전쟁이라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 공간의 '모호성'을 설명하는 데 더 적절한 색이 아니었나 싶다.
또 케이크에 쓰인 민트 & 베이비 핑크가 탈옥을 위한 탈출구가 되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이미지의 결합을 낳는다. 친절한 금자씨에서금자가 복수를 위해 화려하게 장식된 총을 집었던 것처럼.
물론 주드로가 나오는 현대 (1985년)에는 퇴락한 호텔을 보여주기 위해 플라밍고 핑크(이런 색이 있는 지 모르겠는데 맥 립스틱엔 있다)로 변했고 민트도 한 톤 더 어두워져서 초반 케이크카 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 색에 바닐라를 두 스푼 더 섞은 거라면 현대에 쓰인 민트는 정말 푸른색이 더 돋보이는 터코이즈 민트에 가까웠다.
4.
사실 하나를 더 고백하면, 이날 보려고 했던 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였다. 표도 분명 그걸 예매했는데 (3관, 18:00) 관을 잘못 들어가 2관에서 18:10에 하는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시작하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랄프 파인즈고 아무리 봐도 호아킨 피닉스는 안나와!!! ㅋㅋㅋ
마음도 몸도 좀 지친 상태라 오히려 이런 정신없는 영화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Her를 예매한건데. 오히려 적절한 러닝타임 (100분)에 계속해서 화려하게 지나가는 장면 연출 하나하나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틸다 스윈튼 여사의 캐리어들이 예뻐서 찾아보니 프라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역시 이 영화의 결론은 돈이 최고다. 돈많으면 마담 D처럼 저렇게 살 수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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