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1, 2014

12 years a slave (2013)

01/30/2014
@ Corner House 

12 years a slave

Director : Steve McQueen
Starring : Chiwetel Ejiofor, Bryan Batt, Michael Fassbender


1. 회사의 Sylvie 언니가 갑자기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해서 (보긴 봐야하지만 내용상 계속 미루게 되는) 12 years a slave를 봤다. 들어가기 전에 카페에서 언니는 와인 한 잔, 나는 감기걸려서 코가 찔찔대고 있던 상황이라 오랜만에 민트티를 (돈주고) 마시고 들어갔다. 이게 비극의 시작일 줄이야...

2. 영화의 줄거리는 남북 전쟁 전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자유지역이었던 뉴욕에서 사는 솔로몬이라는 흑인이 워싱턴에서 갑자기 납치되어 남부 루이지애나로 팔려가게 된다. 솔로몬이었던 이름은 사라지고 이제 플랍이라는 노예상이 붙인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음악가, 하지만 이젠 음악은 없어지고 손에는 목화솜을 쥐게 된다.

3. 여기서 주인이 두 번 바뀌게 되는데 첫 번째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착하지만 결국엔 현실에서 용납하는 내에서 잘해주는 주인, 그리고 두 번째는 마음에 병이 있어보이는 마이클 패스빈더. 영화를 보다가 자꾸만 무거워지는 주제와 채찍질 장면때문에 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이래서 난 영화기자가 될 수 없다....)

4. 영화는 잘 만들어졌고,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또한 꼭 알아야할 내용이지만 굳이 지금 알고 싶지 않았다. 이런 '힘든 영화'는 보는 관객이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멘탈이 있을 때 봐야하는데, 목요일, 그러니까 1월 30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설날 특집 영상 내보내고 오프라고 이제 랩탑을 닫는 순간! 또 다시 메일이 와서 또 또 또 또 또 ...vicious cycle이 계속되면서 오늘도 내 멘탈은 쿠크다스 조각조각 나있는 상태. 

5. 영화를 보면서 알아야하는 사실과 보고 싶은 사실이 이렇게 다르구나, 내가 남들을 탓할 게 아니었어 라고 생각하면서 한국의 변호인이 떠올랐다. 한국에 있었다면 내가 과연 변호인을 봤을까? 영화를 보는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져서 또 다른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위안받고자 한거였는데, 현실만큼이나 지독한 영화를 보면서 더 힘들어질 걸 알면서 영화 표값을 낼 수 있을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