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2, 2014

1월 1일

수현이는 파리로 갔다. 

비가 좀 내린다고 기차가 다 취소되는 바람에 거금 27파운드나 주고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다. 나도 귀국할 때는 택시를 타야겠지만. 갈 날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 마음은 맨체스터가 아니라 서울 한복판, 평촌역 앞 우리집이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 예전에는 감히 엄두도 못낸 작은 사치가 이제 일상이 됐다.

음식 하나를 먹어도 유기농을 더 찾게 되고 더이상 싼 슈퍼를 찾아 헤매지도 않고, 힘들면 가끔 택시를 타기도 한다. 옷을 살 때도 예전엔 2주를 고민했던 걸 이젠 사고 고민하는 예전의 내가 됐다.

하지만 지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과연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걸까 생각하면 그건 여전히 잘 모르겠다.

서른이 되어서도 마흔이 되어서도  잘 모를 것 같지만, 그래도 그 때즈음에는 뭔가 희미한 선이라도 보였으면 좋겠다.

친선경기 또 한다고 하니까 진짜 눈물이 난다. 진짜 네이트 판에 회사 이름만 가리고 올리면 당장 노동청 신고하라고 할 법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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