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1, 2013

Amsterdam

1. 
어릴 때는 뭔가를 좋아하면 그 대상에 나를 내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 안되고 오직 그 특정 대상만을 바라보면서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조금만 고개를 돌려봤다면 더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대학교 과 생활에도 좀 더 참여하고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술은 더 많이 마셨겠지만.


2.
영화를 좋아하지만 내 자신을 영화랑 동일시하고 싶지는 않다. 
축구미디어에서 일한다고 내 삶이 축구로 가득찬다면 슬플 것 같다. 
머리가 좀 차고 나니 세상은 셀 수 없이 많은 층위로 가득하다는 게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한 단면에만 매달려 다른 것을 놓치고 싶진 않다.

3. 
요즘 조금 동기부여도 안되고 내 자신이 일상에 너무 매몰되는 것 같아서 무턱대고 휴가를 썼다. 축구가 내 일상의 전부가 되었지만 그로 인해 내 삶은 더 메말라버린 느낌. 축구를 볼 때 전혀 즐겁거나 흥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에서 틈내서 힐끗힐끗 살피는 야구가 더 꿀맛이었으니.

리그 중에 휴가간다고 했더니 미친 거 아니냐고, 한국담당자가 한국선수 있는 팀이랑 할 때 자리 비우는 게 말이나 되냐고 그러지만 여기서 더 끙끙대면 남은 시간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그냥 눈 딱 감고 떠나기로 결정했다.
Amsterdam, I Amsterdam, 이제 딱 열흘 남았다! 

4.
올해 생일에 파리에 있었을 때 MCFC 오퍼를 받았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지 벌써 기대가 된다.  물론 신용카드, 여권, 지갑 잃어버리는 건 이제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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