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때문에 오늘은 운동을 못갔다. 물론 1/2는 핑계지만. 그냥 오늘은 빨리 집에 오고 싶었다. 사람냄새가 그리웠던 걸까. 헤디가 해준 저녁을 먹고 씻고 노닥대면서 회사에 잘생긴 스페인 인턴애 페이스북 캐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닥댈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한 편으로는 편하다. 내일 보고서를 하나 내야할 것 같지만 우선 집에서는 절대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아빠가 회사 다닌 지 30년되었다고 메일을 보내는데 울컥했다.
아빠는 그렇게 묵묵하게 짐을 지고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걸었구나. 나는 왜 이렇게 약한걸까, 나는 왜 이렇게 단단하지 못한 걸까.
뭔가 잘 하고 싶고, 더 나아가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되지 않아서 요즘 어지럽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내가 있는 곳은 어딘가, 모든 것에 확신이 하나도 없다.
호연이 줄 초콜렛을 잔뜩 사고 집에 오는데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나 갑자기 다 집어던지고 싶어졌다. 영국 생활이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이 순간, 나는 도대체 뭘 하려고 이러고 있는건가 싶어졌다. 분명 나는 한국에서도 똑같이 실증을 내고 짜증을 낼테지만. 지금 그냥 이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서글프다. 남들이 더 공부하고 뭔가 배워나가고 있을 때 나는 자꾸 뒤쳐지는 것 같고 그래서 나중엔 말라비틀어진 대추처럼 쪼그라들 것 같아서 그런 게 견디기가 힘들다.
내 한계가 빤히 보이는 이곳에서 나는 지금 어느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 걸까. 김애란 작가의 말마따라 나는 고작 내가 되고 말았지.
아빠가 회사 다닌 지 30년되었다고 메일을 보내는데 울컥했다.
아빠는 그렇게 묵묵하게 짐을 지고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걸었구나. 나는 왜 이렇게 약한걸까, 나는 왜 이렇게 단단하지 못한 걸까.
뭔가 잘 하고 싶고, 더 나아가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되지 않아서 요즘 어지럽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내가 있는 곳은 어딘가, 모든 것에 확신이 하나도 없다.
호연이 줄 초콜렛을 잔뜩 사고 집에 오는데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나 갑자기 다 집어던지고 싶어졌다. 영국 생활이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이 순간, 나는 도대체 뭘 하려고 이러고 있는건가 싶어졌다. 분명 나는 한국에서도 똑같이 실증을 내고 짜증을 낼테지만. 지금 그냥 이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서글프다. 남들이 더 공부하고 뭔가 배워나가고 있을 때 나는 자꾸 뒤쳐지는 것 같고 그래서 나중엔 말라비틀어진 대추처럼 쪼그라들 것 같아서 그런 게 견디기가 힘들다.
내 한계가 빤히 보이는 이곳에서 나는 지금 어느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있는 걸까. 김애란 작가의 말마따라 나는 고작 내가 되고 말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