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곳에 와서 매일 하루도 빼먹지 않는 것은 아침을 만들고 커피를 끓이고 점심을 만들고 커피를 끓이고 차를 끓이고 저녁을 고민하는 일이다.
2. 아침을 먹으면 점심에는 뭘 먹어야 돈이 적게 들면서 배도 부르고 살이 찌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사내 장정 둘이는 너끈히 먹어도 될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만들어 우걱우걱 삼켜댄 후 다시 이 탄수화물과 지방, 약간의 단백질들을 내보내려 헬스장에 간다. 헬스장에 간 와중에도 요리 레시피를 보고 다시 또 집에 와서 무언가를 먹고 마신다.
3. 배부른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고, 배가 가득하게 먹는 것보단 그냥 죽지 않을 정도로 커피나 한 잔 마시면 되던 삶이 요즘은 배를 채우고 또 채우고. 채울 수 없는 마음의 허전함 대신 배를 채우려는 건지.
4. 이곳에 와서 특징은 그 재료가 질릴 때까지 먹는 거다. 처음에 오트밀이 그랬고, 싸구려 소세지와 베이크드 빈, 싸구려 빵(정말 싸구려였음)과 가장 싼 재료들만 넣어 만든 샌드위치, 파프리카/양파 매실액 볶음, 프렌치토스트, 럼프스테이크, 시나몬 바나나 토스트, 가츠동, 그리고 지금의 바게트/치즈 토스트까지. 포인트는 설거지가 가장 적게 나오면서 돈도 적게 들고 고기 종류가 하나는 들어가야 한다는 것. 특가가 걸린 음식들을 주로 먹는다. 육식형 인간으로 태어나서인지 매 끼니마다 고기가 없으면 허전함을 넘어 짜증이 난다. 야채를 챙겨먹으려고 하긴 하는데 '그 돈이 있으면 고기를 더 먹고 말지' 하는 고기주의자의 본능때문인지 요즘은 야채 먹는 양을 체크해서 관리해야할 정도로 잘 먹질 않는다.
5. 한국에서 요리는 즐거움이었는데 여기서 요리는 살아가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나마 그래도 좀 덜 처절하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내가 뭘 하는 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가 뭘 먹고 싸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는 자기 위안이다.
6. 가난한 사람일 수록 엥겔지수가 높다는 말을 뼈로, 아니 살로 실감하고 있다. 밖에 나가면 비싸고 배는 부르지 않으니 집에서 해먹고, 무언가를 하다보면 결국 하루는 지나가있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하는 과정은 즐겁다. 물론 한국 가스불과 집에 쌓여있던 팬과 재료들을 생각하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요리하는 건 글쓰는 것과 같다. 같은 재료로 같은 레시피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날 잠시 잠깐 다른 일을 해서 조금 더 졸인다던가, 배가 고파서 그냥 익혀야 할 재료를 계속 휘젓거나 양념을 무턱대고 더 넣으면 전혀 다른 맛이 난다. 글도 마찬가지다. 난 분명히 a는 b다라고 쓰려고 하다가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a는 c다를 넘어 거의 a는 f일까? 이정도의 방향으로 툭 달려가 버린다. 매일 똑같이 쓰고 똑같이 요리를 해도 그날의 그 순간은 반복될 수 없으니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 글쓰는 것과 요리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것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항상 새롭고 기대가 된다.
8. 이제 요리도 좋지만, 글을 쓰고 싶다. 내 요리를 사람들과 나누어 먹듯, 내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2. 아침을 먹으면 점심에는 뭘 먹어야 돈이 적게 들면서 배도 부르고 살이 찌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사내 장정 둘이는 너끈히 먹어도 될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만들어 우걱우걱 삼켜댄 후 다시 이 탄수화물과 지방, 약간의 단백질들을 내보내려 헬스장에 간다. 헬스장에 간 와중에도 요리 레시피를 보고 다시 또 집에 와서 무언가를 먹고 마신다.
3. 배부른 느낌을 좋아하지 않았고, 배가 가득하게 먹는 것보단 그냥 죽지 않을 정도로 커피나 한 잔 마시면 되던 삶이 요즘은 배를 채우고 또 채우고. 채울 수 없는 마음의 허전함 대신 배를 채우려는 건지.
4. 이곳에 와서 특징은 그 재료가 질릴 때까지 먹는 거다. 처음에 오트밀이 그랬고, 싸구려 소세지와 베이크드 빈, 싸구려 빵(정말 싸구려였음)과 가장 싼 재료들만 넣어 만든 샌드위치, 파프리카/양파 매실액 볶음, 프렌치토스트, 럼프스테이크, 시나몬 바나나 토스트, 가츠동, 그리고 지금의 바게트/치즈 토스트까지. 포인트는 설거지가 가장 적게 나오면서 돈도 적게 들고 고기 종류가 하나는 들어가야 한다는 것. 특가가 걸린 음식들을 주로 먹는다. 육식형 인간으로 태어나서인지 매 끼니마다 고기가 없으면 허전함을 넘어 짜증이 난다. 야채를 챙겨먹으려고 하긴 하는데 '그 돈이 있으면 고기를 더 먹고 말지' 하는 고기주의자의 본능때문인지 요즘은 야채 먹는 양을 체크해서 관리해야할 정도로 잘 먹질 않는다.
5. 한국에서 요리는 즐거움이었는데 여기서 요리는 살아가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나마 그래도 좀 덜 처절하게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내가 뭘 하는 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가 뭘 먹고 싸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는 자기 위안이다.
6. 가난한 사람일 수록 엥겔지수가 높다는 말을 뼈로, 아니 살로 실감하고 있다. 밖에 나가면 비싸고 배는 부르지 않으니 집에서 해먹고, 무언가를 하다보면 결국 하루는 지나가있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하는 과정은 즐겁다. 물론 한국 가스불과 집에 쌓여있던 팬과 재료들을 생각하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요리하는 건 글쓰는 것과 같다. 같은 재료로 같은 레시피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날 잠시 잠깐 다른 일을 해서 조금 더 졸인다던가, 배가 고파서 그냥 익혀야 할 재료를 계속 휘젓거나 양념을 무턱대고 더 넣으면 전혀 다른 맛이 난다. 글도 마찬가지다. 난 분명히 a는 b다라고 쓰려고 하다가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a는 c다를 넘어 거의 a는 f일까? 이정도의 방향으로 툭 달려가 버린다. 매일 똑같이 쓰고 똑같이 요리를 해도 그날의 그 순간은 반복될 수 없으니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 글쓰는 것과 요리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것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항상 새롭고 기대가 된다.
8. 이제 요리도 좋지만, 글을 쓰고 싶다. 내 요리를 사람들과 나누어 먹듯, 내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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