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ly 7, 2017

상반기

1
출장 두 번 갔다오니 1Q 끝나고, 2Q는 정말 뭘 했는지 기억에서 지워졌다.

대개 2Q에는 생일 전후로 우울해하다가 도피성 비행기 티켓을 끊고 유럽 거지가 돼서 다니다 한국 와서는 "역시 한국 인터넷이 짱짱맨" 하면서 다시 한국에 만족하는 삶을 살곤 했는데.

발레는 여전히 재밌지만 아직도 기초 자세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내 몸이 죄인), 몸의 비대칭이 심해져서 몸 교정도 하고 있다. 그러나 끝나고 다시 침대에 구부정하게 누워 일하면서 그 자세를 원상복귀시키고 있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


2
상반기 기억에 남는 것들


정당의 생명력 - 영국 보수당
제일 재밌었던 책. 새누리의 미래는 토리고, 토리의 미래는 새누리, 이건 무슨 평행이론도 아니고.

토마스 쿡 콘서트 JOURNEY
시험끝나고 발레갔다가 공연까지 가는 열정이 1Q까지만 해도 있었지. 쿡이랑 사진 찍었는데, 정말 사랑과 기침은 감출 수가 없다는 게 사진에서 너무 잘 드러남

하프 마라톤
2시간 30분이 목표였는데 2시간 20분 38초로 끊었다. 중간에 화장실만 안갔어도 2시간 10분으로 끊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 페이스 조절 못하고 주는 물, 음료 두 잔씩 받아먹어서 마라톤 뛰고 살이 더 찐 느낌이었다.

탄핵-대선
어쩌다보니 헌재, 투표장에서 통역하고 있어서 현장을 봤다. 아무 느낌도 없었고, 앞으로 다가올 혼란과 대립에 머리가 아팠다. 그래도 1곰1 

군산
친구들이랑 처음으로 간 여행. 술을 겁나 먹고 말이 많아졌다. 이런 여행을 좀 더 어렸을 때 갔다면 더 좋았을텐데.

콜드플레이
1년만 더 늦게 왔으면 지정석 갔거나 영상 봤을 듯.


3
상반기는 이렇게 끝.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잠 자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상반기는 하고 싶은 게 없어서 힘들었다. 잠은 안오는데 딱히 뭔가 할 건 없고, 생각은 많아지고 겁도 나고.

이제 결정할 타이밍도 다가오는데, 모르겠다. 에이. 홍콩이나 한 번 갈까. 간다고 해놓고 지금 3개월째 티켓 예약 취소만 반복하다보니 친구들한테는 뻥카만 날린다고 쿠사리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