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30, 2014

마지막

11월도 진하게 바쁘게 보냈다.

막내는 수능을 잘 봤고 바로 이어진 첫 클라이언트 미팅도 잘 끝났다. 무사히 마치고 타이페이로 날아가 만난 헤디는 일도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였다. 팀 사람들이랑 스카이프를 하는데 한국에 온 지 고작 두 달하고 3주밖에 안됐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출장기간을 빼면 집에 두 달 있었구나.

이제 한 달 남았다. 정말 몇 년만에 겨울 자켓들을 샀다. 맨체스터가 춥다고 궁시렁대더라도 한국의 그 칼바람만할까 싶다. 내일은 눈도 온다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올 한 해를 정리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이상하다. 잡스의 말처럼 살면서 그간 찍어온 점 중에서 조금 굵고 진하게 찍혔다. 이 점이 어딘가를 향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년 생각을 하니 머리가 멍하고 답답하다. 작년에는 이런 생각을 할 힘조차 없었는데, 다시 뭔가 기회가 열리니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가 과연 바라는 길이 뭘까, 고민과 불안함은 여전히 언제나 그랬던 내 동반자처럼 옆에 있고 지금부터 다시 밀린 업무메일을 켰더니 현실은 또 다시 내 어깨를 꾹 누른다.

12월, 마무리 잘 하자.

2015년 토정비결을 미리 살짝 봤는데 관운도 좋고 결혼운도 있다고 한다. 빨리 2015년이 오길 바라는 이유가 이건지도.


Sunday, November 9, 2014

먼지

먼지같은 일만 하다가 먼지가 되어버렸다는 미생의 말이 자꾸 맴돈다.

물론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작은 일도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도 맞다. 물론 당연히 맞다. 나같은 초짜가 뭘 더 하겠나.

그런데 이 길이 아예 내 길이 아니라면?

뭐가 뭔지도 모를 하루하루가 지나간다.